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행사의 하나로 생각해 본 것이 "후로꾸노 기타 콩쿨 (^.^)"입니다. 일본어에서 "-노"는 "-의", 그러니까 "후로꾸-노 콩쿨"은 "후로꾸-의 콩쿨"이란 소리 (^.^).
이 콩쿨의 지정곡은 로망스. 자유곡은 로망스보다 어렵지 않은 소품 하나. 참가 자격은 그냥 기타 애호가.
일반 콩쿨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1 등의 선발 방식입니다. 이 콩쿨은 기타를 잘 치는 사람을 1 등으로 뽑지 않습니다. 이 콩쿨은 딱 중간 정도 치는 사람을 1 등으로 뽑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아마츄어리즘인지도 모릅니다. 이 콩쿨은 소수 정예의 심사 위원단이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기량, 음악성 등에 대해 엄정한 심사를 통해 점수를 매기며, 총점이 산출되면 딱 중간에 있는 사람 (즉 메디안)이 1 등이 됩니다. 이런 콩쿨에서는 상위 입상을 하려고 긴장할 필요도 없고 과도한 경쟁의식에 사로잡힐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평소 치던대로 자기 혼자 즐기면서 치면 누구나 1 등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콩쿨에서 점수가 가장 낮은 사람 (꼴등)은 격려 차원에서 특별상을 받습니다. 이 콩쿨에서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온 사람 (진짜 1 등)은 후로꾸노 콩쿨의 정신을 무시하고 잘 치는 사람이 나와 다른 아마츄어들 기죽게 했다는 죄로 약간의 벌금을 냅니다.
아마츄어는 아마츄어일 뿐입니다. 아마츄어의 연주는 박자, 화성, 터치, 프레이징, 아티큐레이션 ... 등등의 거창한 잣대로 재면 안 됩니다. 아마츄어의 연주는 그냥 음악을 사랑하고 즐긴다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후로꾸노 기타 콩쿨은 아무리 못 치는 사람도 남 앞에서 자신 있게 음악을 내 보일 수 있고, 또 콩쿨에서 1 등을 할 수도 있다는 아마츄어리즘의 숭고한 정신을 받듭니다.
비주류 모임이 활성화되면 -- 정말 그렇게만 된다면 -- 이곳 기타매니아에서 제 1 회 후로꾸노 기타 콩쿨을 개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