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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80.115.241) 조회 수 7255 댓글 14

* 국산 기타와 외제 유명제품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클래식 기타음악을 위한 국산 나일론-스트링 기타는 그 품질이 외제 유명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악했으며, 세미-프로만 돼도 국산을 신뢰할 수 없어 외제악기를 보유하고 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많은 애호가들이 애국심(?)을 발휘하여 민족주의적 정서까지 들먹여가면서 국산 가격인상과 이에 따른 품질향상, 국산품 애용을 추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 역시 그 중에 한 사람일 것입니다. 어쩌면 클래식에서는 여기 ‘기타매니아’ 사이트, 스틸/Pop-Rock에서는 ‘목향’ 사이트가 그 선봉에 있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인식과 운동(?)에 힘입어, 오늘날 국산 어쿠스틱 공방제품은 단 기간 내에 비약적 품질향상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5백만원은 기본이고, 7백만원, 1천만원 등, 대부분 공방의 악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입니다. 최소한 필자가 보기에는 원가상승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특히 원재료 준비 및 비축과정과 연구/실험실의 존재여부, 또 첨단장비의 구비, 지속적 A/S를 위한 체제 등, 이러한 원가상승요인은 젖혀두고, 그저 표면적으로만 외제 유명제품 가격에 비해 국산가격이 턱없이 싸서 제 값을 받아야겠다는 식으로만 비쳤습니다.

하지만 한국 국민소득은 그들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며, 기타시장 또한 매우 취약해서 아직은 그들의 가격과 비교할 때가 아닌 점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소비자에 대한 배려랄까, 범기타계의 위화감 조성방지에도 일익을 담당해야 할 윤리적 근거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클래식만 해도 그들은 1천 년 역사/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블루스/재즈 또한 최소한 2백 년 정도의 밑거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아닙니다.

한편, 오랜 역사를 지닌 외국공방들은 그 원재료 구입/비축 과정부터가 원가의 큰 몫을 차지하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들은 원재료 시장을 독점/과점 하고 있지만, 반면에 원가상승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들 재료의 건조기간, 일관공정 등은 포도주처럼 신뢰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합니다. 또한 품질과 평판을 떠나서 그들의 실험실과 A/S 체제 등은 가히 원가상승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외제 유명제품이라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특히 거간꾼들의 장난으로 말미암아 크게 거품이 있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그들은 납품기간이 긴 점을 이용해서 주기적으로 주문하고 이에 큰 마진을 붙여 실수요자에게 공급하기도 하나 봅니다. 납품기간은 더 길어지게 되겠지요. 심지어 고가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방 측에서 출하를 조정한다는 의심도 들게 합니다. 아마 실제로 그러 할 것입니다. ㅡ 그런 건 경영학, 마케팅 전략에서는 기본이니까.......

따라서 외제 유명제품이라 하여 그 품질이 그 가격에 대응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호사가들의 수집취미, 또는 투자수요를 이용한다 할까....... 개인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오래 기다려야 하는 악기는 사지 말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일부 농간에 소비자들이 현혹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며, 시장원리에 따라 이런 악기가격은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명하지 않아도 멋진 악기는 세계 도처에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해답은 하나 뿐인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수요자들의 인식과 행동에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첫째는, 소비자들이 평판에 현혹되지 않고 음향/음색과 연주-편의성에 절대적 기준을 마련하여 각 제품을 공개적으로 품평할 수 있는 분위기와 체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주관적 측면이 강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는 기호일 뿐, 선택을 위한 절대적 기준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음향/음색에 있어서 다양한 스펙트럼 기준과 이에 대한 선택은 별개의 문제로서, 전자는 다양하지만 그 특성도 병존하므로 각각에 있어서는 절대적 기준이 되는 셈이고, 후자만이 상대적인 것이라는 점입니다.

