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2008.03.10 11:26
[re] 재즈 기타를 조금 접해본 후 개인적인 감상.
(*.184.75.4) 조회 수 4203 댓글 7
아주 쉽게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대화를 하실 때 미리 적어놓은 원고를 보고 하시나요?
원고가 없다고 말을 못하시나요?
친구들과 대화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그 순간 진행되는 주제, 대화 상대자들의 어투, 언어, 분위기에 맞는 말들을 쏟아내지요?
어떤 사람은 좀더 세련된 말을 하고, 어떤 사람은 좀더 학구적인 말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상스러운 말을 할 수 도 있지만, 어쨋든 그 순간의 주제와 분위기에 맞는 말을 하면 대화가 되는 것이죠.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이기에 쉬워보이지만
태어나서 대화를 하는 능력을 습득하는 과정을 잘 생각해보시면 만만한 과정이 아닙니다.
클래식 연주자 중에서도 진정한 대가들은
머리 속에 있는 음을 연주합니다. 그것이 암보이든 아니든 말입니다.
그것이 안 되면 어느 단계를 넘을 수 없는 시간이 다가 옵니다.
ㅜ.ㅜ
>
>(아래에 클래식 기타 주자들은 악보가 없으면 망망대해라는 글을 보고서 재즈기타에 대한 제 생각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그렇다고 비판은 아닙니다..;)
>
>
>제가 조금 아는 선배가 재즈 기타를 아주 잘칩니다.
>
>실음과를 나왔기때문에 거기서 밴드도 하고 지금은 졸업해서 연주활동을 하더군요.
>
>지금도 밴드를 하고 그러는데, 애드립이나 그런게 정말 죽이더군요.
>
>귀도 굉장히 좋고요. 클래식하는 사람들이랑은 아주 많이 달랐습니다. 곡 중간에 애드립치고 나가는 그런 박자감
>
>이라던가.. 중간에 듣더라도 어느게 첫박인지 알 수 있거나 그런거 말입니다.
>
>(하지만 정작 이 형도 클래식은 너무 어렵다고 그러면서 클래식 기타를 쳐보고 싶긴하면서도 못 치더군요..)
>
>어쨌든, 그래서 임프로비제이션을 대충 어떤 감이라도 배워보자 하고 찾아 갔는데,
>
>재즈에 대해서 알려준다고 일단 맥주를 사가자고 하더군요.
>
>그래서 갔더니 음악들을 들려주었습니다.
>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재즈는 그루브야, 그루브!" 라고 하면서 혼자 애드립을 죽어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
>술 다마실때까지 그랬습니다. ㅠ_ㅠ(듣긴 좋았지만..)
>
>저보고도 한번 쳐보라고 해서 어떻게 하냐니까, 그냥 느낌대로 치면 된답니다. 그래서 막 쳤습니다. 근데 이게 뭔지..
>
>
>예전에 제가 어느 학원에 가서 한달정도 블루스 즉흥연주에 대해 배운적이 있었는데, 코드만 적혀 있는
>
>
>빈 악보를 주고는 알아서 리듬기타와 솔로를 쳐보라고 하고서는 한달이 지났습니다. 감이 잘 안잡히더군요.
>
>기타를 치는건 네 감에 따라서 하라고.
>
>단지 프레이즈가 끝날때 그 마디 코드에 있는 음을 좀 더 길게 내주어서 마치는 감을 내주라고 했었습니다.
>(맞나 이게?부정확합니다..;)
>
>
>제 생각에는 처음에는 리듬기타를 꼭 쳐보면서 코드와 진행을 익힌 뒤에,
>
>자신의 감으로 애드립을 해보고 그에 맞는 스케일도 해보면서 기타 솔로라인을 많이 카피해보는 것이
>
>많은 것 같더랍니다.
>
>당연한거지만 클래식기타랑 방식이 많이 다른거 같았습니다. 음악을 이해하는 것도 그렇고,
>
>기타에 대한 것도 그렇고.. 그쪽에서의 기타는 솔로보다는 밴드에서의 기타기도 하고,
>
>아무래도 즉흥연주가 테마를 압도하는 경우도 꽤 있으니까, 애드립을 중요시 하기도 하고.
>
>
>중요한건 그다지 체계적인 것같지는 않다는 겁니다.
>
>조금 배우면서 느낀게 이건 알아가면서 물음표가 생기는게 아니라, 막막한 물음표였습니다.
