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세이
‘나에게 있어서 음악은 웅장하고 감동 있는 긴 영화이다.’
저는 음악을 전공하려는 사람으로서 음악시간만 되면 다른 과목과는 달리 너무나 시간이 빨리 가고 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수업을 듣습니다. 저는 어느 정도 전문전인 수준으로 음악을 하기에 보통의 아이들과는 조금 차이를 느끼기도 하여, 가끔은 음악시간이 지루할 때도 있고 당연히 아는 걸 배우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최근 서양음악을 듣고 수업하면서 아이들이 여러 바로크, 고전음악을 조사해 와서 음악을 틀어주는 순간 너무나도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항상 말썽만 피우던 초등학교 시절 5학년이 조금 넘어 동네 기타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때 음악이 무엇인지 전혀 몰라서, 오로지 곡을 완성하는데 집착하여 그저 운지를 외우고 곡을 외워서 그대로 욀 수 있으면 최대한 빠르게 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타학원장 선생님이 치던 대단히 어려운 곡을 듣게 되고, 너무나 치고 싶어 아빠한테 부탁을 하니 악보를 보여주시면서 어림도 없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처음 악보를 보는 순간 처음 보는 음표들과 여러 기호에 막막하였지만 내손으로 꼭 완성해서 쳐보고 싶기에 몇 년이 걸리든 쳐보자고 달려들었습니다. 하루에 8시간씩 밤새워 그 곡을 계속 연습하였습니다. 결국 완성하였고, 기타학원에 다니던 모든 사람들이 놀랐고, 그 때부터 저는 음악을 향한 꿈을 키워왔습니다. 그 때 이미 제 꿈은 기타리스트가 아닌 음악을 하는 음악가였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남들은 다 제가 기타를 하는 줄 알지만, 피아노로 전공을 정했고 새벽 네 시까지 약음기를 쓰고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A4 용지 한 장에 얼마나 더 나의 심정을 표현할 수 있을지 안타깝습니다. 음악선생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클래식에 빠져드는 순간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는 행복한 덫에 걸린 것입니다. 내가 슬플 때면 슬픈 기운을 맞춰주고 기쁠 때면 더 흥을 돋궈주기도 하는 너무나도 많은 음악들!
바흐의 바이올린 파르티타, 소나타를 들어보면 정말 너무나도 섬세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그 작은 4줄의 악기 위에서 노래하는 것입니다. 바흐의 푸가 악보를 들고 며칠간 고민하여 공부를 하며 한 테마와, 뒤따라오는 테마, 클라이막스에선 4성부까지 도입하여 그 부분을 연주하는 동안은 모든 손가락 하나하나에 집중을 하여 연주자는 나이지만 마치 4성부로 나뉘어 합창을 하듯 표현을 할 때 그 기분! 샤콘느에서 단조를 들어가기 전 나오는 아르페지오의 선율, 다시 이어지는 너무나 아름다운 단조는 들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반주첼로조곡의 무거운 듯하면서도 가벼운 선율들은 어느 누가 또 작곡을 할 수 있을까요? 바흐는 정말 음악의 최고봉에 올라간 사람인 것 같습니다. 모차르트는 모든 곡에 있어 행복한 웃음이든, 슬픈 웃음이든 곡이 들려오는 순간 저절로 미소가 띄워집니다.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근본적 음악의 틀이었던 모차르트의 협주곡들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숨결이 담긴 레퀴엠은 하늘에서 천사가 들려주는 노래인 마냥 너무나 아름답게 들립니다. 또 Lacrimosa중 마지막 8마디에선 듣는 사람이 마치 죽은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베토벤... 정말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처절한 삶을 알려주는 곡들, 마치 피아노로 연주하며 우는 듯한 월광, 비창등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라흐마니노프! 그의 피아노협주곡에서는 정말 피아노로 저렇게 다이내믹한 소리가 날 수 있는 지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Op.30 1악장에서 모든 오케스트라가 멈추고 카덴자가 시작되는 순간 이에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와 맞먹는 하나의 악기가 된 것인 양 주제의 최고조를 열손가락을 모두 사용하며 연주합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하는 연주는 너무 음질이 떨어져 잘 들리지 않지만 마치 잘 안들리는 그 녹음을 위해 다시 연주한 것 같은 호로비츠의 연주는 그의 나이에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파워를 가지고 피아노를 다룹니다. 너무나도 그 모습이 멋진 것 같습니다. 아쉬케나지의 쟁반위에 옥구슬 굴러가듯 흐르는 쇼팽의 선율! 브람스의 곡들은 너무나 미술과 같은 아름다운 그림인 것 같습니다. 정말 작고 소박한 현대 곡부터 접해서 이렇게 많은 곡들을 접하기까지 1년 반의 중학교 생활이 담겨져 있습니다. 앞으로 더 더욱 많은 음악을 듣고, 연습도 열심히 하고 올바른 품격을 갖춘 음악가가 될 수 있을 때까지 저는 나에게 있어 최고의 기쁨인 음악과 평생을 함께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