둘째는, 이제는 외제와 국산이 경쟁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할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보호막(?)을 거두어도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딜러도 다양해져야 할 것입니다. 악기시장, 특히 기타시장은 아직은 어두운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몇몇 딜러들이 자의적 행태를 보인 적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제부터는 아마 힘들 것입니다. 여러 가지를 인식하기 시작한 애호가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이때 소비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딜러들이 기타에 대한 애정만으로 무장하고 이 판에 뛰어들면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것 같다는 우려입니다. 기존 딜러, 또는 수입상/도매상들이 터무니없는 마진을 얻고 있다는 계산은 틀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경험상, 미래에 발생할 여러 가지 위험성에 ㅡ 예컨대 환차손, A/S 비용 등 ㅡ 대비하기도 할 것이며, 소비자 만족을 위해 사원과 사무실을 둠에 따라 비용이 들기도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되는 이런 예도 있었습니다. 특정업체를 거론하는 점이 좀 마음에 걸립니다만, ‘xx-스트링즈’에 대한 것입니다. ㅡ 당해 업체의 순수한 동기를 잘 알고 있으므로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xx-스트링즈는 처음에 나일론만 취급하다가 결국 스틸-현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선풍적 인기를 얻었지요. 그런데 어떤 사이트에서 보니, 한 구매자가 잘못 배달된 상품에 관한 판매자의 무성의에 대해 몹시 불쾌한 어조로 비난하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로서는 당연하겠지요. 그는 xx-스트링즈의 소비자에 대한 크나큰 기여와 낮은 가격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아마, xx 측은 이게 본업도 아닌데다가, 마진 없는 그 가격으로는 다른 전담사원을 둘 수도 없을 것이므로, 자연히 소비자 개개인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추측컨대 xx-스트링즈는, 이제 경험이 누적됨에 따라 많은 부분을 새삼스레 느끼기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미래 위험성에 대비해서 가격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함 직합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오해를 야기할 부분이며,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첫 단추를 잘못 끼웠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판매자는 심지어, 판매를 위한 공부에 드는 비용까지도 원가에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회사출장 가는 김에 악기를 사왔더라도, 만일 그게 판매를 위한 것이라면, 그 항공료/체재비 등은 원가에 산입됨이 마땅한지도 모릅니다. 그건 차라리 판매자를 위한 특별이윤이기는 할망정, 그걸 원가에서 제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소비자는 판매자가 프로인지 아마인지 가리지 않는 속성이 있으며, 경영학은 오히려 그런 것을 배우는 학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것보다는 그 특별이윤을 소비자를 위한 다른 차원의 배려에 환원하는 것, 그게 차라리 정도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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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4'
  • 부강만세 2008.05.24 05:31 (*.49.82.225)
    글 잘읽었습니다. 역시 현직에 계신분이신지 경륜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심사숙고 하겠습니다.
  • np 2008.05.24 09:59 (*.104.11.74)
    악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우리나라 매니아들 너무 하드웨어 지향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학교다닐때... 컴퓨터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하드웨어 비용 20%에 소프트웨어 비용 80% 가 적당하다고

    배운기억이 있는데 ...

    기타가 컴퓨터는 아니지만 제가 생각할때에 기타를 오백만원 짜리 가지고 있다면 ...

    레슨비 ...음반구입... 악보구입... 음악회 참가 ... 각종 동호회 활동 등에 이천만원을 투자해야

    제대로 즐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동수님은 미국의 기타 페스티발도 참여하시더군요)

    그런데 이렇게 투자할 아마추어 매니아들은 많지 않을 것 같고 ...

    일 이백만원 짜리 기타들도 제대로 탄현하면 소리 잘 납니다. 삼사십만원 짜리 연습용 기타들도

    제대로 쳐주면 소리 잘나고요. 아마추어가 즐기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보는데 ...

    저는 기타를 배우는 단계에 있으시거나 자신의 연주 수준을 올리시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 좋은 기타를 찾지 말고 훌륭한 선생님을 찾으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 gmland 2008.05.24 10:08 (*.80.115.241)
    np님 말씀이 진리라고 확신합니다.

