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포천에 살때 향순이를 키웠거든요...
점심때 날도 따스하고 그러면
녀석을 안고 마을을 산보하곤했죠...
달작지근한 녀석의 가슴팍 냄새가
아직도 나네여...
황갈색의 깃털로 몸을 감싸고
항상 궁금한듯 눈을 동그랗게 뜬 향순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그녀의 계란만한볼에 내뺨을 부비면
그녀도 눈을 감곤했죠....
나중에 들은이야기인데
마을사람들은 저를보고 머리가
좀 어떻게 된거 아니냐고들 했다는군요..
토종닭을 안고돌아댕기기가 쉽지 않쟈나여...
그것도 벌건대낮에...
지금은 헤어졌지만
향순이 생각에 지금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코가 찡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져요....
날이 흐리니 나 오늘 왜 이리 감정이 흘러내릴까?...
칭구들에게 창피했던 이야기도 다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