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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은 러셀의 연주, 너무 성실하고 정성스런 연주였습니다.
솔직히 1부는 초보자인 제게는 곡도 연주도 좀 어렵게 느껴져 몰입도 잘 되지 않았고 특별한 감흥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2부가 시작되자 저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기 시작해 감동이 절정에 오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연주가 끝나버리고 말았지요. 한 20분쯤 지났나 싶었는데 어느새 40분을 훌쩍 넘기고 있더라구요. 몇 번인가의 커튼콜 끝에 연주한 앵콜곡 두 곡은 울티모 칸토(맞나?)와 스페인 세레나데였습니다. 울티모 칸토의 트레몰로도 너무 아름다웠고, 스페인 세레나데의 첫 소절이 시작되자 청중들은 마치 합창이라도 부르듯 동시에 감탄사를 내질렀습니다. 화려한 앵콜 연주가 다 끝난 뒤에도 청중들은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그런 청중들의 환호에 러셀은 세 번이나 무대로 다시 나와 너무 성실하게 응답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세게 박수 쳐보긴 첨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정신 차리고 나서 팔 아파 죽는 줄 알았거든요.
음악도 잘 모르고 러셀도 잘 모르지만, 어제의 연주 속에 러셀의 심성과 기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했습니다. 의도하든 하지않든, 흔히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혹은 가질수밖에 없는 후까시나 허세 같은 거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뻔뻔하거나 오만하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너무 조심스럽게, 너무 정성스럽게 연주에 임하고 청중들을 대하는 러셀의 태도에서 그가 평소에 얼마나 꾸준히 스스로를 갈고 닦는 사람인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상의 삶을 대하는 그런 그의 마인드가 그가 만드는 기타 소리에 반영되어 내 귀에 전달되는 듯하여 연주를 들으면서 러셀의 일상을 상상해보기도 했지요.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가 쓴 논문을 보면 글쓴이의 평소 기질과 심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들 말하는데, 음악가 역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짜증났던 일도 있었습니다. 제 앞에 젊은 연인 한 쌍이 나란히 앉았었는데 각자의 좌석에 똑바로 앉으면 아무리 키가 커도 앞줄의 머리와 머리 사이에 의자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시야를 가리지 않는 법인데 말이지요. 이 연인들이 45도 각도로 머리를 서로 기대고 연주 내내 앉아있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대고 ‘저기요. 두 분 좀 떨어져 앉아주세요.’라고 얘기하기도 민망하고 해서 속으로만 씩씩거리다가 결국 2부 때는 비어 있는 옆자리로 이동해버렸지요. 제가 1부 연주에 몰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는 아마 그 연인들 탓도 있었던 듯 합니다(여러분들도 혹시 애인이랑 연주회장 가시거든 절대 서로 기대고 감상하지 마시압! 특히 오모씨님께서는 각별히 유념하시압!! 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1부를 방해한 한 가지 원인이 더 있었네요. 제가 앉은 좌석 네 줄 앞 똑같은 자리에 째즈맨님께서 앉아계셨는데 그 아름다운 뒷모습에 그만 홀딱 반해버려서~~^^
연주회 끝나고 고기집에서 들은 고충진 선생님의 칠갑산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주하시는 그 멋진 포즈와 표정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무지 아쉬웠다는....
