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캠프 읽고 갑자기...

by 셀러브리티 posted Aug 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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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정님의 음악캠프 다녀오신 글을 읽고 나니 참 부럽습니다.
저도 대학 때부터 클래식기타 동아리를 들었다면 시작이 좀 더 빠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네요.

사실은 저도 대학1학년때 클래식기타 동아리를 들었었습니다.
그런데...가입신청하러 가니 동아리방(그 시절에는 '동아리방'이 아니라 '써클룸'이라고 했습니다)에 있던 선배중 하나가 제게 그러더군요.

"기타 좀 쳐봤어?"
"그냥 조금...포크기타만 쳤는데요"
"어디 할 줄 아는 거 좀 해봐"

저는 해바라기의 노래 한곡을 쳤습니다.

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우린 알고 있었지 서로를 가슴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이런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였는데요. 이주호씨가 전주부분을 연주할 때 기타음색을 너무 예쁘게 내서 한창 좋아했던 노래였습니다. 3 finger 반주도 리듬감있었구요. 제 흥에 겨워서...간주까지 넣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그랬더니...거기 있던 선배들 중 제일 예쁜(*^^*) 여자 선배가 그러더군요.

" 너 기타 참 잘치는구나. 무슨과니? 꼭 우리 동아리 들어와야 해 "

그러자 갑자기 저보고 기타쳐보라던 선배(알고보니 2학년이었음)가 분위기 썰렁하게 이러는 겁니다.

" 너 여기와서 그딴거 치려면 들어오지 마. 알았어?"
" ...... "

그날 수업이 끝나고 동아리방에 갔는데 제게 친절하던 여자선배는 없고 저한테 뭐라하던 그 선배하고 몇몇 선배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낮에 저한테 '그런거 치지말라'고 했던 선배가 연주시범을 보여줬는데 곡목을 알 수 없는 클래식 속주곡이었습니다.
...제겐 하나도 아름답게 들리지가 않았습니다.

그 때 저한텐 세고비아 스틸기타하고 삼익 클래식기타가 있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기타 두대를 보니까 기분이 묘하더군요.
기타 두대가 제 갈길(?)을 묻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전 스틸기타를 잡고 음반을 틀었지요. 그렇게 연습하면 이주호씨가 제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는 것 같았거든요.

제가 클래식기타를 일찍 시작하지 못한 것은 그 선배때문일까요?
아니면 꿋꿋하게 '이 동아리가 니꺼냐' 하고 계속 나가지 못한 저의 나약함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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