    복부인들의 부동산 투기원리는 어쩌면 간단합니다. 그들은 자본력을 이용하고 갖가지 편법을 동원해서 생산된 아파트를 대부분 선점해둡니다. 반평생을 모은 돈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투기꾼들은 원가의 몇 배나 되는 마진을 붙여서 불쌍한(?) 실수요자들에게 되팝니다. 건설회사들은 당장 자본을 회전시켜야 하므로 오히려 복부인들을 잘 이용합니다. 배짱이 맞아떨어집니다.

    그 이치는 악기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호사가들은 악기 수집취미를 명분(?)으로 해서 투자를 합니다. 특히 일본이 그런 짓거리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유명제품을 홍보/선전하는데 앞장서기도 합니다. 돈을 마련하느라고 열심히 저축하던 연주자들, 나중에 이게 꼭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웃돈을 얹어주고 살 수밖에 없게 됩니다. 생각 없는(?) 공방들은, 그들 제품이 그렇게 되는 것을 오히려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큰 이익은 있어도 손해 볼 일은 더구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예술장인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웃기는 일입니다. 그들은 장사꾼이요, 목수일 뿐입니다. 예술은 작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며, 이들이 그런 짓을 하진 않습니다.

    음악인들은 이를 피할 방법을 찾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습니다. 좋은 악기가 주는 프리미엄은 음악적 학습과 기능적 훈련이 주는 프리미엄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세계 도처에는 싸고 좋은 악기가 널려있습니다. 유명세에 흔들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세계적 연주자들이 쓰는 악기에도 별 관심을 가질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 메커니즘에는 뭔가 이유가 있음직합니다. 과연 진심으로 그들이 그 악기가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할까요?

    통상적으로, 연주자는 녹음을 통해서 청중과 대면합니다. 특히 녹음에 있어서는 값비싼 악기가 별로 효용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찾아보면 ‘기타매니아’에는 단지 20호로 녹음된 악곡이 지만, 1천만 원이 넘는 외제악기로 녹음된 것과 별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녹음 프로그램에 부속되어있는 효과음을 사용한 것도 아닙니다.

    상설 연주회로써 생활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된 다음에 좋은 악기를 구비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는 이미 여러 루트로 쉽게 구할 수도 있을 것이며, 깊은 지식과 높은 감각도 갖춘 상태일 것입니다. 악기는 미리 염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봅니다. 중은 염불을 해야지 잿밥에 관심을 둬서는 안 될 것입니다.
  • 허니 2008.05.24 10:41 (*.221.13.72)
    섬세하고 진지한 글, 가슴에 와닫네요.
    악기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공장에서 균질하게 대량생산된 생활용품과 같은개념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는거죠. 즉, 같은악기라도 그것을 소유하는사람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다를수 밖에 없지않나 싶습니다.
    피카소나 이중섭의 작품이 입문초기부터 그렇게 인정받고 고가로 팔리지는 않았을터.
    np님의 말씀도 항상 후진애호가들에게 들려주고싶었던 말인데...
    초심자들은 경륜이 있는분들의 좋은얘기에 귀기울여 촌음을 낭비하지않고 일취월장 하시길를 빕니다.
    그래도 피끓는 젊은 애호가들의 시행착오적 열정을 다 말릴수는 없겠죠?
    발전이란 고착된현실에대한 회의로부터 시작되고, 그것은 오직 젊은이들의 몫일 것입니다.
  • 2008.05.24 11:59 (*.110.140.222)
    저는 기타연주실력이 형편없다보니 기타자체에 집착을 했었읍니다.
    그러나 돈도 없는 가난뱅이라 명기는 못다뤄보고 30만원부터 250만원정도까지의
    국내외기타를 한 30여대정도 구입해 사용해 보았습니다. (팔고 사고...)
    그러나 어떤 기타던 불만족스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기타라는 악기자체가 원래 이정도밖에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모 기타학원 가서 소위 명기란것도 몇대 쳐봤는데 소리는 확실히 좋았어나 내 마음속에
    환상으로 생각하던 소리는 아니었고 ..(탄현문제는 아니고..)

