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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3 04:36
오늘 나는 60년대 파라구아이 어느 빠에서의 소사의 공연에 젖어 있었다.
(*.202.80.165) 조회 수 3394 댓글 3
마에스트로 소사...
소사의 첫 곡은 울티모트레몰로, 즉 '한푼줍쇼'였습니다.
망고레가 레슨을하고 있던 어느날, 희미한 노크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늙은 부랑자가 두손을 내밀며 '한푼만 주십시오~'했다는 사연이 담긴 곡...
바로 그 '한푼줍쇼'를 소사가 연주를 했답니다...^^
그의 첫 연주를 듣는 순간..
정말 웃음이 터져나오는것을 막느라 어쩔줄 몰랐답니다.
뭐랄까....
카메라가 내장된 36화음 컬러 핸드폰으로 무장한 사람들 앞에 나타나서
자랑스럽게 구닥다리 '삐삐'를 자랑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쉽게 묘사를 하자면 그의 연주는.
직각탄현에, 찢어지는 음색,
화음은 한소리로 나지 않고 다 갈라지고,
트레몰로를 만돌린 같이 두줄을 건드려 잡음 투성이이고,
아포얀도 소리는 지판을 뚫을것 같고....
정말 간만에 보는 웃기는 막무가네식의 연주였답니다.
그러나....
결론을 얘기하자면, 오늘의 공연은 내가 최근 본 어떤 공연과도 바꿀 수 없을정도로 내게는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안겨준 공연이었답니다..^^
그 이유는 나만의 생각이니 강요하고 싶지 않구요...
그래도 말하자면요 이렇답니다.
그는 '클래식 기타리스트'이기에 앞서, '파라구아이 기타리스트' 였던겁니다.
이말이 소사가 마치 파라구아이 기타음악을 대표하는거냐..고 확대해석되어선 안되겠지만, 그의 연주법은 지극히 남미 전통음악의 야성적이고, 꾸밈없고 소탈함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연주법이었죠...
그가 연주하는 파라구아이무곡은 거칠기 그지 없었으나,
왜 럿셀이 연주하다가 화음을 연주할 때 한번씩 악센트를 주기 위헤 위로 긁어올렸는지 ↑를 신랄하게 보여주더군요..
적어도 연주의 깔끔함, 음악적?표현을 떠나 '저게 파라구아이 무곡 스탈이구나'(예: 닛뽄스탈~)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망고레의 파라구아이 무곡 이외에 다른 곡들도, 거칠고 대충대충 속에 말 못할 향수 같은 감흥이 숨어있었답니다.
그의 무대매너 또한 너무나 멋져보였는데,
우선 등장할 때가 압권이었습니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나오지 않고, 마치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돈많은 지주가 거드럼 피우면 걷다 멈췄다가 하면서 뒤뚱뒤뚱 무대에 등장하듯...
그는 그렇게 멋지게 무대 중앙으로 향했습니다.
워낙 충격적인 장면이라, 첨에는 웃음이 났지만,
한편 생각하니 그렇게 눈물나게 아름다울 수 없는 모습이었던겁니다.
그의 모습은 마치, 70살의 퇴역 장교가 훈장이란 훈장은 몽땅 가슴에 달고,
제복을 갖춰입고, 마치 옜날 부하들을 통솔하기 위해 사열을 할 떄의 그 당당한 걸음걸이 처럼 걷고 있는....(그러나 몸은 늙어 그때의 멋진 모습은 나오지 않고, 절룩거리고 어색할 뿐이지요..)..그토록 눈물겹게 아름다왔답니다.
우선 그는 기름을 쫙 발라 드라큐라백작 헤어스탈을 완벽히 소화했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연미복은 잘 어울어지기 마련이지요..
거기에 무릎에 얹은 빨간색 천은 기타를 얹는데만 쓰지 않고, 관중을 향해 손짓을 할 떄도 썼답니다.
그리고 한번은 한손으로 심장을 움켜쥔 후 관중을 향해 던지기도 하고..^^
(오빠 꺄악~~!!)
