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왔슴다.
생활이 바쁘다 보니~
어제 10시, 코스모스 홀 (늘 이곳에서 하지요... 장소가 좀 구리지만 -_-;;)
초저부를 시작으로 거의 밤 8시까지... 심사위원도 그랬을테지만 그거 다 보는 사람도 중노동이었슴다...
기타협회 일이라 왈가왈부할 순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예선에서 더 추렸어야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슴다... 기본도 안된 사람이 결선까지 와서 헐떡거리는 거 보기가 영~ 불쌍해서리... 어떤 사람은 (그래도 전공생인데) 곡 다 외운 게 아깝다는 생각까지 났슴다... 물론 본인이 열심히 노력한 것은 높이 평가해야될테지만.
심사위원장이신 리여석선생님도 강평 중에 곡 선정에 대해서 여러번 얘기했슴다. 몇몇은 시간 계산을 전혀 하지 않은 듯 정말 뭔가를 보여줄 찰나에 종이 울려서 아깝게 그만두고 나가야 하는 일까지 있었슴다.
아래에 간략하게나마 어제 콩쿨을 본 소감을 적겠슴다. 그 뒤에는 수상자 명단임다(기타협회홈피에서 퍼온 것).
1. 초저부
주로 4학년생들이 많았는데, 음... 아직까진 새싹들이니까 그냥 대견했고... 이렇다 하게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슴다. 앞으로 이들이 더욱 노력하여 우리나라 기타계를 이끌겠지요?
2. 초고부
정말로 열띤 현장이었슴다. 나이 대비 내공 수준으로 따지면 오히려 일반부보다도 더욱 우수한 기량의 소유자들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죠. 1위 김진희양은 성인 프로 뺨치는 기량과 음악성으로 의심할 바 없는 위치를 굳혔슴다. 정말 훌륭했슴다.
"대성당 3악장" 같은 건 이제 초등학생용 레퍼토리로 굳지 않았아 할 정도로 빠르게 무리없이 쳐 내는 거 보면서 앞으로 우리 기타계를 이들 세대가 점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섰슴다.
특히 2위 박지형군은 또박또박 명료한 터치와 소리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연주를 했슴다. 한눈에도 기초가 잘 잡혀있어 더욱 정진하면 훌륭한 연주자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슴다. 초등부의 "혜성"으로 점찍었슴다. 두고 봐야징...
3. 중등부
상대적으로 초고부에 비해 보았을 때 좀 그랬슴다. 층도 얇았고, 내용도 그냥 그랬슴다. 초고부가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활기가 없는 듯 보였슴다. 2위를 한 지익환군은 중1답지 않게 화려하고 대담한 테크닉의 소유자였슴다. 미스터치가 좀 보이는 편이었지만 잘 다듬으면 훌륭한 연주자가 될 것 같슴다.
4. 고등부
이원지양과 김동선군의 진검승부를 기대했는데 역시 불꽃 튀는 명승부였슴다. 이원지양 특유의 날카롭고 또렷한 테크닉과 김동선군의 정갈하고 부드러운 음악이 붙었는데... 상대적으로 지정곡에서 연습이 부족인 듯한 김동선군이 1위를 내주게 되었슴다. 이원지양의 Fandango도 대체로 정확하고 뛰어난 연주였는데, 박자가 초과된 마디가 있었슴다... (이게 심사에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은 듯...) 김동선군은 멀리서 오느라 그런지 먼저 본 것에 비하면 많이 컨디션이 안 좋은 듯한 연주였슴다.
하지만 둘다 우리나라 청소년 연주자들 중에 우뚝 솟아 있는 거봉이라고 할 수 있슴다. 앞으로 한국 기타계를 빛낼 별들이 될 것이라 굳게... 믿슈미다...
경복고 3년 김우진군은 Prelude나 Fuga 중 하나를 빼고 Allegro를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텐데, 시간이 초과하여 뭔가를 보여줘야 할 Allegro는 막상 하지 못하고 중도 퇴장하여 안타까움을 주었슴다. 그래도 역시 훌륭한 연주를 보여줬슴다.
5. 일반부
허허... 경력으로 보나 덩치로 보나(으악~ 진짜 크다!) 고의석씨가 압도적인 연주로 1위를 했슴다. 뭐, 피에스타 멤버로서의 활약을 비롯해 아랑훼즈 협주곡을 이미 큰 무대에서 훌륭히 소화해 내는 것을 본 저로서는 그의 실력과 음악에 다른 소감을 말하는 게 무의미한 것 같았슴다. 지난번 스페인의 해 콩쿨 때 인상적인 Aguado의 Rondo 연주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바가텔을 유려하고 정확하게 연주하여 듣는 이들을 황홀하게 했슴다.
