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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5 23:40
3-名匠과 巨匠은 서로 알아본다
(*.255.173.87) 조회 수 7532 댓글 3
[명기에의 길라잡이]를 들어가 보니 지난 3년 사이에 읽으신 분들이 얼마 안되더군요.
새로 오신 분들을 위해서, 또 먼저 번 글이 너무 장황하기에 간단한 단편으로 편집하여
다시 올려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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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거장 안드레스 세고비아는 일생동안 여러 가지 기타로 연주하였다.
그러나 세고비아와 함께 40여 년간의 화려한 연주생활을 함께한 악기는 2대로 봐야 된다.
하나는 세고비아의 첫사랑인, 마뉴엘 라미레즈이고, 다른 하나는 헤르만 하우저인데
지금은 둘 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쉬고 있다.
그러나, 1960대 이후 타계할때까지 20여년간은 라미레즈, 플레타와 하우저 2세 등으로
연주하였다고 알려저 있다.
첫째 이야기,
1912년작 마뉴엘 라미레즈 기타 :
1916년 안드레스 세고비아가 23살 나던 해 라미레즈 공방을 찾아왔다.
그는 마드리드의 Ateneo 극장에서 데뷰연주회에 사용할만한 좋은 기타를
빌려달라고 하였다.
라미레즈는 제작반장인 산토스 에르난데즈에게 진열장에 결려있는 11현 기타를
개조해보라고 시켰다.
이 기타는 어느 기타리스트의 주문을 받아 산토스가 만들었으나, 당치않은
흠을 잡는 바람에 성깔이 있는 그가 내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11현 기타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 종류라 진열장에 걸려있었던 것이다.
산토스는 전면판과 브릿지를 교체하고, 네크를 6현용으로 좁히고, 머리 앞면에는
11개의 바이올린형 줄감개 구멍을 메꾼 자국을 감추기 위해 덧판을 붙였다.
그래서 이 기타의 머리 뒷면에는 줄감개 구멍을 메꾼 자국과, 내부에는 11현용
네크의 큼직한 앞굽(Heel Block)이 그대로 남아있다.
세고비아가 공방을 찾아와서 그 개조된 악기로 시연할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저음이 깊고도 달콤하였고, 고음은 투명하면서도 신비스러운 떨림이 있었다.
나는 무아지경에 빠져서 그동안 배운 모든 곡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연주하였다.
나 자신이 둘로 나뉘어져 하나는 이 놀라운 악기를 연주하는 기쁨, 다른 하나는
그 음악을 듣는 이의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세고비아의 연주에 감동한 라미레즈가 ;
“야, 그 기타 가져가!”
세고비아가 대답하기를 ;
예? 저 기타 살돈이 없어요“
마뉴엘은 ;
“그러면 돈 대신 다른 것으로 갚아”라고 말하였다.
마침내 당대 세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연주한 그 악기는 마뉴엘 라미레즈를
일약 세계 최고의 명장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둘째 이야기
1937년작 헤르만 하우저 1세 기타 :
"THE GREATEST GUITAR OF OUR EPOCH"
헤르만 하우저 1세의 1937년작 기타에 대해 안드레스 세고비아가 논평한 말이다.
1924년 독일의 뮤니히에서 열린 대음악제에 세고비아와 미구엘 료벳도 연주자로
초청을 받았다.
그날 한 합주단이 모두 하우저의 기타로 합주를 하였는데, 그 악기들은 몸통이
좁고 음량이 작은 독일 바로크풍의 기타였다.
세고비아는 그 악기들의 정교함과 아름다운 음색에 감탄하였다.
한편 하우저는 거장 세고비아의 연주솜씨와 아울러 몸통이 넓은 스페인식 기타의
큰 볼륨에 경탄하였다.
음악회가 끝나고 하우저는 세고비아에게 소개되었다.
그들의 긴 대화는 바로 기타 제작가 하우저의 삶에 일대 전환점이 된다.
그때부터 하우저는 완벽한 기타디자인을 찾아 기나긴 여정에 나서게 된다.
세고비아는 그 때 느낀 인상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하우저의 기타들을 골고루 만져본 바,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가 그런 것처럼,
만약 그가 불변의 토레스와 라미레즈로 이어진 스페인식 패턴만 도입한다면 엄청난
장인匠人이 될 만한 잠재력이 엿보였다.’
