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집 내려가
밤 수확 노동 중 짬을 내어 기타를 뜯었다.
이런저런 상념들이 꼬리를 물며
고향에서 꿈을 키우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것이었다.
머지않아 돌아갈 내 집...
그곳엔 한때 애독했던 책들이 이빠진 채
-누군가 읽고 꽂지않는 듯, 싸구려 문학잡지가 50% 가량-
약관과 입지 시절에 받은 패(牌)들과 함께 방치(?)되어 있고,
그동안 낸 시집들, 장편소설, 수필집 같은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그림도 몇 점...
이십 수 년 전 사다 놓은 잉크병들도 아직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녀석들을 보니 눈시울이 뜨겁다.
이번에 낸 수필집 <등나무집 우체통>도 보관용으로 갖다 놓았다.
팔려 사라지는 것보다
차라리 곁에 두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쪽이 훨씬 낫다.
나는 돌아가 옛날처럼 글을 읽고 꿈을 키우리라!
여생을 홀연히 살다가 죽는 꿈...
더러운 세상 밖으로는 다시 나오지 않으리.
원음기타, 강두원 200호 수제, 2008. 9. 28 낮 고향집 별채를 배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