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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2008.08.22 01:27

기타를 친다는 것...

(*.162.145.36) 조회 수 4042 댓글 12
기타를 알고 살아온지 어언 3년이 좀 지났습니다.
이제야 겨우 기타의 멋을 아주 조금 알아가는 중이지요.

얼마전까지만해도 현직업외에 기타나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투잡 생활을 꿈꾸고 있었지요.
그만큼 음악을 정말로 너무나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게 과해서 일까요.. 뭐랄까...
기타, 아니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약간의 회의감 같은게 생깁니다.

타고난, 천성적인 음악성이 없어서인지
처음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노력할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별로 실력이 늘지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순한 기타 연주 실력 이외에 음악적인 것들을 도저히 원하는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서 하루하루가 좀 무기력해지는군요.

그렇다고 음악이 싫은건 아닌데...
마치 몇년동안 지독한 짝사랑을 하고있는 기분입니다.
나 혼자서는 미칠듯이 좋아하는데 상대방은 눈길하나 주지 않는 그런 짝사랑이요.

아마 글렌 굴드의 바하 연주곡들을 듣고 난 뒤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그 굴드의 가슴 깊숙히 파고드는 피아노의 음색과 음악을 위한 음악을 보여주는 바하의 곡들을
듣고서 경외감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지요.

이렇게 음악에게 사랑받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음악에 선택받지 아니한 사람인가...
내가 원하는곳에 도달하는 것은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인가...

저도 참 큰일이네요. 음악을 좋아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한
마음속 고충도, 짝사랑의 실연도 받아들여야 하는건가요...

한밤중에 술을 먹지도 않았는데 밤에 취해서 이런 푸념을 늘었네요.
답답한 마음을 그동안 눈팅만하던 매냐에 좀 풀어봅니다.

영국의 가수 스팅이 버클리 졸업식에서 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음악가로서 우리가 성공을 거두어
매일밤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거나,
혹은 그리 성공하지 못해서
바(bar)나 작은 클럽(club)에서 연주를 하거나,
또는 전혀 성공하지 못해서
아파트에서 홀로 고양이한테나 음악을 들려준다 해도,

우리는 영혼을 치료할 수 있는,
우리 정신이 고장났을 때 그걸 고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수백만달러를 벌거나 혹은 단 일센트도 못벌거나 간에,
음악과 고요함은 값을 따질 수 없는 선물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항상 그 선물을 지니고 다닐 수 있기를 빕니다.
그 선물이 여러분을 항상 사로잡고 있기를 바랍니다.

                                                                           -스팅
Comment '12'
  • 아이모레스 2008.08.22 01:53 (*.47.207.130)
    저는 그냥 평생의 좋은 동반자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럭저럭 40년 가까이 벗을 하는 셈이니까요...^^ 직업으로 하지않았기에 오히려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은 대부분을 (고양이가 아니라) 강아지 두마리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셈입니당...^^ 이놈들도 이젠 제가 기타를 치면 소파에서 아주 편안하게 잠이 든답니당!!!

    이상님 힘 내세요~~^^
  • gmland 2008.08.22 02:29 (*.165.66.85)
    기타/음악을 또 하나의 직업으로 생각했을 정도의 열정을 지녔다면,

    악기를 만진지 3년이나 지났음에도 연주 및/또는 음악 자체에 대한 깨우침이 많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라면,