러셀에 대한 배경지식도, 정보도 거의 없고, 어제 연주된 곡에 대해서도 거의 아는 바가 없어서 보다 날카로운 지적과 분석들이 담긴 후기는 다른 매냐님들께 기대하고 제 후기는 이 정도로 마칩니다. 유명한 어떤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놀랍다. 부럽다. 충격적이다.’ 뭐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제 러셀의 연주를 듣고서는 ‘생을 향한 그의 태도를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존경스럽다.’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솔직히 1부는 초보자인 제게는 곡도 연주도 좀 어렵게 느껴져 몰입도 잘 되지 않았고 특별한 감흥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2부가 시작되자 저도 모르게 흠뻑 빠져들기 시작해 감동이 절정에 오르는가 싶더니 어느새 연주가 끝나버리고 말았지요. 한 20분쯤 지났나 싶었는데 어느새 40분을 훌쩍 넘기고 있더라구요. 몇 번인가의 커튼콜 끝에 연주한 앵콜곡 두 곡은 울티모 칸토(맞나?)와 스페인 세레나데였습니다. 울티모 칸토의 트레몰로도 너무 아름다웠고, 스페인 세레나데의 첫 소절이 시작되자 청중들은 마치 합창이라도 부르듯 동시에 감탄사를 내질렀습니다. 화려한 앵콜 연주가 다 끝난 뒤에도 청중들은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그런 청중들의 환호에 러셀은 세 번이나 무대로 다시 나와 너무 성실하게 응답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세게 박수 쳐보긴 첨인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정신 차리고 나서 팔 아파 죽는 줄 알았거든요.
음악도 잘 모르고 러셀도 잘 모르지만, 어제의 연주 속에 러셀의 심성과 기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 했습니다. 의도하든 하지않든, 흔히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혹은 가질수밖에 없는 후까시나 허세 같은 거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뻔뻔하거나 오만하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너무 조심스럽게, 너무 정성스럽게 연주에 임하고 청중들을 대하는 러셀의 태도에서 그가 평소에 얼마나 꾸준히 스스로를 갈고 닦는 사람인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상의 삶을 대하는 그런 그의 마인드가 그가 만드는 기타 소리에 반영되어 내 귀에 전달되는 듯하여 연주를 들으면서 러셀의 일상을 상상해보기도 했지요.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가 쓴 논문을 보면 글쓴이의 평소 기질과 심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들 말하는데, 음악가 역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짜증났던 일도 있었습니다. 제 앞에 젊은 연인 한 쌍이 나란히 앉았었는데 각자의 좌석에 똑바로 앉으면 아무리 키가 커도 앞줄의 머리와 머리 사이에 의자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시야를 가리지 않는 법인데 말이지요. 이 연인들이 45도 각도로 머리를 서로 기대고 연주 내내 앉아있지 않겠습니까. 거기다 대고 ‘저기요. 두 분 좀 떨어져 앉아주세요.’라고 얘기하기도 민망하고 해서 속으로만 씩씩거리다가 결국 2부 때는 비어 있는 옆자리로 이동해버렸지요. 제가 1부 연주에 몰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는 아마 그 연인들 탓도 있었던 듯 합니다(여러분들도 혹시 애인이랑 연주회장 가시거든 절대 서로 기대고 감상하지 마시압! 특히 오모씨님께서는 각별히 유념하시압!! 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1부를 방해한 한 가지 원인이 더 있었네요. 제가 앉은 좌석 네 줄 앞 똑같은 자리에 째즈맨님께서 앉아계셨는데 그 아름다운 뒷모습에 그만 홀딱 반해버려서~~^^
연주회 끝나고 고기집에서 들은 고충진 선생님의 칠갑산도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주하시는 그 멋진 포즈와 표정을 카메라에 담지 못해 무지 아쉬웠다는....
러셀에 대한 배경지식도, 정보도 거의 없고, 어제 연주된 곡에 대해서도 거의 아는 바가 없어서 보다 날카로운 지적과 분석들이 담긴 후기는 다른 매냐님들께 기대하고 제 후기는 이 정도로 마칩니다. 유명한 어떤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들으면 ‘놀랍다. 부럽다. 충격적이다.’ 뭐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제 러셀의 연주를 듣고서는 ‘생을 향한 그의 태도를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존경스럽다.’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Comment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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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곡...첫곡은..꿈(sueno~)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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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생을 향한 그의 태도를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
아!~ -
그러쿤여.
2궁. 무시케....ㅠㅠ -
첫곡 최후의 트레몰로였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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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홀딱 반해버렸는데.. 정말 음색이 아후~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대가의 연주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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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가 이제사 올라왓네요..많이 기다렸쟈나엿.
콩순님도 얼렁 앤 만들어서 그런 서러움 떨쳐버리시구랴...
