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고향집 별채방을 배경으로

by 류종호 posted Oct 0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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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고향집 내려가

밤 수확 노동 중 짬을 내어 기타를 뜯었다.

이런저런 상념들이 꼬리를 물며

고향에서 꿈을 키우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돌아갈 내 집...

그곳엔 한때 애독했던 책들이 이빠진 채

-누군가 읽고 꽂지않는 듯, 싸구려 문학잡지가 50% 가량-

약관과 입지 시절에 받은 패(牌)들과 함께 방치(?)되어 있고,

그동안 낸 시집들, 장편소설, 수필집 같은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림도 몇 점...

이십 수 년 전 사다 놓은 잉크병들도 아직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녀석들을 보니 눈시울이 뜨겁다.



이번에 낸 수필집 <등나무집 우체통>도 보관용으로 갖다 놓았다.

팔려 사라지는 것보다

차라리 곁에 두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쪽이 훨씬 낫다.



나는 돌아가 옛날처럼 글을 읽고 꿈을 키우리라!

여생을 홀연히 살다가 죽는 꿈...

더러운 세상 밖으로는 다시 나오지 않으리.



원음기타, 강두원 200호 수제, 2008. 9. 28 낮 고향집 별채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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