    어쩌면 학습/훈련 방식/방법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지요. 차근히 한 번 점검해보시길...
  • 엘마라비노 2008.08.22 02:48 (*.32.136.43)
    기타를 시작하고 기르고 있던 손톱을 오늘 왼손과 똑같이 잘라내었습니다
    혼자 연습을하며 남에게 들려줄 연주력을 쫒아가는 강박에서 느꼈던 딜레마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왠지 깍으면 불안했던 손톱을 자르고 멀리보는 여유로움을 가지고 바쁜 일상에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기타는 영원한 친구이자 애인이란걸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
  • 콩쥐 2008.08.22 06:33 (*.161.67.236)
    샘물은 마시는분의 것이죠.
  • 콩쥐 2008.08.22 07:45 (*.161.67.236)
    참 , 기타는 치는게 아니라
    기타를 연주하거나
    기타를 퉁긴다거나
    기타를 다룬다거나
    기타현(줄)을 고른다거나
    그래야 더 지대로인거 같아요....
  • 미뉴엣 2008.08.22 08:21 (*.99.212.133)
    저의 경험을 말씀드려야 겠군요.
    아마추어로서 악기연주 욕심부리면 좌절하게 됩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였고 아직도 법률판단관련 직업으로 하고 있지요. 저는 음악을 너무 좋아하여 고등학생 시절 음대를 가려고 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먹고사는 일이 우선으로 생각하여 다른길을 가기는 했지만 대학시절 클래식기타에 미쳐 정신없이 연습하였었습니다. 그런데 한계에 도달하였고 오랬동안 기타를 놓았습니다. 세월이 한참흐른 어느날 FM방송에서 흘러나온 클래식기타(아마 장대건의 연주로 생각됩니다)소리가 저의 잠자던 영혼을 깨우더군요. 그때의 기타음색은 너무 아름다워 오랬동안 방치되었던 기타를 다시 손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 제미있는 것은 과거 미치도록 연습할 때 어려웠던 바흐음악이 참 편해지기 시작하더군요. 이유는 욕심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프로가 아닌 이상 완벽한 연주는 불가능 합니다. 비록 빈약하지만 홀로 연주하면서 행복을 느끼시면 됩니다. 가끔 좌절을 느낄때 나의 직업은 법률가이지 연주가는 아니니까 하면서 위로하면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비록 훌륭한 연주는 아니지만 하루도 쉬지않고 바흐음악은 연주하고 있습니다. 이 사이트에서 너무 좋은 자료와 훌륭한 분들의 글을 읽는 것도 행복하고요^^^
  • 신정하 2008.08.22 08:57 (*.151.216.244)
    저는 연습 중에 잘 안되면 오히려 즐겁습니다.
    배우고 해결해야 할 일이 아직 수 없이 많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입니다.
    어차피 음악이란 종착역을 목표로 달리는 것이 아니므로...
    오히려 끝이 있는 길이라면 도달하여 허무하겠죠...
  • jons 2008.08.22 10:58 (*.79.28.82)
    멋진 글 이군요, 3년 이시라니 오래 하신것 같습니다 .. 결과를 재촉하신다면, 다소 지루하고 실망을 느끼기에 충분한 기간이고요 ... 어쩌면 동네에선 예술가 반열에 오르기도 하셨겠고요(?) ... 음악은 결국 내것이 될 수 없는 딜레마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지지한 세상에서 뭘로 버틸목을 삼을까 싶네요, 그럼 또 ...
  • 굴드가 2008.08.22 12:30 (*.139.56.100)
    바하 인벤션을 치면서 만족을 했을까요?
    말하기 전부터 피아노쳐서 평생을 함께해온 천재도 좌절과 한계를 느끼면서 더 많은 고통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이상 2008.08.22 13:19 (*.162.145.36)
    덧글 달아주신 모든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그냥 슬럼프도 겹치고 하면서 이런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합판 기타가 아무리 길들여지고 좋은 연주자가 연주해도 한계를 가지고 있듯,
    나란 인간도 음악성의 한계, 손가락의 한계가 있어서 여기까지가 끝인건가하는 그런 생각이요.

    그래도 합판기타가 나름의 쓰임이 있듯, 저도 저 나름의 저만의 음악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좀 더 기운을 차리고 그걸 찾아 나서야겠네요.

    여기 계신분들은 거의 모든 분들이 저의 기타 선배님들일텐데
    이렇게 후배의 푸념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빌라로보트 2008.08.23 21:01 (*.223.35.211)
    그런 고민 자체가 기타를 하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겁니다.
  • 연주하는 삶이 2008.08.23 23:21 (*.88.62.93)
    제일 즐거운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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