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도 전이었을 것이에요.
당시 럿셀과 바루에꼬가 울나라 기타계를 평정하고 있을 때 독일기타리스트가 온다해서 가 보았죠.
괘란쉘셔였습니다. (그떄 우린 다 글케 불렀죠)
제 기억으로 그때 그는 6현을 연주했었는데,(맞나...)
공연을 마치고 나온 친구들은 사무 여느때와 달랐습니다.
보통 바루에꼬, 렛셀의 공연이 끝나면 뛰어나와서 서로를 보면서 광분하곤 했죠.
"우와!!!!!!!!!! 저렇게 치다니..저런 소리를 내다니.....!!"
그러나 쉘셔의 공연을 보고나서는 다들 너무나 차분했습니다.
공연이 좋지 않았을까요? 아닙니다. 다들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서 말한 비루투오소적인 연줄자들이 청중을 흥분 시킨 반면,
쉘셔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사람들을 차분하게 곡 속으로 안내하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속삭이듯한 목소리로 침대 머리 맡에서 책을 읽어주는(그런 적 없음) 엄마의 목소리 같이 자애롭다고나 할까요?
그 후로도 그의 공연은 그러했습니다.
차분하고, 이성적이고, 자극적이지 않은 한결같은 그의 차분한 호흡...
다소 정열적인 노래를 좋아하는지라 이번에 그의 내한 공연에 큰 관심을 가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몇일인지도 모르고 있던 공연 당일, 강남역에 일을 보러 갔다가 오는 길에 엘지아트센터가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엘지아트센터는 제가 참 좋아하는 공연장인데, 이유는 맛난 마늘빵이 500원밖에 안하고, 무대가 너무나 현대적이고 홀이 높아서 소리가 날라다니는 풍경이 최고인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튼 그 생각에 공연장에 도착, 허겁지겁 3마넌짜리 표를 사들고 3층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첫 곡을 놓치고 들어가니 사람들이 거의 꽉 찬 호황 공연이였습니다
많은 음반을 발매한 기타리스트들의 공연에는 항상 일반 음악애호가(로 보이는)들이 많이 참석하는것 같습니다.
반면 우리가 아는 대가라고해도 국내에 많은 음반이 소개되어있지 않으면 자리를 채우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공연 계획을 1년 전에 잡았으면 그 사람 음반부터 국내 매장에 쫘악 뿌리는 작업을 해야 할 꺼 같다 생각했습니다.
엘지아트홀은 매우 현대적인 디자인이라 어쩌면 소리가 차갑게 맨돌것도 같은 분위기였는데, 그런 면이 음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기타에 적합한 대형 홀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음의 반사가 좋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거등요.
사진을 못찍어 아쉽습니다.
그의 두번 째 곡이 연주되고, 11현기타로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예전과 달라진게 없는데,
예전보다 훨씬 호소력이 있는 연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크를 썼던지라 소리는 홀을 꽉 채웠지만, 1현 기타의 오묘한 배음의 울림을 직접 다뤄본적 있어 아는 저는 그 부분이 참 아쉽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의 감성을 풀어나가는 표현법을 보면서 생각난게 미술에서 쓰는 용어인 '원근법','양감'등이었습니다.
이를테면 어느 부분을 음악적으로 크게 연주하든 작게 연주하든 음량의 변화를 밀고당기듯이 주는 것 만으로 표현이 있어보이는 기교를 말하는 것인데요,
저는 그의 그러한 표현이 일조으이 그의 표현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세부적인 프레이즈의 노래가 없는것도 아니었지만, 제가 느낀 부분은 지나치게 밀고당기는 것에 의존한 단조로운 표현법이 아닐까 하는것이었습니다.
다만 이번 공연은 예전보다 더 그것이 심해, 곡을 큰 스케일로 보듯 보였고, 다이나믹이 느껴져 음악이 한층 더 돋보였다는 것입니다.
곡이 좋고, 편곡이 개성 있고, 11현기타인지라 무궁동의 울림이 좋고, 따듯한 감성으로 친절하게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하고, 실수가 없고, 피아노포르테가 자연스러워 그것이 음악으로 느껴졌으나, 곡 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을 느끼기에는 연주자 개인적 차분한 취향이 지극히 강했다...가 저의 감상 평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가 답게 그의 연주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고,
10년의 세월이 그저 지나가고 있는것이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공연이었습니다.
돈이 아깝지 않은 격조 있는 공연, 잘 보았습니다.
공연 후 몇몇 매니아님들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울나라도 11현 전문 연주자 좀 나왔음 좋겠어요!
[*주의 : 이상의 저의 취향으로 바라 본 것을 적은 것이기에 실제 공연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연후에 만난 매니아님들과 기타리스트들은 다들 너무 좋았다고 했거등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