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171.144.42) 조회 수 6017 댓글 2


박규희 객석을 사로잡다  

세살 때 기타 입문, 다섯 살 때 기타 연주. 이런 사실 만으로도 박규희(24)는 기타 애호가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한국기타협회 회장인 리여석(70)씨가 "우리 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 극찬한 사실에 대해 박규희가 자신의 제자였기 때문 만은 아니었음을 알게 된 건 지난 10일 저녁, 그의 연주를 접하고 나서이다.

콘서트가 열린 곳은 인천시 중구 '파랑돌 아트홀'. 박규희 기타연주회는 '하우스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우스콘서트는 유럽에선 보편화한 연주회로, 연극으로 치면 소극장 공연과 같은 것이어서 교감의 밀도가 높다.
오후 7시5분. 단발머리의 박규희가 앳된 소녀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자 객석은 세상이 꺼져버린 것처럼 고요해졌다. 박규희의 작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처음 연주한 곡은 바흐의 작품이었다. 그는 무거운 바흐의 곡을 마시멜로처럼 부드럽고 캐스터네츠처럼 경쾌하게 연주했다.

두 번 째로 연주한 곡은 이탈리아 작곡가 레나니의 .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창가에 선 한 여인이 슬픔에 잠겨있는 듯한 느낌을 준 이 작품은 기타 연주를 위해 만들어진 곡처럼 느껴졌다. 박규희는 하프를 뜯듯, 우아하게 악기를 연주했으며 7번에선 즐겁던 과거를 회상하는 것처럼 밝은 톤의 연주기법을 보여줬다.

발톤의 1악장은 왼손 핑거링의 동선이 현란했으며, 2번은 시종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소리의 강약만으로 서사구조를 갖춘 하나의 완벽한 곡으로 발현돼 연주홀에 울려퍼졌다.

리오벳의 <성모의 보석>은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했고 <스케르초 왈츠>는 왈츠리듬이면서도 왼손의 화려한 애들립으로 왈츠 이상의 그 무엇을 선보였다.

소녀 같은 숙녀 연주자는 안드레이 세고비아조차 잘못 연주할까봐 연주를 망설였다는 일화가 있는 망고레의 <왈츠4번>을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연주했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능가하는 트레몰로주법의 <숲속의 꿈>을 통해 콘서트홀을 일순간 아름다운 숲속으로 바꾸어 버렸다. <왈츠4번>에서 옥의 티처럼, 한 두 음 정도 약간의 탁음이 일긴 했지만 이후 연결이 자연스러워 전체적인 곡에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환호성과 박수갈채로 스물 네 살의 천재기타리스트에게 찬사를 보냈다.
맛깔스러운 와 앙코르곡 <스카이탱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이르기까지 박규희는 한 곡 한 곡 들을 때마다 '저게 최고야'라고 생각될 정도로 시간이 흐를 수록 더 깊고 더 새로운 곡을 쏟아냈다.

연주도 연주지만, 객석은 특히 그녀의 연주모습에 더 현혹되는 것처럼 보였다. 박규희의 오른 손은 오로라처럼 기타 위에 떠서 하늘거렸고 왼손은 1플랫에서 맨 마지막플랫을 미끄러지듯 자유롭게 오갔다.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대학에서 유학중인 박규희는 방학을 맞아 이번 콘서트를 준비했으며 오는 14일 부평문화사랑방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인천일보 2008.2.10 /글·사진=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
Comment '2'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규입점자 신년이벤트) 기타매니아 홈 메인광고 받습니다(배너제작 가능) 23년 1월 31일까지 file 뮤직토피아 2023.01.19 149410
공지 [공지] 파일 첨부기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선완료.. 뮤직토피아-개발부 2021.02.17 173006
공지 "댓글" 작성시 주의부탁드립니다. 4 뮤직토피아 2020.03.09 181062
공지 "기타메니아" 문자/로고 사용에 관한 건 뮤직토피아 2020.02.14 162009
공지 [필독 공지] 연주회 소식을 메인에 노출을 했습니다. 2 뮤직토피아-개발부 2019.11.02 186200
7957 어제 박규희님 연주회 너무 가고 싶었는데.. ^^ 2008.02.11 3988
7956 산골스트링스님께 제안 하나 드립니다. 1 쏠레아 2008.02.11 5855
7955 질문입니다. 행복한기타맨 2008.02.11 4085
7954 박규희님 후기에요.. 5 희주 2008.02.11 4918
7953 유럽쪽 기타 행사 정보 좀 알려주세요~ 1 드리머 2008.02.11 3987
7952 내가 기타를 좋아 하는 이유?? 7 채소칸 2008.02.12 5130
7951 기타매니아칭구분이 짜준 로렌조 미켈리 연주프로그램. 6 2008.02.12 3760
» 2월10일 박규희 연주회 인천일보 기사입니다 2 file 김반 2008.02.12 6017
7949 기타프로 5.2 질문 올릴게요 1 투거 2008.02.12 5993
7948 돈 없다고 무시하는 현급지급기 6 찬찬 2008.02.12 4539
7947 오른손 중지가 자꾸 안으로 구부러져요 4 ppicssar 2008.02.12 4136
7946 아마데이만돌린챔버 기타파트 단원모집 합니다. 3 김병규 2008.02.13 4709
7945 료벳의 "5 prelude" 6 콩쥐 2008.02.13 3593
7944 기타매니아에서 10년동안 살아남은 생존자. 14 콩쥐 2008.02.14 4781
7943 기타 케이스 질문점요! 12 케이스 2008.02.14 5348
7942 중도금 vs 예,적금,펀드........ 1 콘푸라이트 2008.02.14 5290
7941 저 왕(KING) &#46124;어요. 25 셀러브리티 2008.02.14 4512
7940 눈팅족이라는건 알겠는데,.... 2 저기요 2008.02.14 4376
7939 우리동네 눈 조각상 콘테스트 작품들.. 16 file Jason 2008.02.15 5285
7938 제작공구를 어디서 사죠? 1 우아 2008.02.15 4342
7937 핑거스타일과 클래식기타 5 노재웅 2008.02.15 8574
7936 기타 밟으면 안돼죠. 17 file 콩쥐 2008.02.15 4123
7935 홈레코딩으로 음반을 낼수있나요? 8 자연 2008.02.15 6180
7934 숭례문이 남긴 소리 4 file 하늘향 2008.02.15 4843
7933 기타연습장소가 필요한 분께(구리) 2 봄뜰 2008.02.15 6095
7932 붙이긴 했는데... 29 file 콩쥐 2008.02.16 4860
7931 클래식의 고수란 누구인가.. 4 초보 2008.02.17 5245
7930 미국에서 작은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26 file 경호 2008.02.19 5096
7929 영국에 왔는데요...클래식기타 구경할 만한 곳에 대한 정보 부탁드립니다^^ 14 한섭 2008.02.20 5690
7928 국내 제작가 중에서 세계적으로 31 한휘도 2008.02.20 6143
Board Pagination ‹ Prev 1 ... 309 310 311 312 313 314 315 316 317 318 ... 579 Next ›
/ 579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