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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31 22:29
이어령 "나도 서울대 논술 붙을 자신없다"
(*.107.39.182) 조회 수 4218 댓글 4
이어령 "나도 서울대 논술 붙을 자신없다"
원로 문학평론가인 이어령 전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서울대 논술시험을 거론하며 현행 글쓰기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 비판했다.
이 전 교수는 30일 등단 50주년을 맞아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 역시 요즘의 서울대 논술시험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며 “명색이 50년 동안 글을 썼다는 나도 이런 방식의 글쓰기 시험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세상에 글쓰기의 전범이 어디에 있느냐. 글쓰기의 틀은 또 무엇이냐”며 “백 사람이 글을 쓰면 백 개의 글이 다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와 같은 시험 제도는 글쓰기를 감금상태에 몰아넣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획일화한 글쓰기 교육이란 도도한 광풍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교수는 좋은 글쓰기에 대해 “제 생각을 쓰면 된다.남의 생각을 자꾸 내 글에서 쓰려고 하니까 좋은 글이 안되는 것”이라며 “누구나 제 생각이 있는 것이고 그걸 자신있게 밝히는 용기만 있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교수는 “제 생각이 없으면 감히 없다고 쓰고, 아무리 바보 같은 생각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충실히 옮긴다면 좋은 글의 자격은 일단 갖춘 것”이라며 “어휘가 부족하거나 논리가 약한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만 쓴다면 독창성 있는 글쓰기가 될 수 있다. 글쓰기 작업이 황금이냐 배설물이냐의 차이는 독창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는 “인문학도 위기고,공학도 위기인데 이유는 간단하다”며 “지성과 지식의 창조원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며,상상력과 창조력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파당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옛날에 과거 치다가 망한 게 우리나라인데 과거에서 모범답안을 못 써내면 출세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획일화를 강요했기 때문인데 최근의 한국문학도 사정이 비슷하다”며 “주례사인지 비평인지 모를 글이 요즘 우리 문학엔 너무 많다. 고전적 의미에서의 비평은 사라지고 해석만 남은 것 같다. 자유인이 아니면 올바른 비평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전 교수는 ‘정치인들의 품위 없는 말과 글도 문제’라는 지적에는 “언어에는 아름다운 말과 속된 말이 있는데 이 두 개가 합쳐져 하나의 국어가 되는 것이 있다”며 “점잖은 말이 있기 때문에 상스러운 말도 탄력을 받는 것인데 두 가지의 말 가운데 상스러운 말만 통용된다면 그건 국토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고운 말을 쓰면 바보가 되고, 거친 말을 써야 어울리게 되는 건 전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라며 “국어는 국가의 품위에 관한 것인데 지도자들이 먼저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향후 글쓰기 계획에 대해 “최근에 완간한 전집 30권은 문학이론서 등 사고의 체계에 관한 글은 뺀 것인데 그것만 정리해도 열 권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이것 말고 펴내고 싶은 건 시집이며,거기에서 내 글쓰기 인생 반세기를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평론가·교수·칼럼니스트·장관 등 수많은 직업 가운데 하나만 택한다면’이란 질문에는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크리에이터(creator)로 불리고 싶다”며 “광고 쪽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고, 크리에이터를 대문자로 시작하면 조물주를 뜻하기도 하지만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란 내 뜻에 가장 가까운 단어인 듯 싶”고 말했다. 그는 “장관·교수·평론가 등 어떠한 직함도 나에겐 생소하고 어색하다”며 “그냥 선생으로 불렸을 때 마음이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1956년 5월 6일자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란 글을 발표하며 문단에 발을 디딘 이 전 교수는 88올림픽 개막식을 총지휘했고, 초대 문화부 장관(90~91년)을 역임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63년),‘축소지향의 일본인’(82년), ‘디지로그’(2006년) 등은 130편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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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문학평론가인 이어령 전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서울대 논술시험을 거론하며 현행 글쓰기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 비판했다.
