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업데이트 : 2008.10.07 06:48:59 국민일보
[음악교육 ‘구습 타파’] ‘바이엘―체르니 가라’… 리듬타며 놀아요
"피아노는 저 어릴 때처럼 바이엘, 체르니로 배우는 게 제일 낫다던데요?" "음악가가 될 정도로 열심히 할 게 아니라면 결국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음악 교육이더라고요."
요즘 자녀 교육에 대해 어지간한 전문가 뺨치는 부모들도 유독 음악 교육에 관해서는 관심도 없고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이전 세대에 비해 어려서 피아노 등 악기를 배운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이다. 이는 어려서 피아노를 어렵게 배운 기억, 배워도 딱히 쓸 데가 없었다는 자각, 다른 교육 분야에 비해 인생에 큰 영향력이 없다는 판단 등이 복합된 결과일 것이다. 이 때문에 피아노로 대표되는 음악 교육 분야는 대부분의 경우 1970년대 이래 특별한 발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는 새로운 음악 교육 방법은 어떤 것인지 가장 보편적인 악기인 피아노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기존 음악 교육의 문제점=업계에 따르면 사설 학원 피아노 교사들 중 80∼90%에 달하는 이들이 여전히 부모 세대 때와 마찬가지로 바이엘, 하논, 체르니 등으로 이어지는 '손가락 연주법'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교재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장된 교재며 손가락 연주법은 최근 출시되는 피아노와는 맞지도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존 교육의 문제점은 '음악'이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피아노를 배울 때 악보 읽느라 씨름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 때문에 힘겨웠던 기억이 강한 반면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소리에 빠져보고, 또 내 연주 소리를 즐겨본 경험은 적을 것이다.
수원여대 음악과 강효정 겸임교수는 "기존 교육은 기호 분석력이 뛰어난 아이나 유달리 손가락 근육이 빨리 발달하는 경우가 아니면 따라가기 어려운 방식이었다"면서 "때문에 소수 엘리트를 위한 영재교육이 주를 이루고 나머지는 음악의 참 매력을 모르는 채 피아노에 대해 좋지않은 기억만 간직하게 되는 실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음악 교육 방향은=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인식은 '음악 교육은 일찍부터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정명훈, 장영주, 장한나처럼 특별한 음악 영재로 키우기 위해서'로 해석한다면 그쪽에 재능이 덜해 보이는 아이들은 굳이 시킬 필요가 없다. 그러나 '평생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면 꼭 영재가 아닌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음악을 접할 필요가 있다.
음악 전문가들은 리듬감과 음감 등 음악적인 감각은 갓 태어나서부터 만 6세 전에 가장 많이 발달하며 9세가 되면 발달이 거의 완료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음악 교육은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나라에도 이같은 취지의 음악 교육이 조금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달한 음악 교수법이 국내의 여러 음악대학 교과 과정에 도입되고 있으며 그 이론에 따라 개발된 교재를 채택한 학원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 이런 프로그램들은 아이에게 연주를 시키기에 앞서 아름답게 연주된 곡을 들려주고, 소리의 강약 등 느낌을 익히도록 한다. 연습곡에도 '1번' '2번' 식 딱딱한 제목보다는 '탱탱볼' '팝콘' 등 느낌이 연상되는 제목을 붙여 흥미를 돋운다. 악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클래식 연주법뿐 아니라 코드 연주를 통한 반주법도 동시에 가르친다.
국내에 21개 센터를 두고 있는 야마하 뮤직스쿨의 교육법도 부모 세대의 고정 관념을 깨는 방식이다. 1대 1로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 여럿이 모여 노래하고 협연하는 등 '음악으로 노는' 방식을 지향한다. 미취학 어린이 수업은 부모가 함께하도록 돼있기도 하다. 야마하 뮤직스쿨의 김신영 매니저는 "기존 곡을 따라 치기보다는 느낌에 따라 변주, 작곡, 즉흥 연주 등을 해보기를 권한다는 것도 요즘 프로그램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어려서 음악을 즐겨본 아이는 평생 음악을 곁에 둘 수 있다"면서 "그런 자녀로 키우려면 진도를 빨리 나가는 학원보다는 음악을 좋아하게 만드는 학원을 택해야 하며 가정에서부터 매일 오디오로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함께 노래하는 등 음악을 가까이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원 기자 hrefmailtohwsw@kmib.co.kr
http://pianist.tistory.com/entry/하농-Hanon과-체르닌Czerny는-반드시-쳐야-하는걸까요
http://pianist.tistory.com/entry/하농과-체르니에-대한-고찰
[음악교육 ‘구습 타파’] ‘바이엘―체르니 가라’… 리듬타며 놀아요
"피아노는 저 어릴 때처럼 바이엘, 체르니로 배우는 게 제일 낫다던데요?" "음악가가 될 정도로 열심히 할 게 아니라면 결국 아무 소용이 없는 게 음악 교육이더라고요."
요즘 자녀 교육에 대해 어지간한 전문가 뺨치는 부모들도 유독 음악 교육에 관해서는 관심도 없고 문외한인 경우가 많다. 이전 세대에 비해 어려서 피아노 등 악기를 배운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상한 일이다. 이는 어려서 피아노를 어렵게 배운 기억, 배워도 딱히 쓸 데가 없었다는 자각, 다른 교육 분야에 비해 인생에 큰 영향력이 없다는 판단 등이 복합된 결과일 것이다. 이 때문에 피아노로 대표되는 음악 교육 분야는 대부분의 경우 1970년대 이래 특별한 발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는 새로운 음악 교육 방법은 어떤 것인지 가장 보편적인 악기인 피아노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기존 음악 교육의 문제점=업계에 따르면 사설 학원 피아노 교사들 중 80∼90%에 달하는 이들이 여전히 부모 세대 때와 마찬가지로 바이엘, 하논, 체르니 등으로 이어지는 '손가락 연주법'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교재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장된 교재며 손가락 연주법은 최근 출시되는 피아노와는 맞지도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존 교육의 문제점은 '음악'이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피아노를 배울 때 악보 읽느라 씨름하고, 잘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 때문에 힘겨웠던 기억이 강한 반면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 소리에 빠져보고, 또 내 연주 소리를 즐겨본 경험은 적을 것이다.