공연 중 관중의 기인 박수소리에 무려 2곡이나 앵콜을 했답니다..^^
(이런 장면 또한 첨이었습니다. 협연자의 경우는 봤어도 ㅡㅡ'')
여튼 그는 좌석에 다리꼬고 않아 눈이 풀린 나를 졸지에 오빠부대의 빠순이로 만들만큼 노련한 무대매너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연세가 어찌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에스뜨로 소사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마에스트로 칭호를 받을만 했습니다.
줄리안브림이 손이 고장나고 늙어 엄청나게 연주를 망쳤다 해도 그는 마에스트로인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그가 브림같은 유명세를 타지 못했고, 또 기량이 그만큼인지 안닌지는 알 수 없으나, 파라구아이의 젊은 기타리스트들의 아버지로서 충분히 존경받고 있는 원로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소사의 공연은 전공하는 학생이나, 연주를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깨는' 공연이었던것 같습니다.
최첨단 핸드폰을 쓰는 우리에겐 삐삐는 한낱 오래된 유물에 불과하지만, 삐삐는 통신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그의 연주는 깔끔하고 윤기있고, 고른 음질에 길들여진 우리가 듣기에는 너무나 거칠고, 고르지 못하고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의 공연은 제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60년대쯤의 파라구아이 기타리스트의 연주가 아니었을까 하는겁니다.
어느 공연장..
젊은 마에스트로 소사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빨간 손수건을 무릎에 얹고,
연미복에 각을 잡아 입은 후 파라구아이 무곡을 연주합니다..
당시 유행하는 최신 연주법인 직각 탄편에 거칠고 까랑까랑한 음색으로
남성적이고 터프하게, 속도있고, 작게 할때는 간드러지게.......
그의 공연을 보는 처녀들은 꽃을 던지고, 비명소리를 지르고,
일부는 실신을 합니다.ㅋ
그런 풍경들....
오늘 그가 바라본 관중석은 아마 60년대 그의 전성기때 섰던 파라구아이의 어느 땀내나는 공연장의 연속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그에게 삐삐를 그만 두고 컬러 핸드폰으로 바꾸라고하면 그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사용함에 불편이 없어...이걸로도 충분한데 뭘 바꿔~~"
수 십년이 지나 마에스트로 칭호를 듣는 국내 기타리스틀을 보면서, 90년대를 생각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소사의 첫 곡은 울티모트레몰로, 즉 '한푼줍쇼'였습니다.
망고레가 레슨을하고 있던 어느날, 희미한 노크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늙은 부랑자가 두손을 내밀며 '한푼만 주십시오~'했다는 사연이 담긴 곡...
바로 그 '한푼줍쇼'를 소사가 연주를 했답니다...^^
그의 첫 연주를 듣는 순간..
정말 웃음이 터져나오는것을 막느라 어쩔줄 몰랐답니다.
뭐랄까....
카메라가 내장된 36화음 컬러 핸드폰으로 무장한 사람들 앞에 나타나서
자랑스럽게 구닥다리 '삐삐'를 자랑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쉽게 묘사를 하자면 그의 연주는.
직각탄현에, 찢어지는 음색,
화음은 한소리로 나지 않고 다 갈라지고,
트레몰로를 만돌린 같이 두줄을 건드려 잡음 투성이이고,
아포얀도 소리는 지판을 뚫을것 같고....
정말 간만에 보는 웃기는 막무가네식의 연주였답니다.
그러나....
결론을 얘기하자면, 오늘의 공연은 내가 최근 본 어떤 공연과도 바꿀 수 없을정도로 내게는 너무나 즐거운 시간을 안겨준 공연이었답니다..^^
그 이유는 나만의 생각이니 강요하고 싶지 않구요...
그래도 말하자면요 이렇답니다.
그는 '클래식 기타리스트'이기에 앞서, '파라구아이 기타리스트' 였던겁니다.
이말이 소사가 마치 파라구아이 기타음악을 대표하는거냐..고 확대해석되어선 안되겠지만, 그의 연주법은 지극히 남미 전통음악의 야성적이고, 꾸밈없고 소탈함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연주법이었죠...
그가 연주하는 파라구아이무곡은 거칠기 그지 없었으나,
왜 럿셀이 연주하다가 화음을 연주할 때 한번씩 악센트를 주기 위헤 위로 긁어올렸는지 ↑를 신랄하게 보여주더군요..
