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게시된 글 중 하나를 읽고 ... 평소 생각하던 바를 하나 적어 보렵니다.
저는 이 싸이트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클래식 기타를 친 지 어느새 20 년 ... 하지만 영원한 아마츄어일 뿐입니다.
이곳을 찾는 많은 분들 처럼 저 또한 ... 클래식 기타를 사랑하고 아끼고 ... 우리나라에서 좀 클래식 기타 음악이 발전하고 ...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연주자, 제작가, 교수가 나오고 ... 클래식 기타 인구가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방법은 ... 아이러니하게도 ... 기존 프로들을 세계적인 연주자/제작가/교수로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 아마츄어 기타 인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츄어 기타 인구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 그 수요로 인해 ... 기타 제작 사업이 번창하고 ... 기타 교습으로 인한 경제 활동이 커지고 ... 또 그러면서 그 속에서 어려서부터 기타 연주/제작 등에 재능을 보인 사람들이 대가로 성장하고 ... 그러는 것입니다. (스페인은 엄청난 수의 국민들이 아마츄어 기타리스트라 하더군요.)
아마츄어가 활성화되어야 ...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기타 음악이 발전합니다. 그런데, 아마츄어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 아마츄어들의 연주를 비아냥거림으로써 그들의 사기를 꺽어놓는 것이라 봅니다. 아마츄어의 연주는 아마츄어의 연주로 그대로 인정해 줘야 합니다. 박자가 엉터리고, 터치가 엉터리고, 운지의 절반을 틀려도 ... 아마츄어는 음악이 좋아서 자기 나름대로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 줘야 합니다.
물론, 아마츄어 한 사람 한 사람의 발전을 위해 따뜻한 조언을 해 주는 것이라면 너무나 좋은 일이지만 ... 그게 아니라 ... "그걸 연주라고 하니? 네 수준이나 알고 그 곡에 덤비냐?"는 식의 비아냥거림은 ... 심한 경우 그 사람이 기타로부터 등을 돌리게까지 할 수 있는 ... 결국 아마츄어 음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 봅니다.
저는 기타를 중학교 시절부터 쳤습니다.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었고 ... 그냥 혼자서 쳤습니다. (당연히 나쁜 습관이 몸에 붙어 있었지요.) 아무튼 기타가 너무 좋아 중학교 시절부터 쳤던지라 ... 80 년 대 후반 대학 신입생이 되었을 때 ... 곧바로 기타 동아리에 가입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저는 동아리 모임에 몇 번 나갔다가 ... 그 동아리에 나가는 것을 그만 두었습니다. "혼자 엉터리로 배운 후로꾸"라는 비아냥거림에 상처를 받았거든요. 그로부터 한동안 기타를 놓았던 적도 있지요.
지금이야 ... 아무리 혼자 배운 후로꾸라도 ... 20 년의 짬밥이 있어 ... 어지간한 아마츄어 만큼은 칩니다. 또, 나이가 있는지라 ... 어디를 가도 함부로 대접받지는 않으니 ... 기타 못 친다고 상처받을 일은 없겠지만 ... 기타를 시작하는 왕초보 시절에는 ... 따뜻한 격려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보다 훨 잘 치는 ... 수많은 고수 칭구들은 빼고 ... 이제 막 기타를 시작한 여러 새내기님들께 한 말씀 올립니다: "좀 많이 틀리면 어떻습니까? 삑사리가 많고, 자세가 나쁘고, 터치가 개 같으면 어떻습니가? 조율도 못 한다고요? 그럴 수도 있죠. 열심히 치세요. 조금씩 조금씩 배워 나가면서 말입니다. 기타를 사랑하는 당신은 그것만으로 아름다운 아마츄어입니다."
영원한 아마츄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