    물론 저도 500만원 1000만원 하는 명기급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걸 가진다고 내가 만족하지는 못할 겁니다.
    ( 제 연주실력의 문제도 있지만 클래식기타음반을 들어도 기타음색에 크게
    감동을 못받는 제 취향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

    제가 기타에 이상적으로 바라는건 아마도 바이얼린같은 애절한 음색과 음량
    그리고 피아노같은 확실하고 풍부한 폴리포니(多聲)인지 모릅니다.
    그 어떤 명기기타에서도 들은적 없는 욕심이지요.

    어떤분이 기타음색자체에 별로 매력을 못느끼면서 심지어 기타곡도 거의 안들어면서
    왜그리 기타에 집착하면서 치기까지 하느냐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론 세고비아의 연주음색에서 만큼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아마..처음 배운 악기가 기타고 지금도 약간 칠줄 아는 악기가 기타밖에 없고
    고독하고 심심할때 손이 심심할때 치면 그런대로 재미있고...그리고 습관...

    이젠 또다른 기타를 구해보려고 여기저기 뒤지고 다니는 일을 안할려고 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판이 쩍쩍갈라진거 보수한 원목기타 한대만으로도
    그냥 즐거울수 있어면 될것 같습니다. 만족할줄 알면 지금 가지고 있는
    내 기타가 나에겐 최고일수 있을 겁니다.
  • 최동수 2008.05.24 12:03 (*.255.179.190)
    악기는 매매가격보다는 사고,판 개개인의 가격대비 만족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오래되어 연주 불가능한 악기라도 만약 Antique로서의 가치가 넘치기 시작하면 그리 되겠죠.

    제가 만든 기타를 거져 받아간 분 중에는 처치곤란한 그 악기로 인해 부담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저의 생존시에는 아무에게나 주거나 팔지 말라고 한 극히 단순한 조건에 구애받아 처분을 못할테니까요.

    그래도 누가 알겠습니까, 혹시라도 그렇게? 하하하.

    저는 악기를 완성도(음색,음질,음량,마무리,연주 등)를 기준으로 하고 국내산이나 외국산을 구별하지 않는데도 자신도 모르게 차별화 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제작가나 고급악기 소유자 제위께서는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저도 악기를 딱 한번 판 적이 있습니다.
    92년에 미구엘 로드리게스를 꼬르도바에서 직접 주문한 다음 이듬해에 찾았는데 악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당시 아파트에 살았는데, 여러 악기의 관리가 너무 힘들어서 어느 기타리스트에게 양도 했습니다.
    뒷판 하부에 미구엘의 고질적 건조수축에 의한 실금이 약간 튼것외에는 생활기스조차 없는 거의 신품상태 였지요.

    제 맘대로 1년에 1백만원씩 3년치를 깍아 5백만원 달라 했더니 선뜻 현금을 내놓더군요.
    저는 그 돈에서 뒷판 보수비 조로 5십만원을 되돌려 드렸습니다.
    실은 마음속으로 제자에게 받을 사례비를 염두에 두었던 겁니다.

    제가 만든 악기는 엄연히 국내산(재료는 엄청나게 비싼 외국산)이라 그런지 한푼도 받은적이 없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차별관념을 지니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9대인가 나갔는데 과일, 케이크나, 어빙 슬로언 튜닝마신 정도를 사례도 받았습니다.
    정작은 명품 아이그너 핸드백 + 루이뷔똥 넥타이 세트.
    또 있네, 호세라미레스 1A와 맞바꾼 사실이 있네요.
    저는 가격을 부르지 않고 받아가는 사람의 호의를 즐길 뿐입니다.

