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ew]
에브게니 핀켈스타인 초청 기타 독주회
4월 13일 20시 세라믹팔레스홀
E. Finkelstein 〈Ballade〉, N. Koshkin 〈Suite Elves〉외
핀켈스타인은 11세에 알렉산더 프라우치(Alexander Frauchi)에게 레슨을 받기 시작해 1987년 러시아 음악대학에 입학하며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니키타 코시킨(Nikita Koshkin)을 사사했으며, 그 후 1995년 모스크바 국제 클래식기타 콩쿠르, 1995년 러시아 국제 클래식기타 콩쿠르(in Woronezh), 1996년 벨기에 쁘렝땅 국제 클래식기타 콩쿠르 등 각종 대회에서 석권하며 뛰어난 재능을 발산했다. 그는 1996년부터 1997년까지 카밀 아투로비치 프라우치(Kamill Arturovich Frauchi)를 사사하였고, 2005년에는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 모스크바 솔리스트와 함께 비발디의 〈비올라와 기타 그리고 현악을 위한 협주곡 D단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그만의 연주를 각인시켰다.
러시아 최고의 클래식기타리스트로 불리며 그만의 비범한 감각과 격렬한 음악적 표현, 독특한 해석법으로 잘 알려진 핀켈스타인은, 주로 신비스러운 표현과 흥미로운 다이내믹, 깔끔한 기법으로 알려진 코시킨이나 제나디 벨랴예프(Gennadi Belyaev)와 같은 동시대 작곡가들의 레퍼토리를 즐긴다. 바흐의 작품 중 기타로 편곡된 곡들을 순수하고, 조화롭게, 그리고 웅장하게 표현해내며 독일의 언론으로부터 절대적 음악(absolute music)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한 그는 2002년과 2004년에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 아직 어떤 나라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그동안 만나본 한국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앞으로 다가올 공연도 무척 기대가 되네요.라며 방문 소감을 밝힌 그는 러시아에서부터 친분을 쌓아온 한국의 기타리스트 배장흠과의 인연으로 첫 번째 내한공연을 열게 됐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빅토르 바라노프(Victor Baranov)라는 공연기획자가 있어요. 그는 각각 다른 시기에 배장흠과 나의 콘서트를 기획하기도 했는데, 그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페스티벌에서 배장흠을 소개받게 되었고 함께 연주하며 친분을 쌓게 되었죠. 얼마 전 배장흠으로부터 한국에서 연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았고, 이렇게 내한하게 되었어요. 연주를 앞두고 브라만(Brahman)이라는 제작자에게서 기타를 받아서 이번 연주는 더욱더 기대되네요.
이토록 개성이 넘치는 연주자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를 어떤 곡들로 채울지 무척이나 궁금해하던 찰나에,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곡을 발견했다. 바로 핀켈스타인이 직접 작곡한, 첫 곡 〈Ballade〉이다. 이 곡은 제가 지금껏 작곡한 4개의 곡 중 가장 먼저 작곡된 곡으로, 첫 번째 버전은 1989년에 작곡되었고, 한 곡 안에 작은 섹션이 나누어져있는 형태였어요. 작곡 직후 이 곡을 너무 좋아해 많은 무대에서 선보이기도 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곡의 부족함을 느끼고 약 10년 동안 연주를 하지 않았죠. 그러던 중 작곡가이자 음악학자인 아내를 만나 이 곡을 연주해주었고, 그녀는 곡의 구조와 음악적 형태의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과 함께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그렇게 두 번째 버전이 탄생하게 되었고 이 곡을 아내 줄리아에게 헌정했죠.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 전역을 넘나들며 개성있는 음악을 선물하는 그의 행복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장소는 다름 아닌 무대 위다. 무대는 나의 행복이 정점에 다다르는 장소예요. 연주자라면 그렇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스승인 K.A. 프라우치께서는 늘 연주를 즐겨야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야 듣는 사람 모두 진정으로 그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죠. 그래서 전 늘 연주하기 전 행복을 맞이할 준비를 한답니다.
청출어람이란 말을 이런데 두고 쓰는 것일까. 스승인 K.A.프라우치가 보여준 개성을 뛰어넘는 정확한 곡의 특성과 분위기의 파악으로 유럽전역을 나아가 세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에브게니 핀켈스타인. 4월 13일 내한공연 후에도 그는,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시베리아, 리투아니아 등에서 초청 연주회, 세미나, 콩쿠르 심사 등 바쁜 일정이 계획되어있다. 다음 내한공연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올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이번 무대에서 저의 진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그가 뿜어내는 행복 바이러스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글|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