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보이님 보세요.

by 지나가며 posted Jan 08,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아따보이님 보세요.

아따보이님의 소박한 글을 읽으면서 무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작곡공부를 시작해 보겠다는 희망도 참으로 흐뭇하고 당차 보였습니다. 그런데 님의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너무 어처구니없고 화가 나서 여러 번 망설임 끝에 글을 씁니다. 이제부터 글이 다소 거칠더라도 이는 님에게가 아닌것으로 이해해 주서요.

시를 아무나 쓸 수 있는 것과 작곡을 아무나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작곡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시를 아무나 쓸 수있다는 말은 모국어에 한정된 것입니다. 영어나 독일어 시를 누구나 쓸 수 있습니까? 영시, 독시를 맘대로 쓰기 위해서는 영어,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구사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게 엄청난 공부 없이 가능한가요?

음악은 음예술이 갖는 복잡한 어법에 따라 하나 하나의  음속에 물심사상(物心事象)이 포함된 인간이 고안한 최고의 형이상학적인 언어입니다. 음예술적 어법을 습득하는 것은 그냥 해보아서 될 수 있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절대로 아닙니다. 음악은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악보로 기록되는데 악보 읽는 것만 해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아따보이님도 현재 심각하게 고민하는 당장의 문제일 것입니다. 이게 그냥 해 보아서 되기까지는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악보문제만 하더라도 이런데 그 외에 음악통론, 화성법, 대위법 등이 배우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입니까? 그리고 이런 이론 없이 그냥 작곡을 해보면 된다는 생각은 그야말로 작곡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들의 헛소리에 불과한 것으로 상대할 것이 못됩니다.

이론이라는 것은 실제와 별개의 것으로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2천년전 피타고라스는 음정의 협화, 불협화를 실험하여 음정이론을 만들었고 우리는 따로 복잡한 실험, 경험의 과정을 생략하고 단 몇 시간의 노력으로 2천년전의 경험을 단숨에 습득하는 것입니다. 단선율의 유니즌이 어느날 인간의 지혜가 발달하면서 오르가눔으로, 포부르동으로, 지멜로, 디스칸투스로 발전하여 오늘날의 화성법 대위법이 된 것입니다. 이것은 음악예술이 본래적으로 포함하는 것이지 강제로 덧입히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움을 느끼기전에 공부에 치여 ,이론에 치여 기냥 공부하다 세월 보내는 사람은 처음부터 절대로 작곡가가 될 수 없는 소질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론공부는 작곡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입니다. 이론공부 정도의 작은 어려움도 극복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작곡을 하겠다는 것인지요? 진정한 창작은 문자 그대로 해산의 고통입니다.

그렇다고 작곡이 무슨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도를 밟아야 바른 작곡에 입문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작곡과출신들이 공부에치여서 작곡안하거나 못하는 사람이 몇사람이나 되겠어요? 현실적 여러 여건 때문이죠. 만약에 그런사람이 있다면 부적격자가 자신에 맞지도 않은 쓸데없는 공부를 한 것이죠.    

댓글로 충고를 주신분들은 작곡에 있어서 아따보이님 보다 어떤 점에서 더 우월한 자격이 있어서 그런 충고들을 하시는지요? 아따보이님의 글에 의하면 장차 선생님이 될 분인 것 같은데 선생님이 잘못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전에도 어떤 분이 작곡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는 분에게 여행을 많이 하면 된다는 좀 이상한 충고를 본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이분의 충고가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하는 노파심으로 많은 망설임 끝에 글을 씁니다. 혹 이 후에 이런 경우에 참고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아따보이님은 음악가 주소록 중 작곡가편이나 작곡가 사전 등을 찾아보시고 현역 작곡가분들에게 멜이나 편지로 직접 어드바이스를 구해 보세요, 또는 다른 넷사이트도 부지런히 찾아보세요. 틀림없이 정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Articles

6 7 8 9 10 11 12 13 14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