    소생이 맺는 말 역시 '매매자 개개인의 만족도'가 되겠군요.
  • 최동수 2008.05.24 13:50 (*.255.179.190)
    위의 글에 이어서 소생의 궤변을 마저 참고하시고,
    신중하게 토론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소장 악기 중에 Hose Oribe는 벌써 무료로 빌려주었고,
    최근에는 Paulino Bernabe를 전공자에게 빌려주기로 작정했습니다.
    Hose Ramirez 1A마저 내보낼까 하고 고심 중입니다.
    제 악기도 많은데 솔직히 관리가 어려워서입니다.

    호구지책도 날로 힘들어만 가는 주제에 이런 짓꺼리나 하자고,
    멀리 스페인 꼬르도바와 미국 힐즈버그까지 날아가 4주간씩 마스터 클래스를 받았습니다.
    시드니에서 열린 세미나에도 참석하고요.
    이거 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절대로 제가 만든 악기를 팔지 못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재료값만 해도 20년 내지 40년 되어서 굳이 가격으로 따지자면 한 백만원 되려나?

    왜?
    첫째로, 품질이 가격에 비하여서는 괜찮다는? 소리라도 듣고 싶어서입니다.
    둘째로, 내 기타가 비싸니 어쩌니 하고 입소문에 오르내리기 싫어서입니다.
    셋째로, 몇 달 동안의 산고 끝에 출산된 딸과 같은 악기가 못났느니 어쩌느니 하는 소리는 죽기보다도 듣기 싫은 까닭입니다.

    다 지난 일이고 자랑할 꺼리도 못되지만,
    구민회관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한국기타협회 정기연주회를 위해 백주념기념관 대관료를 소생이 부담한 적이 더러 있습니다.
    협회 내분으로 비대위 모일 때도 협회 아닌 소생이 20여분 점심을 대접하며 말리기도 했습니다.
    이게 다 애호가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 하였습니다.

    하필이면 여기에 이런 댓글을 쓰는 이유는,
    애호가 수준이상인 여러분께서도 앞으로 언행의 일치를 보여주신다면 기타계의 장래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참을성 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jjim 2008.05.24 19:09 (*.165.174.244)
    클래식 타가 클래식 음악의 매이져는 아니라는 생각을 늘 듭니다.
    최동수님,연세도 있으신데 아직까지 그 성격을 유지하시는 게 존경스럽습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한 힘이라 생각됩니다.
    기회가 되면 한 번 뵙고 인사드리고 싶은 분입니다.
    오래,건강하게 사시기를.
  • 오상훈 2008.05.24 19:45 (*.245.238.61)
    np님의 말씀 제가 지금까지본 기타마니아 댓글중 가장 공감이 많이가는 글입니다.....
    최동수선생님의 기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우리 마니아들 이 정말 본받아야 될꺼 같습니다...
  • 에스떼반 2008.05.24 22:49 (*.60.234.230)
    네 np님의 참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소위 명기라고 불리는것들도 그 악기가 제대로
    값어치를 발휘 할려면 제 주인을 찾아갔을때 입니다. 연주자의 능력과 연주 스타일등..에 따라
    이게 아닌데 싶은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음색을 끄집어 낸다고 생각되는 연주자가 있는데
    우리가 소리가 전혀 안난다고 불평하는 50-100호 미만의 기타아도 그분의 손에 들어가면
    전혀 다른 소리가 납니다. 보통 연주자로서는 끄집어 내지 못하는 정말 아름다운 소리를 냅니다.
    인간의 욕심에 끝이 없듯이 악기에 대한 욕심도 상향 욕구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가 있을겁니다.
    아마추어 애호가로서 즐기는 차원의 연주를 하시는 분들은 악기에 대한 투자도 물론 여유가 충분한 분은
    얼마든지 할수 있더라도 대부분의 그렇지 못한분은 그러한 열정으로
    조금은 다른방향에서 투자를 하며 생활을 즐겨보시면 어떠하실런지요?
    음반을 사거나 직접 음악회에 가능한 더 자주 간다거나... 좀더 좋은 소리를 위해서
    여러 선생님을 찾아 본다거나... 자신이 가진 환걍안에서 허용되는 모든 노력을 시울여 보심이
    음악을 더 마음 편하게 즐기게 해줄수도 있을것으로 봅니다
  • 최동수 2008.05.25 22:01 (*.255.179.190)
    컴퓨터라는 기기가 사용자의 능력에 좌우되듯이, 기타도 그런 속성이 있나봅니다.