이 전 교수는 30일 등단 50주년을 맞아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나 역시 요즘의 서울대 논술시험을 통과할 자신이 없다”며 “명색이 50년 동안 글을 썼다는 나도 이런 방식의 글쓰기 시험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세상에 글쓰기의 전범이 어디에 있느냐. 글쓰기의 틀은 또 무엇이냐”며 “백 사람이 글을 쓰면 백 개의 글이 다 달라야 하는 것 아니냐. 이와 같은 시험 제도는 글쓰기를 감금상태에 몰아넣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획일화한 글쓰기 교육이란 도도한 광풍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교수는 좋은 글쓰기에 대해 “제 생각을 쓰면 된다.남의 생각을 자꾸 내 글에서 쓰려고 하니까 좋은 글이 안되는 것”이라며 “누구나 제 생각이 있는 것이고 그걸 자신있게 밝히는 용기만 있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교수는 “제 생각이 없으면 감히 없다고 쓰고, 아무리 바보 같은 생각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충실히 옮긴다면 좋은 글의 자격은 일단 갖춘 것”이라며 “어휘가 부족하거나 논리가 약한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만 쓴다면 독창성 있는 글쓰기가 될 수 있다. 글쓰기 작업이 황금이냐 배설물이냐의 차이는 독창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의 위기에 대해서는 “인문학도 위기고,공학도 위기인데 이유는 간단하다”며 “지성과 지식의 창조원이 마르고 있기 때문이며,상상력과 창조력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파당 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옛날에 과거 치다가 망한 게 우리나라인데 과거에서 모범답안을 못 써내면 출세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획일화를 강요했기 때문인데 최근의 한국문학도 사정이 비슷하다”며 “주례사인지 비평인지 모를 글이 요즘 우리 문학엔 너무 많다. 고전적 의미에서의 비평은 사라지고 해석만 남은 것 같다. 자유인이 아니면 올바른 비평을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전 교수는 ‘정치인들의 품위 없는 말과 글도 문제’라는 지적에는 “언어에는 아름다운 말과 속된 말이 있는데 이 두 개가 합쳐져 하나의 국어가 되는 것이 있다”며 “점잖은 말이 있기 때문에 상스러운 말도 탄력을 받는 것인데 두 가지의 말 가운데 상스러운 말만 통용된다면 그건 국토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고운 말을 쓰면 바보가 되고, 거친 말을 써야 어울리게 되는 건 전적으로 사회의 책임”이라며 “국어는 국가의 품위에 관한 것인데 지도자들이 먼저 품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향후 글쓰기 계획에 대해 “최근에 완간한 전집 30권은 문학이론서 등 사고의 체계에 관한 글은 뺀 것인데 그것만 정리해도 열 권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이것 말고 펴내고 싶은 건 시집이며,거기에서 내 글쓰기 인생 반세기를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교수는 ‘평론가·교수·칼럼니스트·장관 등 수많은 직업 가운데 하나만 택한다면’이란 질문에는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나는 크리에이터(creator)로 불리고 싶다”며 “광고 쪽에서 주로 쓰이는 말이고, 크리에이터를 대문자로 시작하면 조물주를 뜻하기도 하지만 창조적인 상상력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이란 내 뜻에 가장 가까운 단어인 듯 싶”고 말했다. 그는 “장관·교수·평론가 등 어떠한 직함도 나에겐 생소하고 어색하다”며 “그냥 선생으로 불렸을 때 마음이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1956년 5월 6일자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란 글을 발표하며 문단에 발을 디딘 이 전 교수는 88올림픽 개막식을 총지휘했고, 초대 문화부 장관(90~91년)을 역임했다. ‘흙 속에 저 바람 속에’(63년),‘축소지향의 일본인’(82년), ‘디지로그’(2006년) 등은 130편의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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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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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군사정권떄 기타 치는걸 획일화했으면~지금 한국인 모두 기타만 치고 있어을건데.."
시사하는 바가 크군요...ㅋㅋ
요 멘트에 올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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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화에 대한 비판은 있어 마땅하지만 그것이 조상들이 멍청한 탓이라니....조상 탓하는 것도 획일화 되어 있는지도 모르죠....
계급 차별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 있었던 일. 그것을 우리나라에 한정해서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구요.
그리고 안좋은 스포츠 ,인터넷 문화만 획일화 한다는 건 좀 이해가 안가네요. 군사정권의 3S에 스포츠가 포함된다고해도 스포츠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닐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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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오야붕 시절에
스포츠를 활성화하고 대학 문화를 현재와 같이 감각적으로 만든 이유는
시민들과 대학생들이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안갖게 하기 위해서였었죠
아시다시피 군부들에겐 똑똑한 학생들이 가장 골치거리였으니가요
데모하면 더 골치 아펐겠죠
스포츠나 유흥문화의 양성을 활성화하여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리려 했던겁니다
국민들은 거기에 순응하게된것이고..
아마 클래식기타와 같은 고급문화를 활성화 양성하면 학생들이 더 사색적이고 똑똑해질까봐
두려워서 못했을겁니다..
아시다시피 클래식 음악은 깊이가 있으니가요
대신 춤추고 울고불고 퍼마시고 하는 가볍고 저급한 문화들을 국민들에게 암묵적으로 세뇌시킨것이죠..
가볍게 만들어야 자신들이 더 독재하기도 편하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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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획일화 하나는 알아주어야죠~세계 최고입니다
아마 군사정권떄 기타 치는걸 획일화했으면~지금 한국인 모두 기타만 치고 있어을건데..
안좋은 유흥문화와 스포츠, 인터넷문화만 획일화하여 양성하여
국민들 모두 이문화들만이 전부인양 현재까지 획일적으로 향유하고 있다
이모든게 거슬러 올라가면 조상들이 멍청했기 떄문이이다
좁은 나라에서 어쩌구 저쩌구 자존심만 조낸 있어가지구 ..
별볼일도 업으면서 뭐 양반 하인 어쩌구 저쩌구
지역이나 나누고 자빠져 있구...
수구꼴통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