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연습을 하는데
세상에 왜케 튜닝이 오늘따라 안되는지 너무 자증이 나데요.
그간 나름 많은 악기들을 쳐봤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좋았던 악기'들은 반드시
기본적으로 귀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튜닝이 잘 된 악기들이었죠.
첨 기타 칠 때는 소리가 큰 악기가 좋다가 (연습용 무더기 속에서 ㅋ)
그담에는 소리가 예쁜 악기 (음색이 귀에 들어옴)
그러다가 음정이 잘 맞는 악기를 고르게되다가(대략 운운거리지 않는)
그담으로는 소리가 기인~~악기
그후로는 밸런스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담으로는 분리도를 알게 되었고
그담으로는 텐션에 따른 악기의 서로 다른 맛을 알게되었고
그러다가 음이 쭉 뻗는 흔들리지 않는 고른 음정의 참맛을 알게되었고
그러다가 위의 내용들이 더 예민해지다가
결국 이 모든 것의 연관성은 음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진동이 자연스러워야하고
그 자연스러움이 잘 계산된 플렛팅과 맞물려 완벽한 하모니를 내는 악기가 좋은 악기이다라고 생각했죠.
소리가 크고 작고, 음색이 심금을 울리고 안울리고를 떠나서
악기라면 기본적으로 튜닝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요즘은 악기를 쳐보고 튜닝이 잘 안되는 악기를 보면
'악기'라는 말을 붙여주기가 싫어요.
가장 기본이자 가장 어려운 부분이 기타라는 악기를 튜닝 잘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튜닝이 되고, 분리도와 밸런스가 맞아야 비로소 악기이고
그 다음으로 음색이나 음량은 악기의 개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어야 한다 생각합니다만,
이리 말하면 제작자분들이 욕하실꺼 같아요. ㅋㅋ
튜닝이 잘 된다는 의미는 위에 말한 것 같이 아주 여러 요소들이 잘 어울어져야하니 이 얼마나 어려운 부분일까요. 더군다나 기타라는 악기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으니까요.
(가장 흔하게 줄불량, 그담으로 계절에 따른 줄높이변화, 지판을 누르는 압력, 상하현주의 마무리를 고려한 플랫박기..)
튜닝이 잘 되지 않는 악기는 동네의 좋은 감성을 가진 노래잘하는 아저씨는 될 수 있어도
프로페셔널은 될 수 없습니다.
조수미가 무대에 올라올 때 마다 음정이 틀렸으면 아마 대가가 되기도 전에 설대 시험부터 떨어졌을꺼에요.
그런면에서 기타는 매우 관대한 것 같습니다. 막 다루는 민속악기, 대중악기라는 이미지를 깔고있어서 그런걸까요?
요즘은 게을러져서 새로운 악기들을 많이 못봤는데
튜닝 잘되는 악기들로는 어떤게 있나요? 튜닝이 나름 표준화된 명기들 중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