    좋은 악기와 연주자는 서로의 단점을 커버 해주는 상호 보완관계에 있기도 하지요.

    에스떼반님이 말씀한 것처럼 훌륭한 연주자는 손에 잡은 기타의 단점까지 끌어올려서
    그 악기의 특색 내지는 장점으로 일궈내는 경우도 발견한 적이 있습니다.

    전자를 Compromise적이라고 한다면, 후자는 Overcome, 뭐 이런 영어가 되겠네요.
  • 최동수 2008.05.25 22:40 (*.255.179.190)
    국내산 기타와 외국산 기타 공통사항으로 발현음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체험에서 나온 생각입니다.

    기타의 경우, 예를 들어 어느 지정 후렛을 누르고 탄현하면 지정된 그 음정만 들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보다 한 옥타브 위 및 한 옥타브 아래 음도 동시에 발생합니다.

    탄현된 지정음의 비중이 큰 악기는 소리가 무난히 크게 잘 나므로 연주가가 다루기 쉬워서 Compromise적인 악기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악기는 가까이에서는 제법 아름답고 크게 명기처럼 들리는 반면, 거리를 두고 들으면 고,저 각 현의 소리가 두리뭉실하게 혼성되어 합판악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와는 달리 지정음 외에 상,하 배음(특히 고음인 하모닉스)의 비율이 좀 높은 악기는 연주하기가 까다롭습니다.
    탄현한 지정음의 소리가 세미하거나 날카롭게 들리는듯 하기도하고...
    그러나 거리를 두고 들어보면 음향의 고저가 뚜렷하여 음악적인 효과가 큰 것을 인식하게됩니다.
    이렇게 악기의 특성을 살릴수 있는 연주자야말로 악기의 성능을 Overcome 하는 명 연주자라고 말 해야겠지요.
  • 캄파넬라 2008.05.26 16:38 (*.29.226.46)
    최동수 선생님, 안녕하세요.

    토요일 뵈었던 캄파넬라입니다. 아름답고 영롱하게 울려나오는 선생님 기타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습니다. 선생님 기타를 들어보고 아름답고 단아한 여인이 생각났습니다.

    좋은 말씀도 감사하구요. 위의 발현음 말씀은 어려워서 잘 이해가 안가나

    계속 기타를 접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깨달을 날이 오겠지요?
  • 최동수 2008.05.26 21:57 (*.255.179.190)
    반갑습니다, 캄파넬라님.
    저도 다시한번 위의 글을 읽어보니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네요.

    국내산과 외국산 기타의 차이는, 한국과 외국미인의 차이와 유사한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매사에 너무 흥미가 많은 탓에 그래도 이것을 풀어보고픈 의욕이 앞섰나봅니다.
    그리고 어떤점을 어떻게 왜 비교 해야하는지를 제작가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싶었습니다.
    주제가 막연하기에 뭔가 전제조건을 제시하려고 한 가설이 그만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군요.

    마치 나중에 국내산 악기는 Compromise적이고, 외국악기는 명연주가가 Overcome 할 때
    그 가치가 더 빛나는 악기라고 어거지로 몰고 갈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네요.
    아무리 개인소견이라도 글을 이런식으로 전개하면 안되는건데...
    오래 걸리면 쓰던 댓글이 날아갈까봐 서두르다보니 서론도 없는 가설의 일부만 올라갔구요.

    죄송합니다.
    이어지는 글은 별도의 문서로 천천이 작성하여 답장글로 올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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