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닐때, 방과후 시장의 순대집에 모여앉아 세계적인 대가들을
막걸리,순대와 함께 씹어가며 발기발기 찢어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2년간 거의 매일의 일과였고, 모여앉은 후배들 역시 한 감상 하는놈들이라,
저마다 나름대로의 음악적 기준으로 물러서지 않아 분위기는 사뭇
살벌했었지요. (그래도 제가 제일 선배라 말을 심하게 많이해서 욕도 많이 먹었답니다 -_-)
별별 얘기들이 다 나왔던지라 그때 우리의 검증기준(?)을 통과했던
대가들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아니 영원히 그때의 멤버들 모두 인정할 겁니다.
브림과 윌리암스도 기준을 통과한(^^) 대가인데...
85년 이후녹음한 이들의 음반에 대해서는 저는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브림은 교통사고후, 오른손의 테크닉을 완전히 잃어, 연주가로서의 생명을 잃었다고 봅니다. 웬만한 전공생보다도 딸립니다.. T_T
윌리암스의 경우 80년대 후반부터는 완전히 자기만의 음악을 합니다.
보편타당성에서 약간 벗어나 있고,
'난 이런 놈이다, 싫으면 듣지마라' 하는 특유의 오만이 느껴집니다.
죤 윌리암스..
여러분들은 윌리암스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제게는 이렇습니다.
수님은 음악만을 듣는다고 하셨지요.
윌리암스는 음악 외에,
'사운드' 에 대한 집착이 크다고 저는 느낍니다.
단순히 이쁘고 듣기좋은 소리를 뜻함이 아닙니다.
소리는 공기의 진동입니다.
그가 탄현한 줄이 떨며 공기를 진동시켜 우리몸에 부딛칩니다.
음표의 높낮이로 표현되는 멜로디 외에, 그 음파가 우리몸을 때리며 주는
말로 표현 못할 이미지도 있습니다.- 저는 오디오를 통해 이런 '음파욕'을 즐깁니다.
윌리암스는 항상 어떠한 이미지의 사운드에 목말라 했던것 같습니다.
그는 당대를 대표하는 명기들만을 사용했습니다.(에르난데스y아구아도-플레타-스몰만)
뿐만 아니라 그는 그 악기를 악기가 받아낼 극한의 한계치까지 몰아부쳤습니다.(라고 생각합니다 -_-)
제가 추천한 류트조곡음반을 들어보시면, 1-4번, 2-3번이 짝을 이룬다는것을 알게 되실겁니다.
2-3번의 조합에서 저는 플레타가 비명을 지른다고 느꼈습니다.
플레타의 능력을 벗어났다는 것이 아니라 절정에 오른 여자의 비명이란 뜻입니다. 과연 플레타요, 윌리암스다...찬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라나다 쪽의 악기들이 무대 효과가 좋음을 저 역시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쪽 악기들은 몰아부치기엔 너무 섬세하고 여리다고 느낍니다.
(제 주관입니다 좋다,나쁘다 얘기가 아닙니다)
악기가 가진 최대한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연주자..
그가 바로 죤 윌리암스입니다.
진지한 답글에 대해서는 깊게 더 토론해보고 싶습니다..
추신) 윌리암스-브림 듀오에서 브림의 음색이 좋다고 어느분이 말씀하셨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라이브앨범중 드빗시의 '꿈" 한번 들어보세요. 도입부 윌리암스의 멜로디가 장난이 아닙니다..제가 최고로 꼽는 이쁜 기타소리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