수원여대 음악과 강효정 겸임교수는 "기존 교육은 기호 분석력이 뛰어난 아이나 유달리 손가락 근육이 빨리 발달하는 경우가 아니면 따라가기 어려운 방식이었다"면서 "때문에 소수 엘리트를 위한 영재교육이 주를 이루고 나머지는 음악의 참 매력을 모르는 채 피아노에 대해 좋지않은 기억만 간직하게 되는 실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음악 교육 방향은=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인식은 '음악 교육은 일찍부터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정명훈, 장영주, 장한나처럼 특별한 음악 영재로 키우기 위해서'로 해석한다면 그쪽에 재능이 덜해 보이는 아이들은 굳이 시킬 필요가 없다. 그러나 '평생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라고 해석한다면 꼭 영재가 아닌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음악을 접할 필요가 있다.
음악 전문가들은 리듬감과 음감 등 음악적인 감각은 갓 태어나서부터 만 6세 전에 가장 많이 발달하며 9세가 되면 발달이 거의 완료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음악 교육은 '음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교육'이어야 한다.
다행히 우리 나라에도 이같은 취지의 음악 교육이 조금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1960년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달한 음악 교수법이 국내의 여러 음악대학 교과 과정에 도입되고 있으며 그 이론에 따라 개발된 교재를 채택한 학원들도 나타나고 있는 것. 이런 프로그램들은 아이에게 연주를 시키기에 앞서 아름답게 연주된 곡을 들려주고, 소리의 강약 등 느낌을 익히도록 한다. 연습곡에도 '1번' '2번' 식 딱딱한 제목보다는 '탱탱볼' '팝콘' 등 느낌이 연상되는 제목을 붙여 흥미를 돋운다. 악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클래식 연주법뿐 아니라 코드 연주를 통한 반주법도 동시에 가르친다.
국내에 21개 센터를 두고 있는 야마하 뮤직스쿨의 교육법도 부모 세대의 고정 관념을 깨는 방식이다. 1대 1로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넓은 공간에 여럿이 모여 노래하고 협연하는 등 '음악으로 노는' 방식을 지향한다. 미취학 어린이 수업은 부모가 함께하도록 돼있기도 하다. 야마하 뮤직스쿨의 김신영 매니저는 "기존 곡을 따라 치기보다는 느낌에 따라 변주, 작곡, 즉흥 연주 등을 해보기를 권한다는 것도 요즘 프로그램들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어려서 음악을 즐겨본 아이는 평생 음악을 곁에 둘 수 있다"면서 "그런 자녀로 키우려면 진도를 빨리 나가는 학원보다는 음악을 좋아하게 만드는 학원을 택해야 하며 가정에서부터 매일 오디오로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함께 노래하는 등 음악을 가까이 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세원 기자 hrefmailtohwsw@kmib.co.kr
http://pianist.tistory.com/entry/하농-Hanon과-체르닌Czerny는-반드시-쳐야-하는걸까요
http://pianist.tistory.com/entry/하농과-체르니에-대한-고찰
Comment '5'
-
요즘 여러 음악선생님들이 위와 같은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나요? 저도 아들놈에게 피아노를 시키는데 벌써 몇 번의 고비와 위기가 왔습니다. 그때마다 잘 넘겼는데,....어떤 분이 저한테 또 말씀하시길 "전문연주가 시킬 것 아니면 고민을 좀 해보라고 과제를 주셔서..."
-
요즘 많은분들이 고민하는것을
잘 이야기하는거 같아요....
이제는 부모세대가 피아노나 음악교육을 대부분 수십년 받아온 경험이 쌓였기에. -
저도 오래전부터 느껴오던거였습니다
초등학생 대부분이 피아노를 배웁니다
중학생들에게 피아노가 좋냐고 물어보면 반에서 한두명 빼고는 싫다고 대답합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거죠
하지만 그것이 피아노 학원만 탓할 일도 아닙니다
선진 교재의 필요성은 많은 피아노 선생님들도 알고 있습니다
(어드벤쳐, 베스틴, 알프레드 등과 교구를 이용한 리듬 교육,반주법으로 앙상블 수업등)
문제는 그 교재만 사용하면 되는게 아니라 그에 맞는 레슨법을 해야하는데 워낙 손이 많이 가기때문에 현재의 피아노 레슨비로는 타산이 안나온다는거죠
학부모는 국,영,수 레슨비에 투자는 하더라고 악기에는 최하의 투자를 하려니까요
-
기타사랑님, 이글이 도움이 되시는지요..
http://www.guitarmania.org/z40/zboard.php?id=gowoon33&page=1&sn1=&divpage=1&sn=off&ss=on&sc=on&keyword=음악성&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7 -
예, 잘 읽어보았습니다. 알프레드 교재에 관한 것...요즘 어드벤쳐가 최신 교재라고 이야기 하던뎅 여러모로 잘 몰라서.....답답한 마음이 많이 있습니다. 울아들놈도 체르니 30번을 4개월 쯤 전에 시작한 걸로 아는데 아직까지 출발모드로 운전 중인 것 같습니다. 연주회 준비한다고 4~5개월 지나갔습니다. 뭐가 옳은건지? 참, 답답한 마음이 많이 있습니다.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