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산골스트링즈입니다.
매니아 여러분들의 도움과 조언을 청합니다. 예상하고 있던 일이 드디어 산골strs에 닥치고야 말았습니다. 국내 기타줄 수입상들과 소매상들이 산골strs의 저가 공급에 대해 항의하며 시정을 요구한 적은 처음이 아니지만 지금은 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양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 중 낙원가의 일부는 독자행동하지 말고 다 함께 상생의 길로 가자며 탄원과 호소로 저의 방침을 바꾸어 보려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 소신대로 이번 기회에 그들의 시장가격 구조를 바꾸어 달라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의 주장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논리가 있어 저의 독자행동에 약간 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이미 탄탄하게 형성된 시장의 가격구조가 저 한 사람의 독자행동으로 깨어졌으며 이는 수입상들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또한 소매상들에게 심각한 탁격을 입히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정 합니다. 특히 클래식 기타줄은 제가 시중가와 너무 차이나게 인하를 해서 직배급 수입상들의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타격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통합한 그외의 줄들 어쿠스틱, 일렉, 베이스줄 등은 시장의 파장을 고려해 적정 마진을 붙여 시중가보다 싸게 공급하되 현저한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을 막았습니다.(사실 처음에 생각한 가격은 지금 공급가보다 더 낮은 가격이었습니다.) 저는 산골에서 공급하고 있는 클래식 외의 줄들은 시장을 붕괴할 정도의 낮은 가격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품가에 모든 부대비용을 고려해 넣고 약간의 마진까지 포함시켰으니까요. 그런데도 낙원가의 수입상들은 이정도만으로도 그들의 생계에 위협적이라며 이미 형성된 시중가에 맞추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강조하는 바는 그렇게 대규모 수입사업을 꾸려가고 세금에다 직원들 급여에다 모든 부대 유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마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저도 수입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장가격을 인하조정할 만한 여지가 전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주장은 여러 수입상들과 전국의 수백개의 소매상들이 저 한사람 때문에 희생해가며 산골의 가격을 따르는 것보다 저 한사람만 기존가에 맞춰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물론 이미 형성된 시장가격이 깨어지는 데는 여러 혼란과 희생이 따르겠지만 한번은 거쳐야할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몇몇 수입상들이 주축이 되어 독점하다시피 가격을 주도하는 국내의 후진적인 판매 구조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아니한 구조를 시장경쟁 구도로 전환해야 하며 제2 제3의 산골스트링즈가 더 낮은 가격으로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래야지만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격과 품질과 서비스가 돌아게 됩니다. 물론 국내 시장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는 하지만요.
이러한 저의 소신 때문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아직 낙원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엄밀한 의미로 보자면 그들이 요구하는 바는 가격 담합에 합류해 달라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저의 독자행동이 완전히 잘하는 일이라고 말할 자신도 조금씩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아무런 협의없이 혼자의 소신대로 돌출행동하며 시장 가격구조를 깨는 것은 그리고 그로인해 많은 기존의 상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상도덕상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처음부터 이 점을 알고는 있었죠.) 제가 최근 흔들리고 마음이 불편한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또 제가 제 자신 스스로에 대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바는 그들에게 수입업은 생계를 꾸려가기 위한 절박한 수단이지만 제게는 이윤의 여부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그저 좋아서, 한번 해보고 싶어서 하는 여유로운 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일에 생계가 걸려있는 사람들의 절박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희생시키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 최근 마음이 좀 불편합니다. 저는 현재 낙원가와 협상 중입니다. 다음주에 다시 협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 때 저의 앞으로의 방침을 못 박을 것입니다.
요컨데 매니아 여러분들의 지혜로운 조언과 도움을 구합니다. 제가 어떠한 결정을 해야지만 저의 소신을 잃지 않고 동시에 기득권을 가진 기존 수입상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그들의 주장과 요구대로 따를 리는 만무하지만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계속하여 저의 주장을 따를 것을 요구하기만도 현실상 어려운 실정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방향으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할텐데요. 제의 생각에 오류가 있다면 서슴지 않고 말씀해 주십시오. 요즘 마음이 좀 어수선 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네요.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그럼 매니아님들의 지혜롭고 통찰력있는 조언을 구합니다. 감사합니다.
산골st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