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대중음악은 완전히 다른 것인가?
음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고 본다. 그 정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적어도 분류를 달리할 만한 차이는 있다고 본다.
세상은 인간의 시각에 의해서 분절된다. 그 분절된 시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언어다. 물체나 사태를 구분하는 단어가 있다면 사람은 그 물체나 사태를 분절해서(구분해서) 본다고 볼 수 있고, 그렇게 분절해서 본다면 그것은 미묘하나마 차이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인간의 인지구조가 현상을 착각해서 보는 수도 있다. 그런데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그런 착각 정도밖에 해당되지 않을 정도로 전혀 구분이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1)스파케티나 국수나 모두가 면류이다. 우리는 이 두 음식을 같은 것으로 봐야 할까 다른 것으로 봐야 할까?
(2)통기타와 클래식기타는 같은 악기의 다른 명칭인가 각각의 다른 악기인가?
(3)남방과 셔츠는 같은 옷의 다른 명칭으로 봐야 할까 각각 다른 옷으로 봐야 할까?
(4)화장실과 변소는 같은 장소인가 다른 장소인가?
사람에 따라서 같다고 하기도 하고 다르다고 하기도 할 것이다. (1)은 면류라는 점에서 같고 (2)는 울림통이 있는 현악기라는 점에서 같고, (3)은 상의라는 점에서 같고 (4)는 볼일은 보는 곳이라는 점에서 같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각각은 또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의 정도가 크다면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볼 것이고 그 차이가 크지 않다면 사람들은 같은 것이라고 보거나 좀 헷갈릴 것이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은 어떠한가?
비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둘은 대충 봐도 차이가 있다. 우선 대중음악은 대충 코드 잡고 휘갈려도 연주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클래식은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 나는 이것이 대중음악은 코드를 잡고 멜로디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지만 클래식은 자유롭게 음을 따라 가다보니까 코드와의 유사성이 생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둘째, 대중음악은 통속적이고 감각적인 주멜로디의 반복으로 단맛만을 내는 경우가 많지만 클래식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것을 음악의 순수성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이것의 구체적인 음악적 차이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설명하기 힘들다.
셋째, 동기가 클래식은 음악을 위한 음악을 하지만 대중음악은 음악을 위한 음악이 아니라 상업적 수단이 가미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클래식도 상업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음악을 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처음부터 그것을 위해 음악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넷째, 때문에 클래식은 그 정도를 알아보는 사람이 드물다. 하지만 대중음악은 그야말로 통속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이 좋아한다.
비전문가로 대충 이러한 느낌을 갖는다.
서로의 추구하는 바와 방향이 다르다면 서로의 방향을 달리하여 발전해 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클래식기타가 클래식기타의 고유성을 찾으려고 하고 그렇게 발전해 나가려고 한다면 그런 부분은 또 인정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장터 국수집에서는 멸치국수를 파는게 제격이고 이태리식당에서 스타게티를 파는 게 제격이다. 물론 국수만드는 면으로 스타게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면인데 무슨 상관이랴. 짜장국만 있다면 짜장면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리라. 하지만 국수면으로 만든 짜장면이 짜장면 다울까? 우리는 과연 국수면으로 만든 스파게티를 스파게티라 하고, 국수면으로 만든 짜장면을 짜장면라 할 수 있을까?
나는 장터국수집에서는 멸치국수를, 이태리 식당에서 스파게티를,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고 싶다.
이들이 면류라고 해서 이들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만드는 식당에서 저녁을 사먹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