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전공자들의 진로

by gmland posted Jul 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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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자들의 진로(...)

  *** 우선 익명인 점에 죄송하단 말밖엔 없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입시생으로써 이런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군요.

  정말 노력해서 대학교를 들어갔다고 쳐서, 힘들게 대학교를 가서 힘들게 졸업한 후 대부분의 전공생들은 어떻게 살아가나요?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요.

  더군다나 저같이 늦게 기타를 알아 겨우 턱걸이로 대학교를 들어간 사람들은요? 정말 기타가 좋고, 사람은 자기가 좋은걸 하면서 살아야 된다는 건 많이 듣고, 알고 있지만, 부모님의 어쩔 도리가 없는 반대와 주변여건, 그리고 결국 저의 미숙한 실력이 심한 갈등에 빠져들게 합니다.

  대게 학원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제가 다니는 학원만 봐도 의욕상실입니다. 쓴웃음밖엔... 역시나 고3이 되니 현실적으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더군요. 뭐라도 아는 것이 있어야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도 같아서 이렇게 써 봐요. 아니면, 그냥 어릴 때 세상  모르고 부리는 객기일 뿐이라 생각하고, 부모님을 따르는 것이 도리일까요?

  어느 고3의 할 짓 없는 원망 섞인 한숨이었습니다. ***


  *** 사회로 나와서, 대학 전공대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 시작은 그리 한다 하더라도, 정년까지 전공대로 가는 사람은 더욱 더 적습니다. 대개는 사회에 나와서 새로운 걸 배우게 되고, 이것이 생업이 됩니다.

  음악인의 현실이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부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요.

  음악을 전공하고, 다른 것을 배워 생업으로 하는 것과, 다른 전공으로써 생업으로 하고, 음악을 하는 것이나, 뭐가 다를까요? 더구나, 어차피 전공이 생업과 오랜 기간, 연결되지도 않는다면 요?

  경험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철학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한 손엔 악기, 다른 한 손엔 연장을 들어라. 악기는 이상, 또는 예술을, 연장은 현실, 또는 생업을 위한 전문지식으로 이해합니다. 경전에도 있습니다. 왼손엔 코오란, 오른손엔 칼....... 물론, 이 말은 옛 무슬림의 것이지만, 지금은 이상을 위한 수단과 현실을 위한 수단으로 대응시킬 수도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은, 어떤 전공이든, 기초일 뿐입니다. 입사시험 치르고 나면,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졸업 후에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승진도 안 됩니다. 그런데도 그 직장이 오랜 기간 유지되지가 않습니다. 삶의 과정에는 복병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러든 저러든, 최선책은, 언제나, 학교에 있던, 사회에 있던, 열심히 탐구하는 것입니다. 건강, 대인관계, 전문지식, 앞을 보는 예지능력, 가치관 등, 이런 것이 오히려 생업을 보장합니다.

  음악인의 거의 공통된 말이 있습니다. 음악은 마약보다 더 지독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지옥에 가서도 떨칠 수가 없다는....... 현실에서도, 음악을 그만 두었다가, 몇 년, 심지어 몇 십년 후에도 복귀하는 것을, 다 기억도 못할 만큼 보았습니다.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하십시오. 만일 음악을 전공한다면, 그 음악인의 환경을 탓하지 말고, 체제에 기대려 하지도 말고, 선구자적인 자세로, 승부근성을 가지고 접근하십시오.

  만일, 한 마디로, 실력만 있다면, 음악으로도 얼마든지 상위권 생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보험을 든 셈치고, 또 하나의 전공을, 즉 다른 한 손에 연장을 준비하십시오. 대학 전공이 아니라도, 생업에 연결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전공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 전공이 아닌, 특허청 직원, 바이얼린 주자였습니다. 의사로 더 알려진 슈바이처는, 사실은 의사보다는, 유명한 오르간 주자였다 합니다. 그런 예는 무수히 많습니다.

  모든 것은 스스로에 딸린 것입니다. 스스로 운명을 만드세요.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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