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
풀빛이 짙어가는 오현리 둠벙가
설핏한 한낮의 꿈 속에서
너는 물오른 버들가지로 살랑거렸지
상큼한 그 허리춤을 훔치고도 싶었지만
구름은 또 둥실걸음으로 저만큼 건너가고 있으니
이 놈아,
너도 풀어놓은 치마끈일랑 빨리 챙겨가거라
담배 은박지 속의 소금 한 줌, 찐계란, 막걸리
이런 살림으로도 이미 햇살 바꿔먹었으니
논물 소리나 졸졸 따라갔다가
뒤뚱거리는 집오리 두엇 만나거든
다시 돌아가야지
원래 두고 온 것도 두고 갈 것도 없었지만
막 깨어난 저 돌배나무 처녀를 꼬드겨
오늘밤엔 남 몰래 두근거리며 입맞춤 한번 할까
봄은 언제나 글썽이며 피어나는 꿈.
-200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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