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님께.

by gmland posted Dec 14, 200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 이승환님께.

  우선 이승환님의 순수함과 음악에 대한 열정에 찬사와 경의를 보내며, 한편 큰 기대를 가져봅니다.

  님의 본문에 매단 내 굴비는 님의 글에 대한 비판이 전혀 아니며, 어쩌면 동문서답일 것입니다. 오히려 애달픈 느낌을 감출 수 없어 몇 자 적은 것입니다.

  음악인이 음악 이외의 탐욕을 지닌다면, 그는 이미 예술인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승환님의 생각에는 추호의 하자도 없습니다.

  다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했으므로 슈베르트처럼 음악인이 그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발상을 조금만 전환해서 고정관념을 혁파한다면 훨씬 더 낳은 현실 속에서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말한 것입니다. 21세기는 과거와 비교하는 것조차도 어려우리만큼 모든 것이 확연히 변했습니다. 지금은 더 좋은 환경이 더 좋은 음악을 만듭니다.

  또 클래식 음악과 클래시컬 음악은 다르지 않습니까. 님의 전공이 기악이고 기타인지는 모르겠으되, 만일 기타인이라면 클래식의 주류에서 기타를 보는 시각이 어떠한지를 당연히 체험하셨겠지요. 어쩌면 기타로써 클래식을 할 수 있는 것은 클래식 전체 영역의 극히 일부일 것입니다.

  클래식은 과거의 음악이고 클래시컬한 음악은 현재와 미래의 음악입니다. 클래시컬한 음악은 대중음악입니다. 클래식에는 과거의 재현만 가능할 뿐, 미래는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온고이지신이란 말이 있지요.

  어쩌면 기타라는 악기는 클래시컬 음악을 하는 것이 더 밝은 길인지도 모릅니다. 아마 그럴 것입니다. 나는 스페인 및 남미의 주류 기타음악을 바로 클래시컬한 대중음악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쪽에서도 정통 클래식만을 연주하고 감상하는 일부 사람들은 제외하고 하는 말입니다.

  클래식 음악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관하여, 2분법적 흑백논리에 빠져들면 더러는 변절로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극단적으로 창녀에 비유하기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쎄요, 일부 사람들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렇다면 클래시컬 음악은 어떻습니까? 기타라는 악기는 대중음악을 제패하였습니다. 뭔가 우수한 점이 반드시 있어서일 것입니다. 대중음악은 향토적인 클래시컬 음악의 원천입니다. 쉬임 없이 솟아나는 샘물입니다.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전공자들만이 대중음악의 큰 별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미래를 보는 눈이 있다면 참 좋겠지요. 난 그저 일부 음악인들이 역사의 희생물이 되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

  gmland.


Articles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