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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3 17:22
파라과이 친선 연주회를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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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라과이 연주회를 보고.......
연주회장을 들어서니, 이미 많은 청중이 들어차있었고, 마땅한 자리가 눈에 띠지 않던 중, 맨 앞줄만 비어 있음을 보았다. 정해진 자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어떤 안내문도 보지 못한 터라, 파라과이 대사관 직원들만 서너 명 착석해 있던, 첫 줄의 무대 중앙에 털썩 앉았다.
페리페 소사의 차례가 오고, 그의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는, 클래식 기타 연주회장이 아니라, 스페인이나 남미의 어떤 라이브카페에 앉아 있는 착각이 왔다. 그의 연주는, 요즘의 클래식기타 흐름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고, 지금도 그 나라의 카페라면,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남미 주법 그대로였다.
그의 연주는 한물 간 구시대적 연주가 아니고, 지금도 온 남미 국가에서 다 들을 수 있는, 그냥 그대로, 자기들 방식대로의 연주였다는 뜻이다.
파라과이는 그렇게 강한 나라도 아니고, 잘 사는 나라도 아니다. 추측컨대, 아마, 베르타 로하스 등, 그의 제자들이 연주하고 음반을 만들 때는, 거꾸로, 클래식기타 연주의 국제적 흐름에 맞춘 듯 하다.
따지고 보면, 기타의 원조는 스페인, 또 이를 가져가서 자기들 취향에 맞게 체화시킨 남미제국이다. 이들에게는 기타음악이 클래식, 고전이 아니다. 지금도, 누구나 연주하고 춤추는 대중음악, 민속음악일뿐이다.
그들은 체질적으로, 어릴 때부터 기타음악에 익숙해 있고, 무곡을 중심으로 발달되었으므로, 리듬이 몸에 배어 있다. 다만, 일부 연주자들이 국제적 흐름에 맞추어 클래식이라는 고전을 연주할 뿐인 것이다. 이는 장르와 문화적 차이에 대한 문제인 것이지, 구식, 신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귀에는 세고비아가 집대성한 기타음악만 익숙해 있을 뿐인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리마인드 하고는, 다시 감상에 몰두하였다. 소사의 연주는, 남미 전통적 주법 그대로, 화성적, 선율적 프레이징보다는, 리듬, 비트 위주의 탄현이었고,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 있는 박력 있는 탄현에, 정확한 리듬을 타는 고급 연주였으며, 그의 나이와 걸맞지 않는 강한 힘이 돋보였다.
트레몰로 연주 시, 반주로 무곡을 연주할 때처럼, 다른 현을 건드렸다 하기 보다는, 화음 내에 있는 음을, 오히려 리드미컬한 수직화음으로서, 소위, 복선 아포얀도 트레몰로 주법으로 처리하였다. 우리에게는 생소한지 몰라도, 내가 알기로는 몹시 어려운 주법이다. 다만, 전성기가 지난 것인지, 외국이라 컨디션 조절이 안 됐던 건지, 트레몰로가 좀 불규칙한 것이 흠이었다.
앙콜 곡은 기능적으로는 어렵지 않은 소품이었지만, 스케이팅 왈츠의 완벽한 리듬을 타는 좋은 연주였던 것으로 본다. 말이 쉽지, 리듬을 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많은 클래식 기타주자들이 리듬에 둔감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부분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 곡인 4중주 때는, 알레그로-아다지오-비바체 악장 중간의 박수소리가 오히려 귀에 거슬렸다.
4중주는 소사의 작품으로서, 그는 컨닥을 겸했는데, 우리 연주자들의 연습기간이 짧았던 듯, 따라가기가 바빠서, 미처 컨닥을 볼 여유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사인이 안 맞아떨어지는 촌극도 벌어졌지만, 애교로 볼 수 있었다.
열심히들 연주했지만, 역시 생소한 악곡에 대한 준비 부족인 듯, 음량조절도 음색조정도 안 되어 있고,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는 느낌을 감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잼 형식의 4중주는 참 멋있어 보였음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고전을 나일론 스트링으로 연주하면서, 일렉의 초킹 주법을 쓴다던가, 장고와 같이 연주를 한다던가 하는 것은, 개척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더 많은 연구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국악을 기타로 연주한다면,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쓰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편곡도 신경 써야 하고, 음색도 개발해야 할 것 같고, 단순히 기타가 가야금을 대체한다면, 차라리 국악기 그대로만 못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계속되고 있음에는 찬사를 보낸다.
gmland.
