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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149.24.206) 조회 수 3629 댓글 21
소아시아의 기막힌 해변가 어느 동굴에서, 오! 이런! 믿어지지않을만치 상태가 온전한 텍스트가 한 무더기 발견된다. 학자들은 그것을 읽은 후 두번 생각하지도 않고 "이것은 아리스토파네스의 작품이야." 라고 결론내린다. 공부를 아무리 많이 한 학자라할지라도, 아무리 고전 텍스트에 능통하다하더라도 그들이 그저 "감"만으로 그렇게 자신있는 언술을 할 리가 없다.

조금은 구식이긴 하지만 텍스트분석이라는 나름의 체계가 있는 것이다. 언어라는 것은 인간의 사고가 내면화한 것이며 일생을 걸쳐온 습관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독특한 특징들이 나타나게 마련이고, 그것을 읽어내어 저자를 감별하는 방법은 사실 문학이라는 장르가 시작된 이래 있어온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오늘날 서양고전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선 것이 아니다. 로마공화정말기정치사상사를 공부하는 나에게도 역시 그렇다. 또한 이러한 방법은 고전시대의 텍스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어떤 하나의 언어에 한정되어 쓰이는 방법론도 아니다. 정확히 문장만으로 저자를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 안 믿어진다고?

1996년 1월 랜덤하우스에서 익명의 작가가 "삼원색"이라는 책을 펴내었다. 이 책에 대하여 "뉴욕"지는 배서대학 영문과의 돈 포스터 교수에게 저자가 누구인지 밝혀달라는 요청을 했고, 그는 언어분석방법을 통하여 이 작가가 뉴스위크지의 "조 클라인"이라는 것을 밝혀내었다. 조 클라인은 처음에는 부정했으나 몇달이 지난 후 저자라는 점을 시인했다. /"조 클라인"이라는/ 실명으로/ 발표된/ 그의/ 글들과/, 작품의/ 글은/ 동/일/인/의/ 것/으/로/ 분/석/되/었/던/ 것/이/다.

또 한가지 사례가 있다. 불과 몇년 전 있었던 "탄저균"테러는 협박편지와 탄저균을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 흰 봉투에 넣어 주요 인사들에게 배달한 것으로 미국 전역을 그야말로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어버린 사건이었다. 실제로 이 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죽은 사람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도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우편시스템에, 아니, 정부에 불신이 생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떻게 같은 인간으로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인류에 대한 의심" 또한 그들은 겪어야만 했다.

돈 포스터 교수는 당국의 의뢰를 받아 다시 함께 배달된 협박편지의 내용을 분석한 후, 이것은 표면상의 내용대로 이슬람 과격 분자들의 소행이 아니라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미국인의 글이라는 가정을 세운다. 이후 그는 관련 인사들의 글을 분석하여 이것이 세균학자인 "스티븐 하트필"의 소행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오래 전 흙으로 돌아간 고전의 텍스트저자들은 죽었으니 말을 할 수 없고, 조 클라인은 시인했으나,  탄저균 테러자로 생각되는 "스티븐 하트필"은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은 무죄라고 주장하였다. 그가 눈물을 글썽이고 목이 메어 그렇게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단 하나, 물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텍스트에 대한 언어분석방법이 반드시 저자감별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글 전체의 진술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진술, 혹은 허위진술, 과장진술같은 것들도 밝혀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언어적인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글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드러나는 그 사람의 모든 부분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익명으로 많은 이들을 불쾌하게 하는 당신, 익명이어도 숨길 수 없는 것은 많다.

자주 쓰는 단어, 단어들의 어미변화, 주어와 술어 목적어의 관계, 부사어의 위치, 문장간의 논리적 전개방법, 접속/연결어, 상용구,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넘어서서 저자가 인식하고 있는 기반, 그의 세상인식,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바, 즉, 그 텍스트의 내용은 결코 숨길 수가 없다.

그리고 더하여 혹 그런 것이 있다면, 당신의 "인격" 역시도.




















    
Comment '21'
  • 으니 2004.10.05 13:14 (*.149.24.206)
    덧붙임 :

    당신이 만약 바보가 아니라면, 즉,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허튼 일들을 계속 하도록 할만큼 분명한 목표가 있는 것이다.

    무엇을 원하는가.

  • 음... 2004.10.05 13:55 (*.49.47.15)
    저 역시 이곳에서 익명으로 누군가를 험담하는 일이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인데요.
    익명으로 누군가가 난동을 부려도 그 사람에게 뭐라 해야지 누군가를 짐작해서 짐작한 사람을
    탓하는 것은 좋지 않는 것 같아요. 이 곳에 드나드시는 분이 돈 포스터 교수만큼 텍스트분석에
    능통하신 분들도 아닐 테고 돈 포스터를 능가한다 하더라도 100%을 확신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저도 이곳에서 "대충 누구인지 감이 잡힌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물론 저는 그분이 짐작한 사람은 아니었고요.
  • 음... 2004.10.05 13:55 (*.49.47.15)
    혹시 오해하실까봐 덧붙이면 익명으로 난동부리는 사람을 두둔하는 게 아니고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의심받는 경우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 익명 2004.10.05 13:56 (*.195.225.161)
    맞아요~
    이렇게 익명으로 써도 알만한 분덜은 다 아신다니까여...
    저도 금방 뽀록나잖아요....--..--a;;;
  • 의의넘 2004.10.05 13:57 (*.195.225.161)
    ↑ZiO...
  • ZiO 2004.10.05 16:30 (*.195.225.161)
    근데 가끔은 진짜 누군지 모를 분덜이 있긴해요...--..--a;;;
  • 유진 2004.10.05 17:04 (*.106.140.234)
    음.. 다소 오해의 소지가 많은 글 같아요..