참 ,콩순님 앞에 앉아 계셨다는
jazzman님 오늘 mbc9시 뉴스에 나와서 이야기하시는데 깜짝 놀랬쟝아여.
유명인사랑 같이 매니아에서 다른 아이디로 만나는 재미도 쏠쏠... -
여자분? 뒷모습의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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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부에서의 느낌도 좋았습니다. 음반을 통해서 듣던 선율을 라이브로 느끼는 감동은 역시...
첫곡 "대서곡"은 곡자체가 노래라기 보다는 준비운동의 느낌이었지만 역시나 정교하면서도 현란한 기술에 기선제압 직빵;;...그 이후 러쎌의 노래가 본격적으로 시작~~
"시적왈츠" 도입부 부터 워낙에나 까다로운부분이라 보기에도 다리에 힘이 잔뜩...(아~ 저걸 어떻게 저렇게;;) 그리고 이어지는 가을하늘처럼 청명한 음색으로 그리는 동화적 선율에 찐한 감동~~ "시적왈츠" 딱 한곡 듣고나니 본전뽑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ㅋㅋ
담곡..러쎌의 수작 19th...에서 듣던 '헝가리 환상곡'으로 감흥의 피치를 올리고 화려하게 1부의 대단원을 장식!
2부에서의 다울랜드의 곡들은 르네상스앨범에서 접했던 곡들인데...역시나 바흐이전으로 넘어가면 취약해서;;좀 집중력이 약해졌슴돠;; 마지막에 소호?의 곡들은 첨들어보는데 뭔가 땡기는 맛이 -_-;;
앵콜곡은 "최후에~"랑 ","세레나타 에스파뇰라"도 좋았는데...웬지 2곡으론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고도리도 쓰리고에 피박까지 가는데...어차피 깜깜해져서 -_- 시간도 늦은거 러쎌님의 간판곡 파사칼리아나 파라과이무곡1번 같은거 쌈빡하게 때려셨었더라면...(시작전부터 희망사항 이던터라).... ㅡ,.ㅡ
러쎌아저씨 기타케이스가 윗부분에 칠이 많이 벗겨지고 기스도 많이나고 낡아보였습니다.
버리실때가 된거 같은데 저한테 버리셨으면;;; -
아... 내가 잠든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ㅡㅡ;;;;;;
그 커플들은 서로에게 몰입하고 있었나봐요.
저라면 그냥 그럴텐데 쏠로인 콩순님이니 그리보인거에요 ㅋㅋ
아니 그리고 기타접은내냐님은 연주회자엔 왜 가셨데용~ 닉넴배반스러운 행동이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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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시대곡들이 너무좋았어여 ㅠㅠ 러셀의 기타에서 나는 소리들은 넘을수 없는 벽을 느끼게끔해주더군요;; 나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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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헉... 콩순님... 아름다운 뒷모습이라뇨... -_-;;;;; 조금 위에서 보셨을 테니... 휑하게 비어있는 저의 속머리를 보고 그런 말씀을 혹시 하시는 거면... 아님, 앞모습보단 뒷모습이 좀 나은건지... 흙흙.... T_T
하여간 반가왔습니다요.
럿셀... 역시 멋진 ㅎㅛㅇ아... 지난 번 왔을 때 무려 4곡의 앵콜에 감지덕지했던터라 요번에 두곡의 앵콜이 좀 아쉬웠더랬습니다. -
쏠로라서 서러운게 아니라 두 사람의 뒤통수 때문에 러셀이 안보여서 서러운거였는데..
콩쥐님과 오모씨님 두 분 때문에 또 서럽자나여... 흑흑..ㅠㅠㅠ
째즈맨님, 아름다운 뒷모습의 정체는 꼿꼿한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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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늦게 도착해서 첫곡은 노쳤어요.들어두 잘 몰지만...근데 밖에서 들었는데요 소리에 뽀~옹~콩순이님은 제가 느끼구 있는걸 속속 알구 있듯이 후기를 잘두 쓰셨네요.아는체 해서 반가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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