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리오즈의 기타 모음곡 "창조의 7일" 악보 발견!!
피아노가 아닌 기타를 바탕으로 그만의 관현악법을 창시, 완전히 남과는 다른 그만의 사운드를 오케스트라로 창조해 낸 프랑스의 낭만파 작곡가 베를리오즈. 기타를 잘 다루었다는 전설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기타곡들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있어 많은 사람들의 의아함을 자아내 왔다.
그런 의문에 답이 나왔다. 그가 작곡한 기타의 대곡이 드디어 발견된 것이다. 그의 "환상교향곡" 자필 악보에 겹쳐서 보이지 않는 잉크로 쓰여있었던 이 곡은 전곡 7곡, 연주시간이 약 45분에 이를 것으로 생각되는 대곡, 기타를 위한 교향시라 할만 한 "창조의 7일"이다.
창세기 1장에 나오는 천지창조의 이야기, 여호와께서 6일간에 걸쳐서 이 세상을 창조하고 7일째 안식하셨다는 그 이야기를 기타곡으로 그려 낸 것인데, 마치 바흐의 칸타타에나 어울릴 것 같은 이 주제를 베를리오즈는 그만의 음악적 언어로 거침없이 풀어내고 있다.
제 1곡 "빛이 있으라"의 영롱한 아르페지오로 시작되어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 장면, 온갖 짐승들이 창조되는 장면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묘사적이며, 여호와를 나타나는 idee-fixe의 사용은 이 악보가 베를리오즈의 곡임을 확연히 말해준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제 7곡 "안식일"인데, 첫 마디에서 여호와의 Idee-fixe를 연주한 기타리스트는 4분 33초간 아무 연주도 하지 않고 무대에 조용히 앉아있도록 지정되어있다. 악보에는 이 부분을 위해 4분 33초 짜리 모래시계를 반드시 준비할 것을 지정하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은 죤 케이지의 화제작 <4'33">에 1세기 가량 앞서는 것이기 때문에, 죤 케이지가 이 "창조의 7일"을 알고 있었는가, 알았다면 어떠한 경로로 인가 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작곡된 당시 이 곡이 연주되었다는 기록은 전무한 상태로, 이 곡을 지금 누가 먼저 연주하여 "세계초연"의 영광을 얻어내느냐가 기타계 내의 뜨거운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현대음악 연주의 거장들인 기타리스트 Roberto Aussel과 Eduardo Isaac, 가장 프랑스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Roland Dyens, 그리고 현대 기타음악 연주에서 빼어놓을 수 없는 거장 Julian Bream 등이 이 악보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확인 되지 않은 소식이 있을 뿐이다. 백 수십 년 만에 초연을 맞게 된 대곡 “창조의 7일”의 앞날에 기타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