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축구 경기를 보는 즐거움

by 셰인 posted Jun 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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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이니까 축구경기를 하면 당연히 한국을 응원하게 되지만 한국 축구 자체에 반하게 된 것은 83년도 청소년 팀 이래 처음입니다. (기억들 하시죠? 우리나라 보통 국민들에게 축구에 있어 감독의 위상과 역할이 제대로 인식된 것은 당시의 박종환 감독 덕분이었지요.)

그 이유는,

뚜렷한 국제적 스타가 별로 없고 개인기가 훨씬 떨어지는데도 전체적인 조화로써 몸값 수십억대들의 스타에 의존하는 호화팀을 물리칠 수 있음으로써 팀플레이로서의 축구의 본 모습을 보여주었고,  

또 한가지는 한국이 기초 체력이 약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저도 가지고 있었던 "동양인은 체력이 약해 안돼" 라는 비관론을 불식한 것입니다. 우리가 그 어떤 종목에 있어서 체력이 팀이나 선수의 특징이 될만큼 서구선수들을 압도한 적이 있습니까?  결국 지금까지는 있는 체력을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되는가봅니다.  

경기 수준도 대단하군요.  패스는 빠르고 망설임이 없으며, 지고 있는 경기에서는 마음이 급해 앞으로 냅다 지르기만 하던게 예전 축구였는데 이젠 종료가 다될때까지 침착하게 공간을 만들어 전진하질 않나, 전 선수가 전 지역을 카바하지 않나...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지요?    

결과를 놓고 후련한 점을 얘기하면, 이태리, 포르투갈 등 기술은 좋다해도 경기 전에 남의 나라 팀을 ㄱ무시하는 등 매너에 있어서나 플레이의 더러움에 있어서나 저급하고 난폭한 축구팀들을 비교적 깨끗한 경기로 꺾었다는 점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이태리가 패배를 거부하는 항변들 참 웃기지 않습니까?  초반에 페널티킥 준 것 궁시렁대지만 어차피 들어가지도 않았고, 오프사이드 선언 때문에 대응않고 가만 놔 두었더니 그새 골에 차넣고는 골인을 무효화했다고 아우성이랍니다.  토티 퇴장이 형평을 잃었다는 주장이 다소나마 근거가 있을까요?  (왜냐하면 이천수의 만화같은 필살 골통 킥은 그냥 두었으니까...)

아마 최고의 어거지는 페루자 단장이 이태리를 꺾은 공신 안정환을 괘씸죄로 자르겠다는 공언일 것입니다.  대체 이런 얼빠진 옹졸뱅이가 또 있을까싶으네요.  한국 프로축구 리그 초기에 피아퐁이라는 태국의 걸출한 선수가 LG (맞나?)에서 뛴 적이 있었습니다.  이 친구가 태국 대표로 나와 한국을 지역 예선에서 탈락시키는 골을 넣었다면 우리나라 구단책임자가 "너 오지 마" 이랬을까요?  

결국 이태리인들이 지금 억울하다고 하는 모든 주장은 실망, 수치심등의 격정이 이성을 가려버림으로써 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구단주가 공식적으로 한 말이 그 정도면 일반 국민들의 흥분 상태는 알만하겠죠.    

재판이나 소송에서도 냉정을 잃고 자기 입장만을 생각하고 흥분하면 온갖 조문과 판례들이 자기 입장에 유리하게만 보이는 법입니다.  경기 후 이태리반도의 들끓음을 보며 이를 다시 확인하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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