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연습했다.
그녀를 위해.....
드디어...
그녀를 포함해 칭구들과 함께 산장에 도착했고,...
서늘한 산속의 밤하늘엔 무대의 조명마냥 별들이 반짝이고 모닥불이 지펴졌다.
그녀와 칭구들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 앉아 서로 술잔을 부딪히며 실없는 농담
을 주고 받았지만,...내심 긴긴 여름밤의 설레이는 추억을 기대하고 있었다.
모두가 술기운으로 화장을 끝냈을 무렵,
나는 떨리는 손을 진정 시키며 기타를 꺼내 들었고...나즈막히 조율을 하며 모
두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그 것은 그녀에게 고하는 내 수줍은 사랑의 선전포고임을...
Lauro의 La Negra...
연주를 마치고 모두를 둘러 보는척하며 그녀를 훔쳐 보았다.
훗...이미 나는 그녀를 포함한 모두에게 있어 마법의 피리 부는 소년이었다.
그리고,
Malats의 스페인세레나데가 그녀를 향해 막힘없이 연주 되었고...마지막으로
알함브라 작곡의 궁전의 회상을 두눈을 지긋이 감고 느긋하게 연주했다.
너무 빠르지도...너무 느리지도 않고,
너무 똑똑하지도...너무 무디지도 않게...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 될 그녀와의 사랑처럼...그렇게 연주했다.
연주가 끝난 후........감았던 눈을 아주 천천히 열며,
나는 조금은 오만한듯한 표정과 아주 많이 느끼해 보일 눈빛으로 그녀의 두눈
을 직시했다.
쾅!!!
없었다.
그녀가 자리에 없었다.
나는 기타가 부숴지는 심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주위를 둘러 보
았다.
쾅!!!
아무도 없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모닥불만이 외롭게 홀로 마지막 불꽃을 토해 내고 있었다.
어찌 된 것일까.
내 마법의 기타소리가 그녀와 칭구 모두를 숲속 이상한 곳으로 사라지게 한
것일까....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잠시후,...
숲속 여기저기서 정녕 이상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사랑해. 예전부터 너만을 생각해왔어...
-정말???
-음. 용기 내서 고백하는 고야...
-잉...몰랑...
-사랑해...하늘만큼 땅만큼...
-아까 기타소리만큼 달콤하게 사랑해줘...알았쥐???
짝사랑 아닌 온사랑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정녕 낯설은 소리였
지만....그 것은 분명 이제 막 시작 된 사랑의 속삭임...연인들의 속삭임이었
던 것이다. 그날 밤 숲속의 부엉이는 기타소리에 취해 수줍음을 잊어 버린 연
인들의 사랑의 속삭임을 엿듣느라 밤사냥을 깜빡했다나...
**후기...
나는 모닥불 앞에 주저 앉아 내 기타 소리를 저주했다.
아직 불꽃이 가시지 않은 모닥불이 살려달라 애원하며 기타를 원했다.
나는 잠시 망설이고는 천천히 기타를 모닥불 위로 가져갔다.
열기때문이었는지 1번선이 비명같은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
그 순간 나는 내 손목의 동맥이 끊어진 듯한 착각으로 황급히 모닥불로부터
기타를 구해냈다.
그리고 내 두뺨은 눈물이 점령했고...새벽이 올때까지 숲속에는 2번선으로
퉁겨지는 부드러운 음률의 기타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눈치도 없이 내 두뺨위에서 놀고 있는 눈물의 철없음은 죽어 가는 모닥불이
토해 내는 쓰디 쓴 연기가 대신해서 변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