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 세대간의 갈등.

by gmland posted May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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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조어, 세대간의 갈등.

  지난 대선을 전후로 하여, ‘세대간의 갈등’이라는 신조어가 하나 생겼다. 물론 개념 자체야 예부터 있던 거지만, 최근엔 사회문제가 되어 불거진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체로 현재 40대 중반 이후는 보수 경향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보수란 의미는, 가정도 있고, 약간의 재산, 안정된 직업, 어느 정도의 명예나 권한, 축적된 지식과 경험 등, 뭔가 가진 게 있다는 뜻도 된다. 이걸 지켜야 되고, 익숙 되어 있는 환경에서의 일탈과 변화가 싫으니까, 자연히 수구적이 된다.

  한편 이들은, 학생운동, 노동운동 등의 경력이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주의적 군사정권에 길들여졌다 할까, 투쟁이라는 걸 모른다. 조용하다. 할 말이 있어도, 어지간해서는 나타내지 않는다. 리더의 말도 잘 듣는다. 별로 개성도, 색깔도 없이, 사회에 관해서 만큼은, 천편일률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어도 묵묵부답이다. 옐리네크의 법언처럼, 이런 경우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 취급되어, 법도 보호할 필요를 못 느낀다. 당연히 진보나 개혁, 개선,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래 누적되면 사회는 썩는다.

  기성세대는 사회라는 개념보다는 집단의 개념에 훨씬 익숙 되어 있다. 집단에는 지도층이 필요하다. 아니면 굴러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각 구성원의 인격, 권리도 경시된다. 중앙집권적이요, 거시적 모델이요, 인공 친화적이다.

  반면에, 신세대, 젊은 층과 학생층은 상대적으로 가진 게 없다. 지금부터 전부 다 새로 장만해야 한다. 따라서 지킬 것도 별로 없다. 오히려, 싸워서, 또는 비집고 들어가서 얻어야 할 판이다. 그런데 틈이 잘 안 보인다. 투쟁적일 수밖에 없다. 거시적으로는, 고여서 썩어가는 물통을 그대로 둘 수도 없다. 비우고 맑은 물을 새로 담아야 한다. 진보적이요, 발전 지향적이다. 그들은 변화를 원한다. 새로운 질서를 원한다. 기존 질서의 타파에 따른 재편성을 요구한다. 변화는 곧 기회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명분과 실리를 다 제공한다.

  한편 이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민주적 정부 아래에서 자랐다. 문화적으로는, 생각해야 해독 되는 문자보다는, 직관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그림에 더 익숙해 있는 비디오 세대이다. 또한 시퀀셜 아날로그보다는 랜덤 디지털 형이다. 개성, 색깔이 강하다. 집단보다는 개인을 중시한다. 자연히 천편일률적 통제는 먹혀들어가지 않는다. 남이야 뭘 하든 관계없다. 그렇지만, 전통적 가족제도, 이웃과의 융화, 집단에서의 의견 통일 등, 기존의 우호적 가치 개념도 붕괴 일보 직전이다.

  신세대는 집단보다는 사회라는 개념에 친숙해 있다. 엄밀한 의미의 사회에는 지도층이 필요 없다. 각 자의 필요성에 따라서, 이상이나 목적이 일치하는 작은 그룹만 무수히 양산된다. 따라서 각 구성원의 인격, 권리도, 상대적으로 존중된다. 지방분권적이요, 미시적 모델이요, 자연 친화적이다.

    요즈음, 기타매니아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나는, 최소한 내 생각에는, 진보파이다. 그러나 외관상으로 볼 때는 기성 보수 세력에 속한다. 나는 기타매니아를 하나의 동호회, 즉, 집단으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인가, 어떤 칭구가, 기타매니아는 집단이 아니라 사회라고 표현하였다. 문득, 아! 이런 시각도 성립되는구나. 내가 미처 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상공간, 여기서도, 서로 볼 수는 없지만, 역시 세대 차이가 크게 존재하는구나.

  그러나 곰곰 분석해 보면, 사회임에는 틀림없지만, 집단으로서의 성격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 사회든 집단이든, 어느 한 쪽만으론 여지없이 맹점이 노출되고 만다. 어떻게 하면 여기서라도 세대간의 갈등, 핵분열이 아니라, 이를 승화시킨, 세대간의 장점만 어우러지는 핵융합이 이루어질 수는 없을까, 사회와 집단의 성격을 함께 병행하여, 이를 조화시키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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