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를 위한 변명~

by JS posted Sep 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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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래리의 사계 동영상을 제가 처음 봤던 것이 대충 1989-1990 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대학로에 "인켈-오디오월드"라는 음악 감상실에서 봤습니다. 그 당시 받았던 느낌은 ... "와~ 정말 야마시타 대단하다~ 신같은 테크닉이다! 근데, 저 통기타 치는 사람은 왜 저리 버벅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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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1990년대 중반 래리의 다른 연주 동영상들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 래리도 결코 허접스런 연주자가 아니더군요. 아마 유튜브 같은데 가면 래리의 다른 좋은 연주를 감상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일부러 찾아서 링크걸 정성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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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평소 클래식 연주를 안 했던 래리에게, 다른 사람이 편곡한 초고난이도의 악보를 던져주고, 연습할 시간도 그리 없었는데, 게다가 함께 중주할 사람하고 리허설도 몇 번 못했는데, 무대에서 카메라 들이대며 연주를 녹음합니다. 그러면, 이게 래리의 잘못일까요?

래리의 잘못 맞습니다. 평소 클래식 연주 안 하던 놈이 감히 클래식 연주를 하겠다고 나선 잘못. 자신의 평소 기량만 믿고, 야마시타가 던져준 초고난이도 악보를 받아든 잘못. 잠 안 자고 연습해도 안 될 판인데, 그냥 평소처럼 살았던 잘못. 리허설도 몇 번 못했는데, 무슨 깡인지는 몰라도 무대에 올라간 잘못.

그런데, 이것이 래리만의 잘못일까요? 2중주는 "대화"이며 "호흡맞추기"이지 "100 미터 달리기 시합"이 아닙니다. 자신이 100 미터를 9 초에 뛸 수 있고, 파트너가 11초로 뛸 수 있다면, "100 미터 달리기 시합"에서는 파트너를 따돌리면서 열심히 9 초로 뛰어서 이기고 박수 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2 중주에서는 자신이 9 초에 뛸 수 있어도 11 초로 뛰는 파트너와 발과 호흡을 맞춰 함께 손잡고 결승선에 들어와야 합니다. 만일 자기 실력대로 9 초로 뛰고 싶어 죽겠다면, 9 초로 뛸 수 있는 파트너를 찾던지, 혹은 11 초로 뛸 수 있는 파트너가 연습을 통해 9 초가 될때까지 기다려주던지 ... 뭐, 그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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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래리의 비발디 사계 연주 ... 그 연주가 음악적으로 실패했다면, 그것은 래리 혼자의 책임이 아니라 야마시타-래리의 공동 책임입니다. 욕을 먹는다면, 야마시타와 래리 모두 함께 욕을 먹어야 합니다. 저는 그래서 다음과 같이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1) 야마시타 ... 정말 눈이 부시게 잘 친다. 그런데, 저게 2 중주 맞나? 아무리 봐도 100 미터 달리기 시합 같은데 ... . 이건 아무리 봐도 야마시타 혼자만의 서커스 공연 같네.
(2) 래리 ... 연습 좀 더 하고 오지. 평소에 잘 하는 사람이 오늘 상당히 안습이네.
(3) 음악적인 완성도 ... 래리랑 야마시타 둘 다 형편 없어~. 혼자 100 미터 시합하는 야마시타나 제대로 맞춰보지도 않고 무대에 서는 래리나 ... 으~ 둘 다 아웃.

-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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