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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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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 판화, 제비 (1998, 42cm x 50cm)
(클릭하면 원본크기로)







A Desalambrar
-Victor Jara







   지난 4월 하순경, 고모댁에 제비들이 찾아와 한창 새 집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모님은 그것을 몇 번쯤 허물어버리셨다. 그런데도 제비들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또 찾아와 부지런히 집을 지었다. 고모님이 제비집을 허물어버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아래 토방으로 떨어지는 제비똥들이 지저분하고 치우기 귀찮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깃털에 기생하는 온갖 벌레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집안에 퍼진다는 것이 더 큰 이유였다. 하지만 고모님은 결국 집 부수기를 포기하시고 말았다. 그냥 제비집 아래 비료 포대 하나를 깔아놓음으로써 똥을 치우기 좋게 하는 선에서 양보하시고 만 것이다. 왜 포기하셨냐고 묻자, "저 에미 정성에 내가 졌다" 하셨다. 그 일을 보며 나는 그냥 빙긋이 웃었다. 머지않아 그 보금자리에는 제비 새끼들이 시끄럽게 짹짹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질 것이다.  

   그런데 이 일을 보면서 한 가지 이상하게 생각되는 점이 있었다. 제비들은 왜 빈 집에는 집을 짓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곧 사람이 지켜보는 곳에만 집을 짓는다는 얘기이다. 나는 오랫동안 생각해보다가 나름대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물론 새의 행동학을 전문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터무니 없는 억측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제비가 우려하는 것은 뱀이나 다른 맹금류 같은 천적들의 침입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는 그것들이 나타날 확률이 훨씬 적다. 제비들은 오랜 세대를 거치면서 경험으로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게 축적된 '삶의 기술'은 사람과는 달리 단지 DNA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될 뿐이다. 그러고 보면 오직 인간만이 DNA 외의 고등한 전달체계를 갖고 있다. 그것은 인간만이 고등한 언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야말로 문명의 본질이다. 인간이 언어가 가능하게 된 이유는 '직립보행'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후두부의 울림통이 발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 유명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를 쓴 리차드 도킨스(Richard Dawkins)는 극단적 '환원주의'에 가까운 사회진화론자로 볼 수 있지만, 나중에 나온 이 책의 개정판에서는 그도 결국 인간의 문화적 전달체계를 넓은 의미의 유전자 개념─그는 이것을 밈(Meam)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에 넣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곧 마음이 전달된다는 의미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집, 오랫동안 비어 있던 이 집에도 내년 봄 쯤에는 제비들이 찾아와 줄까. 비록 제비똥 치우기가 조금 귀찮기는 하겠지만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공간, 생명이 살아 숨쉬는 아늑한 공간으로 다시 회복될 수 있었으면 한다.








...........

이상은, 제 홈페이지에 올렸던 최근 글을 재인용한 것입니다.
간만에 들러서 딱딱한 얘기만 할 수는 없기에...
그동안, 고향에 내려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이미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에 서 있으므로 그냥 의지로 버텨내고 있습니다. ㅎㅎ
지난번 안동의 천식님과 수님 그리고 브라질의 아이모레스님 만남 소식을 전해 듣고
갈 수만 있다면 한 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지요.
하지만, 다 적당한 때가 있는 것이고
무리를 하게 되면  뭔가 병통이 생긴다는 것 쯤은 알 나이가 됐기에 스스로를 자제했답니다.
그 날 만남은 참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다들 제 나름의 길을 열심히 살아가시는 님들이기에.
다음에 언젠가 또 좋은 기회가 있겠지요.
늦게나마 그 날 소식 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무튼, 저는 이 곳 매니아를 사랑하는 모든 님들께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냥 나는 나처럼만 살아라.
이 세상에 나와 똑 같은 사람은 없다.
오직 나 만이 나를 이해하고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철저히 사랑하라.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는 사람만이 결국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무엇이 성공한 삶인가?
오직 나답게, 끝까지, 자기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가는 삶이 성공한 삶이다."

그런데, 흑흑...
이번에 고향에 내려와 인터넷 접속 환경을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엄청난 손실(?)을 봤답니다.
인터넷이 자꾸 끊겼다 이어졌다 하는 통에 거의 2주간을 관계 직원과 씨름하다가
결론은 내 컴이 너무 후지다는 것이었습니다. (거의 6년 넘게 썼으니..ㅎㅎ)
할 수 없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었는데,
이런, 이 과정에서 업그레이드 업체의 직원이 정말 무식하게도
내 하드 드라이브를 상의도 없이 그냥 포멧시켜버린 겁니다.
악!!!!!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업그레이드의 기본이 백업 아니었던가? 어찌 이럴 수가...허!  도무지 말이 안나옵니다.
좋아하는 음악자료들, 그림, 그동안 써놓은 시들과 산문, 참고자료... 등등
몽땅 다 날라가고 말았습니다. 엉엉~!!!
(그 뒤로 며칠 잠을 못 이룸 ㅋㅋㅋ)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
할 수 없지요.

아무튼, 오늘은 마당가에 고추 모종을 좀 했습니다.
풋고추 열리면 조금씩 따 먹으려고요....^^

간만에 인사 올리고 갑니다.
님들 모두 건강, 건승하십시요.!!












  
Comment '5'
  • 아이모레스 2006.05.09 22:16 (*.158.13.100)
    솔개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반갑구요...
    근데... 귀한 자료들을 몽땅 날려보내셨으니 얼마나
    난감하셨을까!!!!!!! 와~아 정말 잠을 어찌 주무셨을까????
    나같은 장사꾼도 그렇겠거늘... 하물며!!!!!!!!!!

    참.... 근데... 콩쥐님이 그림을 부치셨다고는 하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어요... 한달 가까이 된 것 같은데...
  • 솔개 2006.05.09 22:26 (*.91.241.230)
    오메? 그게 뭔 말이다요?
    저는 수님을 통해서 이미 받아가신 줄 알았는데... ㅡ.ㅡ;
    제가 수님께 한번 알아볼께요..
    허... 그러면 안되는데...
  • kongjoi 2006.05.09 23:18 (*.5.70.218)
    imores-nim ....
    solgae´s painting is in my house.
    but i can´t send it...now i´m in spain and
    at that time imores-nim is in china.
    no problem.
    i will send you so please give your address in brazil.
  • 아이모레스 2006.05.09 23:40 (*.158.13.100)
    아~~ 아직 보내지 않았군요??^^ 미안합니다 난 것두 모르구 콩쥐님이 딱아 잡수신 줄 알공...^^
    뭐 바쁠 것 없어요... 천천히 보내세요... 주소는 메일로 보낼께요... 혹시 뭐 좀 더 필요한 거 있으면
    생각해 두었다가 부탁 드릴께요...^^
  • konggy 2006.05.10 03:29 (*.5.70.218)
    imores-nim...
    your ramirez guitar is good for brazil dealer...esteban tell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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