적어도 연주의 깔끔함, 음악적?표현을 떠나 '저게 파라구아이 무곡 스탈이구나'(예: 닛뽄스탈~)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망고레의 파라구아이 무곡 이외에 다른 곡들도, 거칠고 대충대충 속에 말 못할 향수 같은 감흥이 숨어있었답니다.
그의 무대매너 또한 너무나 멋져보였는데,
우선 등장할 때가 압권이었습니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나오지 않고, 마치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돈많은 지주가 거드럼 피우면 걷다 멈췄다가 하면서 뒤뚱뒤뚱 무대에 등장하듯...
그는 그렇게 멋지게 무대 중앙으로 향했습니다.
워낙 충격적인 장면이라, 첨에는 웃음이 났지만,
한편 생각하니 그렇게 눈물나게 아름다울 수 없는 모습이었던겁니다.
그의 모습은 마치, 70살의 퇴역 장교가 훈장이란 훈장은 몽땅 가슴에 달고,
제복을 갖춰입고, 마치 옜날 부하들을 통솔하기 위해 사열을 할 떄의 그 당당한 걸음걸이 처럼 걷고 있는....(그러나 몸은 늙어 그때의 멋진 모습은 나오지 않고, 절룩거리고 어색할 뿐이지요..)..그토록 눈물겹게 아름다왔답니다.
우선 그는 기름을 쫙 발라 드라큐라백작 헤어스탈을 완벽히 소화했답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연미복은 잘 어울어지기 마련이지요..
거기에 무릎에 얹은 빨간색 천은 기타를 얹는데만 쓰지 않고, 관중을 향해 손짓을 할 떄도 썼답니다.
그리고 한번은 한손으로 심장을 움켜쥔 후 관중을 향해 던지기도 하고..^^
(오빠 꺄악~~!!)
공연 중 관중의 기인 박수소리에 무려 2곡이나 앵콜을 했답니다..^^
(이런 장면 또한 첨이었습니다. 협연자의 경우는 봤어도 ㅡㅡ'')
여튼 그는 좌석에 다리꼬고 않아 눈이 풀린 나를 졸지에 오빠부대의 빠순이로 만들만큼 노련한 무대매너의 소유자였던 것입니다.
연세가 어찌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마에스뜨로 소사는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마에스트로 칭호를 받을만 했습니다.
줄리안브림이 손이 고장나고 늙어 엄청나게 연주를 망쳤다 해도 그는 마에스트로인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그가 브림같은 유명세를 타지 못했고, 또 기량이 그만큼인지 안닌지는 알 수 없으나, 파라구아이의 젊은 기타리스트들의 아버지로서 충분히 존경받고 있는 원로일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소사의 공연은 전공하는 학생이나, 연주를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는 상당히 '깨는' 공연이었던것 같습니다.
최첨단 핸드폰을 쓰는 우리에겐 삐삐는 한낱 오래된 유물에 불과하지만, 삐삐는 통신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것은 사실입니다.
오늘 그의 연주는 깔끔하고 윤기있고, 고른 음질에 길들여진 우리가 듣기에는 너무나 거칠고, 고르지 못하고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의 공연은 제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60년대쯤의 파라구아이 기타리스트의 연주가 아니었을까 하는겁니다.
어느 공연장..
젊은 마에스트로 소사는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빨간 손수건을 무릎에 얹고,
연미복에 각을 잡아 입은 후 파라구아이 무곡을 연주합니다..
당시 유행하는 최신 연주법인 직각 탄편에 거칠고 까랑까랑한 음색으로
남성적이고 터프하게, 속도있고, 작게 할때는 간드러지게.......
그의 공연을 보는 처녀들은 꽃을 던지고, 비명소리를 지르고,
일부는 실신을 합니다.ㅋ
그런 풍경들....
오늘 그가 바라본 관중석은 아마 60년대 그의 전성기때 섰던 파라구아이의 어느 땀내나는 공연장의 연속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그에게 삐삐를 그만 두고 컬러 핸드폰으로 바꾸라고하면 그는 이렇게 말할겁니다.. "사용함에 불편이 없어...이걸로도 충분한데 뭘 바꿔~~"
수 십년이 지나 마에스트로 칭호를 듣는 국내 기타리스틀을 보면서, 90년대를 생각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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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무성영화를 볼 때의 감동을 느끼듯...그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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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유를 잘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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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연주 후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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