>
>
>
>
>여기까지 제 감상이었는데,
>
>다른 분들은 재즈기타나 클래식 기타 주자가 악보 없으면 못치는 그런 것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저도 막상 쳐보려고 했을 때 기억이 안나면 당황스럽거든요. 대신 재즈나 그런거 치는 애들은 그자리에서
>
>귀로 듣고 어레인지해서 치는 걸보고서는 부럽기도 했었습니다.(반주가 있어야했지만요..)
>
>
>
>
Comment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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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논문을 즉흥적으로 교수앞에서 떠벌이는 사람들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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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발표할 논문 내용을 미리 적어서 그걸 토시하나 안틀리게 외우거나 적은거 보고 읽는 사람이 있지만 진정으로 자기가 발표할 논문 내용을 이해한 사람은 대략 메모해 놓은것 만 참조로 보면서도 그 자리에서 확실하게 설명할수 있겠죠. 이건 자기가 할말을 하나하나 적어서 준비 한게 아닙니다. 즉흥연주란 개념은 두번째의 개념 입니다. 첫번째 방식은 글만 잘 읽으면 내용을 이해 못해도 원고만 받으면 누구나 할수 있습니다. 아직도 푸하란 분같이 writen music과 improvisation의 개념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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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레시피보며 요리하다가
나중에 익숙하면 안보고도 척척.
더 나중에는 약간 변형도.....대파도 크게 썰로, 양파도 통째로 넣고...ㅎㅎ -
그게 아니고요... 재즈&클래식님의 의견과 제 의견과 일치하는겁니다. 왜 그렇게 민감하신지..
프로 연주자는 연주행위를 통하여 자신의 해석, 철학을 표현합니다. 무조간 받아쓰기 읽기 수준은 컴퓨터가
제왕이지요. 미디음악과 연주자의 연주 차이 정도는 들어 구분하실 수 있을테니 더이상 말 안하겠습니다.
태클도 사절하구요.
재즈 대가는 음악이 일상화 된 사람들이죠.. 시인과도 같이 내뱉는 말 하나하나가 범상치 않은..
클래식 연주자는 그러한 순간적 반응은 어렵거나 불가능하지만
끊임없는 사색을 통하여 하나의 결과물을 표출하는겁니다. 장구한 세월동안 그 연주에 대해 토론과 비판이
따르겠지요.
그래도 제 말이 고깝게 들리시나요? 참고로 저는 애드립도 할줄 알고, 고전음악 무대에도 서 본적 있습니다.
말이 통하는 수준의 사람끼리도 이렇게 마음을 열지 않아서야.... -
음... 싸우실 문제는 아닌 것 같구요.
애드립이란 기술을 어느정도 익히면, 어떠한 수준에서도 연주가 됩니다.
동네 아저씨와 간단히 대화하는 것과 교수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준비하는 시간도, 그 시간에 사용되는 어휘 수준, 어휘량에서도 차이가 분명히 있겠지요.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말과 대화가 "된다"는 것이겠지요. 즉흥연주의 개념은 그것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냥 즉흥적으로 말해도 세련되게, 논지 잡아가면서 말하는 사람도 많지요.
하지만, 진정한 명연설, 명문장은 수많은 시간 동안 고민하며, 수정이 되어서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클래식의 의미는 거기에 있는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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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육심원님그림 4호선 혜화역4번 출구에 있는 그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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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푸하님 글을 잘못 이해했나 봅니다. 교수 앞에서 즉흥으로 떠벌이는 사람 없듯이 무대에서도 준비 없이 즉흥으로 하는 경우는 없다 이말 이시죠? 제가 성급히 글을 썻나봅니다.
음악을 연설 혹은 시를 읽는 행위에 비교 되어지곤 하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어느 정도는 맞지만 말이 안될때도 있는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 시를 어떤 사람이 읊는다 하면 클래식의 관점에선 시를 쓰는 시인은 작곡자이고 읊는 사람은 연주자이죠. 얼마나 감정을 실어서 맛깔나게 읊느냐가 연주자의 몫인데 사실 음악에서 연주자의 몫은 그것과 비교할수 없는 훨씬 고차원 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 됩니다. 재즈란 음악을 단순히 시인들의 즉흥시로 비교하는것도 평가절하 된것이라 생각되구요. 위의 님들의 말의 요지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하는데 단지 음악을 어떤걸로 비교 한다는게 쉬운것은 아닌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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