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주목한다

by 과객 posted Oct 2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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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6.25 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군에서 있었던 대학살(북한의 선전에 의하면 신천군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3만5천명의 민간인이 학살되었다고 함)에 영감을 얻어 1951년에 피카소가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그림이다.

  이 그림은 과거 反美的인 성향의 작품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당시 작전권을 갖고 있던 미국이 대학살을 자행했다는 여론(진위에 대한 사항은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다)과 공산당 당원이었던 피카소의 전력이 맞물려 메카시즘이 휩싸여 있던 미국으로부터 배척을 당했던 작픔으로, 1980년에 이르러서야 미국에 전시될 수 있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던 우리 나라에서의 상황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그러나 1956년 헝가리에서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 소련의 무력집압에 항거하는 의미로 이 그림이 게시되는 등 반공산주의적인 의미로도 해석되어 소련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였다.

  또 이 그림은 '전시의 여성학대'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이 그림은 각자의 이데올로기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여 양진영 모두에 배척을 받은 작품이다.

  이 그림이 어떻게 해석이 되든, 인간의 얼굴을 한 로보트라는 현대 전쟁기술을 갖춘 파괴력 앞에 전적으로 무방비 상태에 있는 부녀자의 모습을 묘사코자 하였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1937년 조국 스페인의 소도시 게르니카에 가해진 나치 독일의 가공할 만행에 대해 [게르니카]라는 벽화를 통해 야만성을 고발했던 피카소에게 있어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동족상잔의 비극에 직면한 우리 나라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이라크 파병을 두고 반미정서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이 그림을 보며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폭력(테러)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저지른 다른 나라의 폭력에 우리나라가 동참하여 또다른 폭력을 낳을 것인가! 조국을 지키고자 하는 싸움도 아닌데 왜 싸워야 하는 이유도 모르면서 죽어갈 우리 젊은이들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 전쟁에 참여할 수많은 병사들이 겪을 가치혼란에 대하여도 가슴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과거 우리나라 군인들이 베트남에 파병하여 저질렀던 만행에 대하여도 겸허히 반성을 해야 한다. 전쟁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치부할 일이 아니라 도덕성을 회복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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