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제 28회 한국기타협회 콩쿠르 중학교 3학년부에 참가한 이선용입니다.*^^*
심사결과가 발표되고, 갑자기 긴장이 풀리는 듯 매우 힘들었습니다.
온 몸이 파김치, 빨리 집에 가서 눕고 싶었습니다.
2시간 정도 계속 갈등하였습니다.
집에 갈 것이냐? 기다렸다가 한국기타협회 창립 50주년 기념연주회를 보고 갈 것이냐?
결국 의지가 승리했습니다.
2시간 40분의 공연을 끝까지 보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장하다, 이선용!
아아, 뭐라 말을 해야 좋을까요?
가슴속에서 솟구치는 벅찬 감동의 물결!
이런 공연을 보기 위해서라면 '1시간동안 물구나무서기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꼭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나요?
그 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어서, 공연을 위해서 수고하신 분들과 참여해주신 총 180여분의 기타 연주자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축제의 한마당이었습니다.
경연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의 상을 드리자!
물론 제 마음대로인 상입니다.^^*
* 우정상
하남기타합주단 & 강남기타합주단 - 두 합주단이 함께 하여 멋진 앙상블을 이루었습니다. 바이올린도 좋았고.
* 선곡상
즐토 기타합주단 - 베싸메 무초와 쾌지나칭칭나네를 연주해 주셨습니다. 곡에 따라 연미복과 개량한복으로
지휘해주신 김해경 선생님께는 따로 재치상을 드립니다.^*^ 부회장님의 연주도 아주 멋졌고 특히 정근자
아줌마께는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 분위기상
송정연(독주) - 우아한 드레스, 150년이 넘은 스페인 기타로 소르의 작품 35-17과 메르츠의 엘레지를 연주해
주었습니다. 제가 응원문자를 보냈는데도 답장을 안해서 상을 박탈할까 하다가 수상의 공정성을 위해서...^^*
* 노력상
시흥기타앙상블 - 열심히 준비하신 것을 느꼈습니다. 음악을 듣는데, 자꾸 청바지 아가씨란 노래가 생각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 의상상
광명 빛과 여성 기타합주단 - 검정색 바지에 상아색 자켓. 선글라스를 끼고 지휘하신 이경선 선생님의 카리스마.
* 스승상
이봉주, 김병헌(2중주) - 선생님과 제자가 한 무대에 섰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 사랑상
아주학생기타합주단 - 방과후 학습을 하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의 학생들이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웠
습니다.
* 존경상
원로기타합주단 - 주로 역대 회장단으로 구성된 8인의 앙상블이었습니다. 관록이란 무엇인가를 느꼈습니다.
평범한 곡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아! 그 터치라니...
* 몰입상
김윤배(독주) - Brouwer의 Elogio de la Danza 와 11월의 어느 날, 두 곡을 연주해 주셨습니다.
투썸즈업! 숨쉴 수 없는 포스! 올해의 연주!
* 명불허전상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 말로만 듣던 리여석 기타오케스트라! 사실 오케스트라라는 말이 조금 과장이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박수상도 함께 드립니다.*^^*
* 화합상
총 합주 - 축제의 한 마당, 그 대미를 리여석 선생님의 지휘로 멋지게 마무리해 주셨습니다.
총 120명. 불과 20여분전, 단 한 번 맞추어보았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는, 아름다운 조화!
그저 웃자고, 감사를 전하려고 제 마음가는데로 쓴 글입니다.
혹시 불편하신 점이 있으시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거의 다 썼는데, 아직 물어보는 분이 안계시네요.
그래 너 콩쿠르 참가한 것은 어떻게 됐냐?
히히^^* 좋은 질문이십니다.
운좋게도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최우수상을 못받아서 아쉽지 않냐고요?
전혀입니다. 저는 즐기려고 콩쿠르에 참가하는 것이라서요.^^*
한국기타협회의 콩쿠르 역사에 제 이름을 남긴 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중학교 3학년부는 총 9명이 신청을 하고, 8명이 참가했습니다.
제 순서가 끝나고 얼른 들어가서 다른 친구들의 연주를 듣는데...
전부 쟁쟁한 실력들이에요. 종이 한 장 차이!
그러나 줄리아니의 롯시리아나 1번을 연주한 조정태 친구의 연주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예상대로 최우수상!
대기시간 내내 그야말로 치열하게 연습하던 친구! 온 몸에서 뿜어오르던 기!
하도 진지하게 연습만 하길래 말한마디도 나누지 못하였습니다. 끝나고 축하한다고 인사도 못했네요.
지금 말합니다.
축하해, 정태야. 네 연주 정말 최고였어^*^
승수야, 안녕?
수상 축하해. 네 연주 정말 차분하더라.^*^
우리 언제 2중주로 한 번 연주해 보자.
낭독으로의 초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내가 연주하는 거 알지?
같이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부산에서 혼자 올라와서 줄리아니의 대서곡을 연주했으나, 아쉽게도 수상하지 못한 박진우.
순서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갑자기 내가 하하 웃었지.
그 때 네가 한 말 기억나니?
"지금 뭐가 좋다고 웃냐?"
순간 네가 와락 좋아지더라...*^^*
우리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내일 내려가라고 붙잡자, 그냥 밤차로 내려가겠다고 발걸음을 돌리는 너를 보고
마음이 조금 안좋았어.
힘내 진우야. 기타 친지도 1년밖에 안된 네가 그정도로 연주하는 건 정말 대단한거야.
니체가 말했다더라.
언제인가 많은 것을 일러야할 이는, 오랫동안 많은 것을 가슴속에 홀로 쌓는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