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찾아 왔는데
정겨운 이름들을 보고 반갑고 기뻤습니다.
보스턴에서 돌아와 친구들에게 글로 인사를 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몇몇 분들은 아직 제 이름을 기억하시고 계실테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서 새로온 분들도 많고 변한 것들도 많겠지요?
그동안 아이들 학교에 보내느라 이곳 생활에 다시 적응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는데
올 봄에는 친정 어머니를 여의고 하늘이 무너져 버린 것 같은 큰 슬픔을 겪었어요.
지금도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곤 한답니다.
어머니가 계신 곳이 어디든지 그곳이 바로 고향이라고 누군가 말했는데
어머니가 살아계시지 않은 지금 저는 고향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살아있다는 것과 숨 쉬고 움직이고 웃고 말하고 만질 수 있는 실체가 있다는 것과
마음 속에서만 이야기 나눌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요.
눈물이 납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너무 많이 울어서 더 이상 흘러내릴 눈물이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눈물이 남아있네요.
미안해요...... .
기쁜 소식을 전해서
웃음과 기쁨을 전하고 싶은데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하고 있네요.
사람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을래요.
늘 그랬듯이 웃음 띈 얼굴로
환하게 미소지으며 반갑게 인사 나눌래요.
그래서 제 슬픔이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않도록요.
참으로 고마운 것은
둘째 딸 줄리아가
어머니가 병상에 누워계실 때
기타를 가지고 가서 할머니를 위해 연주를 해드렸던 일이에요.
어머니께서는 딸 아이가 병실에서 연주하는 기타소리를 들으시고
무척 기뻐하셨지요.
오직 한 사람, 할머니를 위해 기타를 안고 연주하는 딸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얼마나 흐뭇했었는지요.
손녀 딸을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모습도 평화로웠습니다.
기타를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저도 지금 기타를 안고 노래를 부르면서 따스한 위로를 받고 있음을요.
제가 이렇게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날들을 추억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축복이 있기를 기도해요.
저를 기억해 주는 고마운 친구들에게도
기타가 주는 이 아름다운 선물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과 행복의 선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