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란쇨셔의 공연을 보고...

by 캄파넬라 posted Jun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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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듯한 더운 날씨이기는 하지만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소독되는 듯한 눈부신 햇살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오늘...     왜일까?  바로 외란쇨셔의 공연이 있는 날...

길샤함의 바이올린과 듀오 연주한 Paganini for two 라는 CD도 너무 좋았었고 ,  몇년 전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보았을 때 그 울림의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었던 외란쇨셔의 공연이기에 그랬다.

마침 지난번 지인으로부터 공연티켓을  얻게 되어서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던 날..

오후 5 시, 다소 일찍 시작되는 공연이기에 아침부터 교회도 일찍 다녀오고 점심도 모밀국수로 후다닥 해치웠는데  작은 아이가 내일부터 생활관에 가는데 조별 식사 준비에서 돼지갈비 양념장을 준비해야 한단다. 휴.. 기왕이면 간단한 것을 맡지 손이 많이 가는 것을 맡다니... 불평할 틈도 없이 간장 양념에 마늘, 생강, 배,양파 등을 갈아 넣는데 아뿔사 오른 쪽 손톱까지 같이 갈아들어가네..  성장기 청소년인데 부족한 칼슘 보충을 위하여 엄마 손톱까지 먹이게 되다니..ㅋㅋㅋ

오후 3시가 지나면서 같이 가기로 한 남편에게 빨리 준비하라고 채근을 하는데 4시가 되면서 강의 준비가 너무 밀려서 안되겠다고 미안하다고 혼자 가라한다. 이럴 수가... 외란쇨셔 공연 매진이라고 애타게 찾는 사림이 많았는데..  이슬님에게 전화해 볼까 하다가 너무 시간이 촉박하여 잘못하면 나도 늦을것 같아 부지런히 준비하는데 아무리 씻어도 손에서 마늘 냄새가 풀풀 올라온다.  향수를 열심히 뿌려대면서 후다닥 집을 나섰다.

일요일 오후라 차가 안 막혀서 다행히 10분전에는 도착할 수 있었다. 외란쇨셔가 유명한 스웨덴인이어서 그런지 키가 크고 체격좋은 스웨덴 사람들이 제법 많이 와 있었다. 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과연 매진이라고 하더니 내옆 좌석 빼놓고 완전히 꽉찬 만석이었다.

정신없이 도착해 마음이 붕 떠있었는데 11현 기타를 들고 드디어 시작되는 외란쇨셔의 첫곡은 최근까지 내 휴대폰의 컬러링으로 장식되기도 했던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 1번 G장조 BWV 1007...  아...   탄성이 저절로 나오고 곧 그 울림에 빠져 들었다.

두번째 곡은 스웨덴 민요에 기초한 모음곡인데 애잔한 느낌으로 스웨덴 민요가 겨울이 길고 추워서 슬픈 노래가 많다고 하였다.

전반부에 좋아하는 비틀즈의 편곡,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곡이 이어졌다.

intermission 후에는 존 다울런드와 바론의 류트곡 ,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2번 d단조 BWV 1008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앵콜로 비틀즈의   곡과  바흐를  연주하였다.   바로크 시대의 류트곡과 바흐 작품이 이렇듯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  11현 기타 베이스에서 울려나오는 저음이 마치 성당에서 울려나오는 종소리가 연상되는 듯 해서일까?


바로 전날 도착했다는 외란쇨셔는 도입부에서 약간 멈칫하기도 했지만 곧 11현 기타의 풍부한 베이스의 울림과 함께 이루어 내는  바흐의 화성은 그동안 메말라 있던  내 영혼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눈을 감고 오랫만에 무대위의 음악과 회상하며 대화도 하고...  


대학교 때 혼자서 음악회를 잘 다니기도 했는데 그 때에는 세종문화회관 제일 뒷 좌석을 구매해 앉아있다가 애국가가 나오고 나면 바로 앞자리로 이동하여 무대 코 앞에서 들을 수 있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였다.

공연한 날이 스웨덴의 국경일이라 하여 대사관 사람들도 많이 온 듯 하고 공연후 로비에서 훌륭한 뷔페가 마련되어 있었다. 쥬스만 한 잔 가볍게 하고 공연장을 빠져 나왔는데 호암 아트홀의 정경과 외란쇨셔의 명품 연주가  어우러져 행복한 저녁시간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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