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와 안드레스

by 고은별 posted Nov 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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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음악에서 중요한 것은
호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흐름.
막힘이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

데이비드와 안드레스의 공연,
우연의 일치라고 해야 할까요.
둘 다 똑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음반을 들어본 적도 없고
공연장에 가보지도 않았고
인천에서 강남까지 먼 길을 가야 했기에
마음이 무거웠으며
가는 도중에 일이 생겨
인터미션 시간에 겨우 도착했다는 것이나
공연 시작 전에 작곡가 김희갑 선생님을 만난 것하고
옆 자리에 딸 줄리아가 있었다는 것과
호흡이 가빠서 처음에는 음악에 집중할 수 없었던 것 등등
달랐던 것이 있다면 공연장이 한 쪽은 크고 다른 쪽은 작았다는 것.
그러나 그런 것 때문에 제 마음이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데이비드를 무대에서 처음 보았을 때
보면대가 옆에 놓여 있는 것이
눈에 거슬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제 호흡은 편안해졌습니다.
안경을 끼고 연주하는 데이비드를 바라보는
제 시선도 따뜻해졌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저는 데이비드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Dear Dave,
I like your guitar.
Her voice is so beautiful.
And you are a true love of her own.

모짜르트 홀에서
안드레스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제 숨결은
그가 연주하는 기타의 멜로디를 따라
흐르지를 않았습니다.
제 마음이 편안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까닭이었을까요?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면
언제나 마음이 열리고
환한 빛이 스며드는 것 같았는데……     .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예민해지더니
눈을 뜨면 실수하여 혀를 내미는 모습이 보였고
눈을 감으면 음이 뚝 끊어지는 것이 들렸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서 만난 중년 여인은
디드릭 톤셋 노르웨이 대사의 부인이었습니다.
비요르그 스콜스타드라는 이름의 순박하고 마음씨 좋게 생긴
대사 부인은 한국에 온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아서
아직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자국에서 온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최고위직 외교관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오랜 만에 만난 이성우 선생님,
말괄량이 수님과
오모씨, 장흠씨.
그리고 일리아나……        .
얼른 다가가 손을 붙잡고 싶을 정도로
기쁘고 반가웠어요.


                             고은별  아름다운 모심, 힘찬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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