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이런 말을 하고 싶네요.
전공생인가 본데, 현재 정교수가 몇인지가 과연 중요할까요? 님이 연주가로서의 활동을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서게 되는 날은, 최소한 수십년 후일 것입니다. 미래를 현재의 잣대로 잴 수는 없습니다. 앞날을 보는 혜안을 가지시기를 바라고요, 한편 파이오니어 정신도 가져보세요. 설사 수십년 후에도, 역시 정교수가 없다 할지라도, 님이 최초의 정교수가 될 수도 있잖아요? 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답니다.
대학 당국이 기타 연주가에게만 정교수직을 주지 않는지는 몰라도, 혹시라도 제도와 역사에게 신세지지 않고도 개척할 수 있는, 그럴만한 실력자가 없는 건 아닌지요? 학원과 대학이 다른 점은, 대학이 연주 훈련만 시키는 곳은 아니라는 점에 있지 않을까요? 대학의 주된 목표는 어디까지나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곳이겠지요.
연주 이외에도 음악 이론을 공부하시길 권합니다. 기능연습과 이론연구는 똑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라도, 먼 훗날 연주가를 은퇴하고 나서의 새로운 직업을 위해서라도, 이론 공부는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필자가 기능훈련을 등한시하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전에, 지얼님이 이런 글을 남긴 것이 기억납니다. 지얼님이 사부님께 묻기를, 음악성을 강조하시면서, 속주 연습은 왜 하십니까? 선생님이, 내가 속주가 되야, 그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 않느냐, 라고 답 하셨답니다.
사실 필자도 이론을 연구하는 사람이지만, 기능 연습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고 있어요. 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그 글을 보니, 새삼 느끼는 게 또 있었지요.
경험적으로 잘 아시겠지만, 기능 연습에 매일 할당하는 시간을 무한정 늘린다고 해서, 더 빠른 시일 내에 숙련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충분한 기능훈련을 하고도, 이론 공부할 시간은 넉넉합니다. 이론과 감상, 기능 훈련은 병행되어야 하며, 오히려 멋진 연주, 개성 있는 연주를 할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요, 현재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교수가 될 수 있는 첩경일 것입니다.
작곡과 출신만 이론 연구하고, 연주는 못해도 되며, 기악과 출신만 연주연습하고, 이론은 몰라도 되는 건 아니지 않겠어요? 둘 다 음악의 한 부분일 뿐인데, 한 몸을 두 쪽을 내면, 그게 어느 쪽인들 제대로 되겠어요?
gmland.
>기타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아무래도 진로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좀 알아 보니 쟁쟁하신 국내 기타리스트들 거의 다가 그냥 기타 학원 등을 운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 기타과가 개설된 대학도 좀 생겼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 같은데, 문제는 많은 대학이 기타 전공 전임 교수님 한 분도 없이 기타과를 운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XX 대학 출강"하시는 분들은 이름만 교수님이지 대학에서의 위치는 그냥 시간 강사 아닙니까? 시간 강사 분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 국내 기타리스트들의 현 주소를 알고 싶습니다. 그래야 기타를 전공하는 입장에서 앞으로의 제 진로도 다시 생각할 수 있고, 또 우리나라 기타 음악의 발전을 위해 제도적/행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정말 정말 궁금합니다. 한기협 정회원 중 대학교 (전임) 교수님은 몇 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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