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순전히 아마츄어의 '사견'입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라고 생각해주세요^^
얼마전 피에스타 연주회 때 수님과 일랴나님과 만나 얘기를 나눈것을 계기로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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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슈미트, 일랴나님 덕택에 좋은 연주가를 알게되서 참 기쁘네요^^
그는 존 윌리암스와는 정말 다른 해석을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경건한 마음으로 신을 예찬하는 신부님이 떠오릅니다. 숲 속을 거닐면서 바흐를 노래한다고 할까요? 그의 연주는 풍부한 영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수님이 말씀하신 '선'적인 슈미트의 연주는...
선율미를 잘살리는 연주 스타일 때문이 아닐까요?(순전히 저의 생각^^)
기타의 특성인지, 그가 선호하는 녹음된 사운드의 특징인지 그의 류트조곡앨범은 풍부한 배음과 잔음으로 풍성하게 채워져있습니다. 그가 원하는 스타일이겠지요. 터치도 기타 특유의 아름다운 음색을 아주 잘 살리는 부드러운 느낌이구요. 그의 터치는 강렬함이 아닌 음이 둥글게 퍼지는 느낌이라서 배음과 여운을 충분하게 살려줍니다. 이러한 면이 특히 선율이 느리게 진행되는 부분(4분음표이던 주제가 2분음표로 늘어진다던가..하는)에서 느려진 선율을 서정적으로 잘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의 철저한 해석도 그렇고요.
이러한 면은 전체적으로 선율을 부각시키면서 곡을 일관되게 흐르는 흐름을 만들어내지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존 윌리암스는 아주 강렬한 터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기타를 혹사시키듯, 줄이 플렛에 닫기 직전까지 깊은 탄현을 구사하여(그의 터치는 탄현 순간에는 강렬하지만 그 후에는 여운이 빨리 사라지죠.. 물론 베이스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머릿속으로 꽂히는 소리를 냅니다. 이것 또한 존 윌리암스가 좋아하는 스몰맨의 특징이겠지요(그런데 정작 그는 음량과 다이내믹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의 터치는 펼쳐진 아르페지오에서 어떤 한음이 오래 지속되고 주선율로 솟아오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물론 바흐에서만.. 또한 모든 부분에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슈미트와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그런 해석이 적게 보인다는 얘기지요, 또한 그렇게 주선율을 부각시키는 부분에서 조차 아래음들도 나름대로의 음량과 음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는 모든 음들을 또박또박 표현하여 마디 안의 선율들은 대비되는 위치에서(Counter Point : 대위법) 자신의 존재를 외칩니다. 그는 어떤 확실한 멜로디라인이 솟아오르기 보단 악보 멀리에서 전체를 조망하지요. 그리고 그냥 각 점(point,선율)들이 어떻게 찍혀있나를 보고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부분은 강렬하게, 서로 조화를 이루는 부분은 조용하게.. 그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그런 그의 해석은 수님의 말대로 확실히 '점'적인 것 같습니다.('점'은 하나의 주제일수도 있고 하나의 음일수도 있구요..존은 그것을 머릿속에다가 찍어줍니다) 하지만 저는 존 윌리암스가 그 점들을 멀리서 보며 마치 모자이크처럼 전체를 아우르는 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음... 몬가 점점 현실과는 동떨어진듯한-_- 몽상이 되어가고있네요.... 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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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결국 무슨 말을 붙이건간에 이 글의 결론은 저는 존 윌리암스가 좋다는 겁니다^^
사실 수년동안 제가 기타의 바이블로 생각해 온 존 윌리암스의 음반과 고작 1주일도 듣지 않은 앨범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죠..
대부분의 기타매냐 분들은 슈미트를 좋아하시는 것 같지만..음.. 전 존 윌리암스의 류트조곡에 한표!^^
p.s. 사실 저는 어떤 연주자나 작곡가를 한마디로 평가하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그의 인생과 음악을 저의 짧은 글 실력으로 모독하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한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은 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죠. 저와 의견이 다르시더라도 노여워-_-; 하지 마시고 가볍게 읽어주세요^^
p.s.2 요 며칠 이것 때문에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열대야에, 바하생각에, 잠 못이루는 사태가ㅠㅠ). 확실하게 정리가 안되서 약간 지저분하긴 하지만 아직 제 정신일 때(저는 이렇게 고민하다가 결국엔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