2위를 한 서울대 최인씨는 마찬가지로 시간이 초과하여 열심히 연습했을 (회심의) Presto를 하지 못한 채 내려오고 말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색깔과 음악을 보여주는데는 충분했슴다. 악기 소리가 좀 더 잘 들렸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6. 성인 아마추어부
리여석 심사위원장님니 그랬슴다... "깜짝 놀랐다" @.@
진짜 그랬슴다. 1위를 한 김덕화씨의 내공과 음악성은 대성당 2악장 시작할 때부터 알아봤슴다. 꾸밈음까지 또로로로... 깨끗하게 들어갑디다. 그래도 역시 프로연주자의 연습량은 불가능한 관계로... 3악장은 실수가 좀 있었지만... 아마추어의 경지에서 그 정도면 최상위급임에는 틀림 없었슴다. 그 분처럼 음악을 알고 표현하는 사람이 어릴때부터 제대로 기타를 배워왔다면 지금쯤은 우리나라를 빛내고 있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을 했슴다... 역사에 "If"는 없지만서도...
아깝게 2위를 한 최철엽씨는 전체적으로 훌륭하고 무난한 Fuga를 들려줬슴다. 실수라는 측면에서는 1위 수상자보다는 훨씬 정확했지만, 아무래도 손가락의 민첩성과 기교의 발랄함(?)에서 점수를 잃지 않았나 생각했슴다.(손영성편곡 악보로 한 듯했슴다... 음이 좀 많은데... 그래도 훌륭하게 했슴다) 마찬가지로 이 분도 음악에 대한 애정만큼 손가락이 따라 준다면 더 없이 훌륭한 연주가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을 했슴다.... 또 마찬가지로 역사에 "If"는 없지만서도...
3위를 한 김 주씨의 Sunburst나 장려를 한 장호철씨의 Prelude 모두 콩쿨이라는 경쟁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준 것 같아 기분이 해피했슴다.
어떻게 보면 전공생들의 경쟁적 연주보다는 아마추어부의 음악이 더욱 듣기 좋았다는 점도 있슴다. 이미 그들은 많은 음악을 가슴으로 듣고 자신이 좋아서 직장일에 지친 몸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니까 말임다...
아마추어 홧팅!~
이상은 제 짧은 식견과 편견에서 나온 지극히 개인적 소감이었슴다.
그런데, 10시부터 밤 8시까지 하는 건 좀 너무했슴다... 오늘 아침 출근해야하는데,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몸이 천근만근이었슴다. 심사위원도 죽을 맛이었겠지요...
에구구... 삭신이 아프당...
2003 제22회 한국기타협회 전국경연대회 수상자 명단
-초저부-
1위 : 이신후(수원 영덕초등 4년) H. Villa-Lobos/ Prelude No.1
2위 : 이현지(서울 개일초등 4년) A. Alba/ Andante Sentimental Op.59
3위 : 김지수(과천 문원초등 4년) A. Alba/ Pensando en ti
장려 : 김우재(일산 저동초등 4년) F. Sor/ Minuetto in A
장려 : 김 창(경기초등 4년) L. Walker/ Kleine Romanze
장려 : 강재현(서울 맹학교3년) A. Alba/ Pensando en ti
-초고부-
1위 : 김진희(일산 금계초등 6년) Leo Brouwer/ Le Decameron Noir 1
2위 : 박지형(남양주 도곡초등 5년) M. Giuliani/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
3위 : 한충완(고양 신일초등 6년) A.B. Mangore/ La Catedral II, III
3위 : 김예현(서울 개원초등 6년) J.S. Bach/ Cello Suite No.1
장려 : 김진세(고양 신일초등 6년) A.B. Mangore/ La Catedral II, III
장려 : 김군도(고양 신일초등 6년) M. Giuliani/ Sonate Op.15
-중등부-
1위 : 유승주(선화예중 2년) Leo Brouwer/ Le Decameron Noir 1
2위 : 지익환(대전 대덕중 1년) M. Giuliani/ Grand Overture
3위 : 최소라(예원중 2년) M. Giuliani/ Sonate Op.15
3위 : 이종현(수내중 2년) I. Albeniz/ Asturias
장려 : 안관식(원주 삼육중 2년) A.B. Mangore/ La Catedral III
-고등부-
1위 : 이원지(수원 영생고 1년) J. Rodrigo/ Fandango
2위 : 김동선(창원 남산고 1년) J.S. Bach/Fuga-Allegro BWV998
3위 : 김우진(경복고 3년) J.S. Bach/Prelude-Fuga-Allegro BWV998
장려 : 이향은(계원예고 2년) I. Albeniz/ Asturias
장려 : 이병화(군포 용호고 2년) F. Sor/ Mozart Theme and Variation
-일반부-
1위 : 고의석 W. Walton/ Five Bagatelles for Guitar
2위 : 최 인 (서울대 4년) J.S. Bach/ V. Sonata No.1 BWV 1001
3위 : 박윤아 (평택대 3년) R. Dyens/ Trois Saudades No.3
장려 : 황보예(한국예술종합학교 2년) F. Sor/ Grand Solo Op.14
장려 : 이건화(세종대 2년) J.K. Mertz/ Fantasie Hongroise
-성인아마츄어부-
1위 : 김덕화 .B. Mangore/ La Catedral II, III
2위 : 최철엽 J.S. Bach/ Fuga BWV1000
3위 : 김 주 Andrew York / Sunburst
장려 : 권희경 C. Dominiconi/ Konyunbaba Op. 19
장려 : 장호철 .S. Bach/ Cello Suite 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