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 보경에게...

by 이선용 posted Oct 1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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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경아, 안녕? 나 선용이야*^^*

어제 연주 잘들었어.

많이 힘들었지? 잘 쉬고 있는지 모르겠네.

아래에 보니 많은 후기가 올라와 있더라.

격려도 있고 감탄도 있고 또 따끔한 질책까지도.

부러워. 모두 너에 대한 관심의 표현들이잖아...^^*

나까지 글을 써서 게시판을 어지럽힐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몇마디 하기로 했어.

나는 네 친구잖아~~^*^

얼마전에 고양기타페스티벌 기타전시회에서 너를 보았어.

정직하게 말하자면 정말 놀랐지.

물론 동영상에서 너를 본 적이 여럿 있었지만, 그리하여 항상 나를 좌절시켰지만...

바로 코앞에서 네 연주를 보는 놀라움이란!!



너랑 말을 해 본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지.

헤어질 때 내가 한 말 기억나니?

우리 앞으로 좋은 친구가 되자고 했었지...

물론 네가 기타를 잘쳐서 친구가 되자고 한 것은 아니야^^*

비록 몇마디 나누지는 못했지만, 너는 참 좋은 아이 같았거든.

나는 어떤 아이냐고?

으음~ 이거 얘기가 좀 길어지겠는데... 쑥스럽게 내가 내 얘기를 할 순 없고 말이지...^^*


지난 9월 대전 기타페스티벌 기타전시회에서 송경수 선생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놀고(?) 있었어.

최동수 선생님께서 지나가시면서, "얘 좀 잘 봐줘." 하셨지.

그러자 송경수 선생님, "아니, 어떻게 알어?" 하시거든.

"아~ 내 손주잖아~~"

"어~ 애 참 괜찮어."

어른이 하신 말씀이니까 맞겠지...ㅋㅋ


웃자고 한 소리고^^, 어제 연주에서 내가 느낀 점을 몇가지 얘기해볼께.

혹 다른 분들이 하신 말씀과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을지 몰라.

그래도 나는 친구로서 하는 얘기니까 편하게 들어줘.

혹시 귀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내 표현이 미숙해서야.

그러나 나는 조금이라도 네게 참고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는거야^*^



우선 사실을 말할까?

빌라 로보스의 전주곡 1번과 쇼루 1번은 최고였어. 일류의 연주!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지.

공연 중반으로 접어들며 집중력이 흔들리는게 느껴졌어.

템포도 좀 흔들렸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샤콘느는 특히 많이 아쉬웠어.

테크닉도 부족했고 끌어가는 힘도 약했어. 음악적인 느낌도 적었고.

언젠가 샤콘느에 관해서 함께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난 할 얘기가 정말 많거든...

너무 나쁘게만 썼나?



자 그럼 이제 진실을 말할게.

나는 때로는 사실과 진실이 다를 수 있다고 믿거든.

그러나 말이지 너는 어제 충분히 잘했어.

대단한 파워와 기량!

몇가지 보완 가능한 문제점이 있었을 뿐이야.

그렇게 뜨거운 조명 아래에서 있어보지 못한 분들은 모를거야.

얼마나 체력 소모가 심한지.

어제의 너는 거의 철인 수준이더라.ㅎㅎ

그러나 가장 심한 아쉬움은 선곡이야.

아무리 뛰어난 연주력을 갖췄어도 너는 아직 어린 소녀, 10분 쉬면서 그 프로그램을 소화하기는 무리였다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할게.

며칠 전, 고충진 선생님과 잠시 얘기할 기회가 있었어.

연습하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말씀드리자,

"음악을 진지하게, 체계적으로 많이 들어. 연주자의 의도를 생각하면서. 기타에만 국한하지 말고." 라고 하셨어.

연습방법을 여쭈었는데, 뜬금없이 음악을 들어라?

속으로 외칠 수 밖에 없었지. 과연! 졌다!


전체적으로 볼 때 너는 기타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

훌륭한 선생님과 성원해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너의 땀!

서서히 여물어가기만 기다리면 되지.

그러나 잊지마.

해도 쨍쨍 비추고, 비도 오고 바람 불며 또 시간이 가야 벼가 익는다는 것을.



나는 즐거워서 기타를 쳐.

전문 연주가가 될 생각은 없어. 물론 능력도 안되지만. ㅎㅎ

그러나 내 친구가 세계 정상의 연주가가 되었으면 좋겠어.

세상 사람들이 너의 연주를 들으려고 목을 길게 빼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음악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결국 울리고 마는 너를 보고 싶어.

꼭 그렇게 되길 기원할게.

안녕.


일산에서 선용.



* 다음에 볼 때는 어른들 사이에서 심심하게(?) 있지말고 우리끼리 재미나게 놀았으면 좋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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