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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7.131) 조회 수 4128 댓글 1
英런던대-BBC방송 전세계 네티즌대상 '혐오감' 조사 《고름, 토사물, 가래침, 똥, 구더기, 바퀴벌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혐오감이 느껴지는 대상이다. 그런데 혐오감은 워낙 강렬한 감정이기 때문에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완전히 멸균처리한 바퀴벌레가 담긴 주스를 내밀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마시길 꺼린다. 사람들은 왜 본능적인 혐오감을 갖게 됐을까. 최근 영국의 과학자들은 혐오감이 인류가 병에 감염되지 않으려고 생겨난 감정임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피자를 먹고 있는 남녀 한 쌍. 다정함을 과시하는 듯 이들의 테이블에는 콜라가 한 잔뿐이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콜라에 침을 뱉고 빨대로 휘휘 저으며 말한다. “자기, 날 정말 사랑하면 마실 수 있지?”

전철비교
텅 빈 전철칸에서는 병에 옮을 염려가 없지만 만원 전철에서는 병균이 퍼지기 쉽다. 혐오감이 질병을 피하려고 생긴 감정이라면 오른쪽의 경우 혐오감이 높을 것이다. 오른쪽 아래 수치는 평균 혐오감 민감도로 1(혐오스럽지 않다)에서 5(아주 혐오스럽다)까지 5점 척도다. 사진제공 바이올로지 레터스

애인의 엽기적인 사랑확인법에 당황한 남자는 한참을 고민한다.

“미안. 도저히 안 되겠는데….”

“실망이야!”

토라진 여자는 콜라를 집어들고 마시려다 다시 내려놓는다. 좀 전의 침이 떠오르면서 역겨움이 확 밀려왔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자를 탓하기보다는 여자의 장난이 심하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남자의 태도도 비합리적이다. 콜라잔에는 이미 서로의 침이 섞여있을 테고 애인과는 진한 키스도 하지 않는가.

여자의 행동은 더 우스꽝스럽다. 자기자신의 침에 비위가 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들의 반응에 공감할까.

영국 런던대 위생센터의 발레리 커티스 박사는 ‘혐오감’은 인류가 질병의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감정이라고 주장한다. 커티스 박사는 타액을 비롯해 대변, 토사물, 고름, 혈액 같은 체액이나 상처, 썩은 고기나 구더기, 회충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한 혐오감을 느끼는 것들이 병균이 좋아하는 대상과 일치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커티스 박사는 자신의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영국 BBC 방송과 공동으로 전세계 네티즌을 대상으로 혐오감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자들은 비슷한 이미지가 쌍을 이룬 사진 20장을 준비했다. 쌍을 이루는 이미지는 한쪽이 질병과 관련이 없고 나머지는 있다는 것이 차이다.

얼굴비교
왼쪽 얼굴에서는 병의 흔적을 볼 수 없는 반면 오른쪽 얼굴은 뾰루지가 나 있고 땀에 젖은 모습이 병자같다. 혐오감이 질병을 피하려고 생긴 감정이라면 오른쪽의 경우 혐오감이 높을 것이다.

예를 들어 파란 액체가 묻어있는 수건과 체액이 연상되는 누렇고 불그스름한 액체가 묻어있는 사진이 비교 대상이다. 참가자들은 사진을 한 장씩 보면서 1점(혐오스럽지 않다)에서 5점(아주 혐오스럽다)까지 점수를 매긴다. 사진은 임의의 순서로 섞여있기 때문에 쌍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혐오감이 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생긴 본능적 감정이라면 질병이 연상되는 대상에 더 강한 혐오감을 느끼고 이런 반응에 문화적 차이가 별로 없어야 한다. 그런데 설문 조사에 참가한 4만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자 연구자들의 예상과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다. 즉 질병과 관련된 이미지쪽이 혐오감 수치가 훨씬 높게 나왔는데 이런 경향은 설문 조사에 참여한 165개국 사람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또 남성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성이 혐오감이 커야 하고 나이가 들수록 자손을 낳을 가능성이 줄어들므로 혐오감도 작아질 것이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노인보다는 젊은이가 건강에 더 민감해야 종이 유지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분석결과 질병 연관 이미지의 평균 혐오감 수치는 여성이 3.5로 남성의 3.2보다 높았다. 또 나이와 비례해 혐오감 수치가 떨어졌다.

벌레비교
말벌은 침을 갖고 있지만 병을 옮기지는 않는 반면 이는 전염병의 매개체다. 혐오감이 질병을 피하려고 생긴 감정이라면 오른쪽의 경우 혐오감이 높을 것이다.

커티스 박사는 “혐오감은 수백만년간의 진화를 거쳐 뇌속에 각인된 원초적 감정”이라며 “대변이나 침, 기생충을 보고 강한 거부감을 느낀 조상들이 더 건강했고 그 결과 그들의 유전자가 더 많이 전달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혐오감은 주로 시각과 후각을 통해 즉각적으로 인식된다.

역겨운 대상을 접할 때 보이는 반응도 혐오감이 본능적 감정임을 보여준다. 이때 얼굴표정은 문화권에 상관없이 코를 찡그리며 입술이 일그러진다. 또 “웩”하며 무의식적으로 내뱉는 소리도 영어의 경우 ‘yuck’인 것처럼 언어에 상관없이 비슷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타인의 체액과 접촉하는 키스를 할 때 혐오감은커녕 황홀감을 느끼는 것일까? 커티스 교수는 “이 경우는 자손을 낳으려는 본능이 감염되지 않으려는 본능을 압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사람의 감정은 의식하지 못하는 본능의 명령에 따라 휘둘리는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근호에 실렸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기자 sukki@donga.com

Comment '1'
  • ... 2004.02.28 02:10 (*.49.47.131)
    제가 얼마전에 신문에서 본 기사인데 위에 글과 통하는 면이 있는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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