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심지석 기타듀오 콘서트' 감상 후기

by 기타레타 듀오 posted Jun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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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음은 사실 지리산 계곡 너머 산자락을 서성이고 있었지만
옥죄는 현실이 나로 하여금 서울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정취를 포기하고 하루를 보내자니
슬금슬금 밀려오는 답답함을 억누르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기타리스트 김성진님이
오늘 듀오 공연을 한다는 것을 어디선가에서 본 기억이 났다.
서둘러 공연장소로 향하니 안전한 시간에 당도할 수 있었다.

2009년 성남 기타음악제의 일환으로 진행된  
김성진 심지석 기타 듀오 콘서트.
기타듀오 콘서트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듀오연습을 해오던 내게 이런 중주 연주회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전에 이중주를 메인으로 진행하는 연주회를
서너 차례 다녀온 적이 있었으나 그다지 큰 감흥을 못 받아서인지
이번에도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심지석님의 간단한 곡해설로 시작된 1부는
스카를라티와 파가니니 그리고 바하의 소나타로 구성되어 있었다.
클래식 곡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된 연주내용은
연주회 전반부가 안겨줄 결코 가볍지 않을 무게(?)를 예상케 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실속 없는 예측과는  달리
연주자의 네 손은 작곡자와의 시대적 간극인 2, 3세기를 넘나들며
현대적 공간에 과거를 녹여내어
새로운 소리 이미지를 구성해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탄탄한 연주기량에 더해진 연주자의 감성과 열정은
곡의 시대를 현재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

네 손이 만들어내는 각기 다른 탄현의 느낌과 소리 이미지는
세 곡의 테마에 잘 어우러져
아름다운 울림을 길어 올리고 있었다.
특히 김성진님을 따라다니는
꽉 차 있으면서도 탄탄한 탄현의 흔적들은
가슴 저 밑바닥을 진동시키며  
곡이 가야할 길을 앞서 안내하는 듯했다.

1부에서, 정제되어 절제된 연주자의 뜨거운 감성은
2부에서 푸홀과 피아졸라를 만나면서
거침없이 열정의 파고를 높인다.
격정적인 남미의 에너지와 한적한 우수는
기타현의 아득한 떨림에 밀려
겨울의 항구를 배회하다 귀항하며 노래를 멈춘다....

알베니쯔의 피아노곡, '전설'을 이중주로 깔끔히 마무리하며
그들의 이야기는 끝난다.......

지리산의 감흥과 바꾼 오늘의 연주는
손익계산상 나의 폭리(?)로 간단히 정리된 셈이다.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행복을 가져다 준  
두연주자에게 박수를 보내며
더 멋진 이야기를 들려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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