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그녀에 대한 이미지
뚜렷한 개성과 타고난 유연함이다..
내가 좋아하는 연주 스타일과는 사실 거리가 좀 있지만 (삐에리, 아우쎌, 미노루 등등의 박력있는 표현을 좋아함..)
그녀가 보여주는 음악이야기는 너무 아름다워서.. 예쁜 여자를 보면 끌리듯 본능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2.. 연주회에 가게 된 사연..
그녀를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녀의 고정 레파토리에는 사실 식상해 있었다..
(물론 그녀의 연주는 생동감이 넘치지만.. 끝없이 숙성되자 않으면 입맛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
해서.. 직접 볼 생각은 없었는데..
Citara님의 난데없는 제안.. 표를 그냥 주시겠다는 거다..^^;
나란 놈의 변덕은.. 내가 이렇게 단순한 놈이었나.. 아무 생각도 안나고.. 그녀의 아름다움을 귀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생각밖에 안났다.. 오후4시였는데..무조건 대전에서 서울로 출발했다..ㅡㅡ;
3. 감상후기..
고대 인촌기념관은.. 외관부터 단아하고 고풍스러운게 꽤나 맘에 들었었는데..
음향적으로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비가 와서 습도도 적당했고.. 연주홀 설계도 계산된 건축같진 않았지만.. 소리가 좋게 들렸으니 걍 좋게 보였다..^^;
(물론 전용 연주홀은 아니겠지만.. 사실 천장과 객석의 각도는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다..)
드뎌 연주시작..
로하스는 사진에서 보던대로 심플한 하얀색 정장을 입고.. 시종 여유있는 모습으로 등장해서 자리에
앉았다..
첫곡은 소르의 마적이었는데..
긴장과 함께 굳어진 손으로 다소 불안한 출발을 했다..
약간 딱딱한 표현..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결국은 평정을 되찾고 3변주부터는 그녀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음곡은 아랍기상곡..
조금 안타까웠다.. 에어콘 소리와 무대환경때문에 집중이 잘 안됐었던 것 같은데..
다소 느린템포로 곡을 이끌어 나갔는데.. 그녀의 전매특허인 자유로움이 잘 묻어나오진 않았던 것 같다..
세번째는 로디리고의 itaiaca famasa..
첨 들어보는 곡인데 굉장히 잼있었다..
기교적으로 굉장히 난해해 보였는데..(아랑훼즈를 연상케 하는 3옥타브 스케일..묘기 수준의 왼손 슬러와
트릴.. 복잡한 성부..)
거기에 굴복하지 않고
전체적인 그림을 멋지게 그려내서 좋았던 것 같다..
주제를 발전시킬 때..성부가 틀려질 때마다..
음색과 터치를 적당히 바꿔서 마치 협주곡을 듣는 듯한 기쁨을 주기도 했다..
역시 로하스..^^*
담곡은 인디오 발라드..
심플한 멜로디를 재밌게 반복시킨 곡인데..
의외로 매력적이었다..
1부 마지막 곡은 Abrieto였던가..
오늘 연주회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연주였다..
역시 첨들어본 곡인데..또 역시 굉장히 잼있었따..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주제.. (주제의 변형도 그렇고.. 갖가지 특수주법으로 톤을 극단적으로 다르게 연주해
여러 악기로 연주하는 실내악적인 느낌을 주었다..)
예측불허의 반전.. 이렇게 멋진 작곡가를 왜 몰랐을까..
글구 일케 멋진 연주자를 왜 글케 생각했을까..ㅡㅡ;
2부는 망고레의 파퓰러한 곡들로 채워졌다..
자리를 앞으로 옮겨 앉았는데.. 소리가 더 또렷하고 강하게 들려서.. 부드럽게만 생각했던..
그녀의 터치에 대한 생각을 달리 하게 됐다..아 자리탓이였구나..
그녀도 너무 많이 연주를 한 곡이어인지.. 시종 여유가 있었고..때론 여유가 너무 넘쳐서인지..
잦은 실수가 보이기도 했다..ㅋㅋ
사실 내 입장에선.. 좀 식상한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이쁜 음악앞에선 귀가 똥그레 질 수 밖에 없었다..^^;
대성당을 연주할 땐.. 유달리 관중의 환호를 받기도..
매냐에 이미 올라왔던 maxixie는 녹음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음색..
덕분에 녹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앵콜곡은 관중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울티모 칸토를 했는데
유려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너무 좋았지만.. 줄이 내려가서인지 조율이 잘 안 맞아 좀 아쉬웠다..
4. 로버트 럭과 브라만..
앵콜에선.. 로하스는 브라만으로 연주를 했는데..
연주전에 이레적으로 악기에대한 칭찬을 했다..(오해의 여지가 있으므로 생략..)..그것도 굉장히..
일단 음량면에서 럭을 압도하고..풍부한 배음과 울림이 환상적이었다..
다만 기타가 길이 안들어서인지.. 약간 뻣뻣하고.. 질감이 뚜렸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어쨌든.. 그녀는 악기에 대해 대단히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고..
앵콜연주에서의 조율문제만 논외로 치면... 성공적인 악기데뷰였던것 같다..
5. 뒷풀이..
홀로 왔단 부끄러움과 민망스러움을 제끼고..용기를 내
citara님께 감사표시를 하고 기타매냐분들께 인사를 했다..
자작나무란 카페로 가서 인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결국은 기타연주..
따뜻하면서도 지적인 저녁하늘님.. 조용조용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수님.. 훤칠한 키에 기타도 잘치는
옥용수님, 항상 특별하신 지얼님,오늘의 나의 영웅 citara님, 맹구님, 기타원 사장님, 겸손하고 넉넉한 웃음을 가지신 뽀로꾸기타님과
인사하고 연주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고.. 즐겁게 애기를 했다..
다만 한스러운 건 내 소심한 성격..
(엉겁결에 기타를 받아들었는데.. 많은 음중에 제대로 손에 걸린게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내 소심증과 준비안된 연주가 빚어낸 대형사고..ㅡㅡ;)
어쨌든..기타치는 사람은 다 성격이 다 좋은 것 같다..(몇 명 빼고..ㅋㅋ)
다 깊게 애길하진 못했지만..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그것자체가 선물로 느껴졌다..
다시한번 감사하게 생각한다..
p.s 좀더 자유롭게 쓰고자 말을 놓고 썼으니 이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