    익명을 악용해 상처뿐인 글을 남기는 분(?)들도 많지만..

    너무나 순수한 마음으로 글을 남기고자..
    익명으로 쓰시는 분들도 많답니다..
    (일부 미꾸라지를 향한 말씀인거 잘 알지만..
    불특정다수를 향해서 공격적인 말씀을 하신게 될 수도 있습니다..)

  • 2004.10.05 17:15 (*.80.23.86)
    으니님글은 모든익명님에게 하는말이 아니라
    똑같은글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아래 "익명제"님 한분에게만 하는말인거 같은데여.
  • 유진 2004.10.05 17:21 (*.106.140.234)
    네.. 저도 그거 잘 알고 있는데요..
    이 글만 보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할거 같아 드린 말씀입니다..

    글의 방향이나 논지로 보아..
    몇몇 악플이 있을게 염려돼 말씀드린 거죠..
  • 수님은 2004.10.05 21:37 (*.41.136.79)
    이럴 때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나설때 안나설 때 가리지 못하고, 도무지... ㅉㅉㅉ
  • ZiO 2004.10.05 21:51 (*.237.118.139)
    61.41.♡.79 ☜댁부터 이럴 때 좀 가만히 있었음 좋겠다.나설 때 안나설 때 가리지 못하고 도무지.... ㅉㅉㅉ
  • 뽀로꾸기타 2004.10.06 00:17 (*.88.108.148)
    어쩌면...
    가끔씩 나타나는 악플러 보다...거기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며
    악플에 악플로 답하는 여러분이 이 곳을 더 황폐하게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뭐..그로인해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ㅡㅡ;)
    악플에 똑같이 악플로 답하기는 쉽죠...그냥 감정 가는데로 쓰면 되니까요...
    그런 행동이 악플러의 장단에 맞춰 춤추는 것이라는건 모두 잘 아시잖아요?

    별 기척없이 눈팅만 하던 누군가가... 이 곳에서 실망을 느낀다면..
    그건 아마, 악플러 때문이 아니라...나름대로 친근함을 느꼈던 분들의
    예상치 못한 언행 때문일런지도....
    어차피 악플러에겐 실망을 느낄 이유가 없으니까요...

    악플러는 악플을 먹고 삽니다.....
  • ziO 2004.10.06 00:37 (*.237.118.139)
    그러게요...
    하지만 숨어서 찍찍대는 쥐들,
    박멸되는 그날까지(그날이 오기는 할 것인가)
    제 선에서 최소한 예절바르게 밟아드려야죠.
  • 아이모레스 2004.10.06 00:41 (*.158.12.2)
    악플러의 효과 = 도플러의 효과??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약발이 더 많이 듣죠...
    하지만... 뒤에서는?? 약발이 많이 떨어진다는... ^^
    왠만하면 나서지 말구 그냥 뒤에 계시는 게...

    뽀로꾸기타님 말씀... 저도 많이 동감합니다!!!
  • 초코파이 2004.10.06 00:45 (*.91.211.234)
    "나는 네가 지난 추석때 한 일을 알고있다"
  • 초코파이 2004.10.06 00:46 (*.91.211.234)
    초코파이는 情님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토토 2004.10.06 00:51 (*.205.34.224)
    오리온이 아닌가보군요. ^^ 초코파이는 누가 뭐래도 역시 오리온이져..
  • 초코파이 2004.10.06 00:59 (*.91.211.234)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등록상표임을 알려드립니다.
  • 뽀로꾸기타 2004.10.06 00:59 (*.88.108.148)
    밟기 보단 ..굶기는게....^^;;
  • ZiO 2004.10.06 01:15 (*.237.118.139)
    알겠습니다...걍 굶기기로하죠.
    이참에 악플에 리플달지말기 운동을 전개함이 어떨지...
    (이런 애기 해놓고 또 악플 등장하면 선두에 나서서 마구 설치는 나...--..--;;;)
  • 아이모레스 2004.10.06 04:43 (*.158.12.2)
    근데요... 참 으니님 너무 멋지단 말을 한다는 걸 잊었어요!!!!
    으니님~~~ 언젠가 람세스나 플루타크 영웅전보다 더 멋지구
    잘 팔릴 수 있는(이거 무지 중요함!!!) 역사서 쓰길 바래요!!!
    제목은......
    <하프 로마제국 멸망사??^^>
    <악플로는 로마제국을 멸망시킬 수 없는 이유...^^>
    ㅋㅋㅋ 이럼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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