연주회장을 들어서니, 이미 많은 청중이 들어차있었고, 마땅한 자리가 눈에 띠지 않던 중, 맨 앞줄만 비어 있음을 보았다. 정해진 자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어떤 안내문도 보지 못한 터라, 파라과이 대사관 직원들만 서너 명 착석해 있던, 첫 줄의 무대 중앙에 털썩 앉았다.
페리페 소사의 차례가 오고, 그의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는, 클래식 기타 연주회장이 아니라, 스페인이나 남미의 어떤 라이브카페에 앉아 있는 착각이 왔다. 그의 연주는, 요즘의 클래식기타 흐름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고, 지금도 그 나라의 카페라면, 언제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남미 주법 그대로였다.
그의 연주는 한물 간 구시대적 연주가 아니고, 지금도 온 남미 국가에서 다 들을 수 있는, 그냥 그대로, 자기들 방식대로의 연주였다는 뜻이다.
파라과이는 그렇게 강한 나라도 아니고, 잘 사는 나라도 아니다. 추측컨대, 아마, 베르타 로하스 등, 그의 제자들이 연주하고 음반을 만들 때는, 거꾸로, 클래식기타 연주의 국제적 흐름에 맞춘 듯 하다.
따지고 보면, 기타의 원조는 스페인, 또 이를 가져가서 자기들 취향에 맞게 체화시킨 남미제국이다. 이들에게는 기타음악이 클래식, 고전이 아니다. 지금도, 누구나 연주하고 춤추는 대중음악, 민속음악일뿐이다.
그들은 체질적으로, 어릴 때부터 기타음악에 익숙해 있고, 무곡을 중심으로 발달되었으므로, 리듬이 몸에 배어 있다. 다만, 일부 연주자들이 국제적 흐름에 맞추어 클래식이라는 고전을 연주할 뿐인 것이다. 이는 장르와 문화적 차이에 대한 문제인 것이지, 구식, 신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귀에는 세고비아가 집대성한 기타음악만 익숙해 있을 뿐인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리마인드 하고는, 다시 감상에 몰두하였다. 소사의 연주는, 남미 전통적 주법 그대로, 화성적, 선율적 프레이징보다는, 리듬, 비트 위주의 탄현이었고,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 있는 박력 있는 탄현에, 정확한 리듬을 타는 고급 연주였으며, 그의 나이와 걸맞지 않는 강한 힘이 돋보였다.
트레몰로 연주 시, 반주로 무곡을 연주할 때처럼, 다른 현을 건드렸다 하기 보다는, 화음 내에 있는 음을, 오히려 리드미컬한 수직화음으로서, 소위, 복선 아포얀도 트레몰로 주법으로 처리하였다. 우리에게는 생소한지 몰라도, 내가 알기로는 몹시 어려운 주법이다. 다만, 전성기가 지난 것인지, 외국이라 컨디션 조절이 안 됐던 건지, 트레몰로가 좀 불규칙한 것이 흠이었다.
앙콜 곡은 기능적으로는 어렵지 않은 소품이었지만, 스케이팅 왈츠의 완벽한 리듬을 타는 좋은 연주였던 것으로 본다. 말이 쉽지, 리듬을 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많은 클래식 기타주자들이 리듬에 둔감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런 부분은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마지막 곡인 4중주 때는, 알레그로-아다지오-비바체 악장 중간의 박수소리가 오히려 귀에 거슬렸다.
4중주는 소사의 작품으로서, 그는 컨닥을 겸했는데, 우리 연주자들의 연습기간이 짧았던 듯, 따라가기가 바빠서, 미처 컨닥을 볼 여유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사인이 안 맞아떨어지는 촌극도 벌어졌지만, 애교로 볼 수 있었다.
열심히들 연주했지만, 역시 생소한 악곡에 대한 준비 부족인 듯, 음량조절도 음색조정도 안 되어 있고, 호흡도 잘 맞지 않았다는 느낌을 감추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런 잼 형식의 4중주는 참 멋있어 보였음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 고전을 나일론 스트링으로 연주하면서, 일렉의 초킹 주법을 쓴다던가, 장고와 같이 연주를 한다던가 하는 것은, 개척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하는 점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더 많은 연구과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국악을 기타로 연주한다면,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쓰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고 본다. 편곡도 신경 써야 하고, 음색도 개발해야 할 것 같고, 단순히 기타가 가야금을 대체한다면, 차라리 국악기 그대로만 못하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이런 시도가 계속되고 있음에는 찬사를 보낸다.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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