마침, 세고비아는 유명한 장인 산토스 에르난데스가 만든 1912년작 마뉴엘 라미레즈
기타를 갖고 있었다.
세고비아의 성의는 나아가 하우저가 확실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도록 자기 악기를
마음껏 만지고 재어보게 하였다.
하우저의 재능을 아끼던 기타리스트 미구엘 료벳도 그의 소장 명기인 1859년작
토레스를 내어주어 연구를 도와주었다.
그러나 명기는 바로 나오지 못했다.
그의 새로운 악기에 대한 옹골진 각오는 기타를 만들다가는 부숴버리기를 되풀이
하곤 하였다.
때로는 문을 걸어 잠그거나 밤에만 연구작을 만들었다고도 전해진다.
이 기간 동안에는 연구에 골몰하느라 악기를 만들어 판 것이 몇 대 안되는 듯하다.
기나긴 12년 동안 만든 작품이 기록상으로 몇 대 안되는걸 보아도 그의 고행의
면면을 알 수 있다.
1924년 첫 만남 이후 하우저는 매년 새로 만든 악기를 세고비아에게 갖고 갔었으나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12년의 세월이 흐른 1937년에 마침내 하우저는 세고비아가 추구하던 작품을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세고비아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악기"라고 논평한 바로 그 악기이다.
세고비아가 타계한 후 관심 있는 연구가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있는 그 기타를
관찰하다가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던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 악기 전면판의 안쪽에 프랑스어로
“나는 이 악기를 위대한 예술가 안드레스 세고비아를 위해서 만들었다”라고 쓰여 있었다.
세고비아는 스페인 태생이고 하우저는 독일인이지만 예우를 갖추는 의미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한 듯하다.
하우저는 세고비아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달았던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12년 이상을 거절당했던 하우저 기타인데, 어떻게 이번에는
세고비아가 받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名匠과 巨匠은 서로 알아본다고나 할까?
[인물 소개] :
- 안토니오 드 토레스(1817∼1892) : 기타의 스트라디바리라고 불린다.
몸통과 음량이 작았던 바로크풍의 기타를 오늘날의 크기로 바꾸어 대형 콘서트홀에서
독주 가능한 악기로 완성시킨 전설적인 기타의 명장임.
- 마뉴엘 라미레즈(1869∼1920) : 스페인의 대표적인 기타의 명장 호세 라미레즈 1세의
동생으로, 세고비아가 그의 악기로 데뷔하여 25년간을 연주에 사용함.
- 안드레스 세고비아(1893∼1987) : 20세기 초부터 거의 70년간을 세계 제1인자로서
군림하였던 스페인 태생의 클래식 기타의 거장.
- 헤르만 하우저 1세(1884∼1952) : 독일인으로 스페인식 기타를 제작하여 스페인을
제치고 20세기 중반까지 당대 최고의 명장으로 알려졌음.
세고비아의 전성기에 그의 악기로 20여 년간을 연주함.
Comment '3'
-
세일즈는 바로 라미레스처럼 해야하는 겁니다...
-
1912년에 마뉴엘 라미레즈가 세고비아에게 기타를 넘기고 나서
세고비아가 유명해지려는 1916년에 마뉴엘 라미레즈는 타계하였지요.
라미레즈 공방에서 잘 나가던 반장은 떠나갔고,
부인이 나머지 공원들과 VIUDA DE MANUEL RAMIREZ'라는 간판으로
어렵사리 공방을 운영했답니다.
우리 말로는 '마뉴엘 라미레즈의 과부'란 뜻이죠.
마뉴엘 라미레즈는 세고비아의 연주에 감동해서 그냥 내준것이고...
그 기타로 덕을 보기에는 시기가 아직 덜되었을 때였지요.
굳이 재미를 볼사람이 있다면 라이벌인 그의 형 호세 라미레즈 1세인데
그마저 1923년에 타계하였으니 세고비아 효과는 별로였다고 봐야죠.
명장과 거장의 얘기를 세일즈 관점에서 본다는건 좀 거시기 하군요.
-
저는 글을 작성할 때 혹시나 해서 여러 자료를 대조 하곤 하는데요...
세고비아가 마드리드에서 첫 데뷰공연을 한 극장명이 헷갈리는군요.
Ateneo - Atenco - Atheneum 등 책마다 다르게 나왔군요
세월에 따라 극장 이름도 바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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