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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9 07:05
[re] 그래도 (클래식)기타가 좋은 이유
(*.219.94.168) 조회 수 4877 댓글 4
요즘 와서 이 사이트에서 참 재밌는 글들을 많이 봅니다. 방귀가 잦으니까 뭐가 나오는 식으로 간단 의견만 달다보니, 이렇게 글도 올리게 되네요.
사실 기타가 음량이 작다는 것이 단점이라고들 말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기타가 음량이 작은 것이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을 콘서트 홀 연주를 염두에 두고 봤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음악적 활동이 꼭 그런 곳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죠.
사실 클래식 기타가 그나마 클래식 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세고비아라는 걸출한 인물 탓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레코딩에 의한 음반 제작 보급이 가능해졌다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그 이전에도 기타(또는 기타족의 악기)는 인류의 품을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스페인, 러시아, 중근동, 비파나 사미센까지 포함한다면 극동지역까지 포괄하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나 류트가 고전파 시대부터 서구 클래식 계의 변방으로 밀려난 이유는 작곡가들의 수입원이 일부 소수 후원가가 아니라 콘서트에 참가한 일반 청중들로 바뀌게 되면서 부터가 아닐까요.
더 많은 청중은 더 많은 수입을 의미하니까 당연히 음향면에서 효과가 큰 악기를 선호하고, 악기들 또한 그런 수요에 맞춰서 발전을 하게 되는 것이죠. 관현악도 점차 대편성으로 변해서, 나중에는 천인 교향곡도 나오고... 악기 편성에 대포도 집어넣고... 그러다보니 의도하건 하지 않았건 근대 음악의 역사는 동시대의 자본의 축적과정과 예술가들의 자의식 확대과정을 묘하게 답습하게 되지요.
또한 그러자니 보다 웅대하고 보다 심오하고 보다 지루한(?) 곡들이 나오게 됩니다. 듣자니 바그너는 몇박 며칠에 걸쳐서 연주되는 오페라도 만들었다는데, 그런 작품은... 글쎄요... 작곡과 연주는 고사하고 끝까지 듣는 것만 해도 업적이 아닐까요.
하지만 기타는, 콘서트 홀에만 진입을 못했다 뿐이지, 생활 어느 구석에서나 박혀 있었습니다. 소리도 나지막하고, 자기 주장도 약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의 꾸밈없는 맨목소리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어느 들판에 친한 사람 몇이랑 같이 소풍나가서 노래부르면서 같이 놀려 한다면, 뭘 가지고 나가시겠어요. 어느 저녁에 술도 한잔 마시고, 몇사람 사람이랑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면서 노래도 부르고 하려면 뭘로 같이 하시겠어요. 슈베르트가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가곡을 작곡할 때 먼저 기타를 사용했다는 것도 사실은 다 이유가 있지요.
어깨에 힘을 빼고 나의 음악을 꼭 절대다수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기타는 정말로 훌륭한 악기 입니다.
PS1: 세상도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요새같은 세상에 위와 같은 질문을 드리면 십중 팔구 그 답이 '노래방 기계'라고 하지 않을까 겁납니다.ㅡ.ㅡ;a 노래방이 우리 놀이 문화에 등장한 것이 과연 잘된 일인가요...
PS2: 저 같은 경우에는 또 개인적으로 음량이 작은 기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요. 지금은 집에서 기타치면 마누라의 구박만 받고 있지만, 만약 음량이 컸다면 온동네의 구박을 받았을 것 같다는... ㅡ.ㅡ
사실 기타가 음량이 작다는 것이 단점이라고들 말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기타가 음량이 작은 것이 단점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것을 콘서트 홀 연주를 염두에 두고 봤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음악적 활동이 꼭 그런 곳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죠.
사실 클래식 기타가 그나마 클래식 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은 세고비아라는 걸출한 인물 탓도 있지만, 기술적으로 레코딩에 의한 음반 제작 보급이 가능해졌다는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그 이전에도 기타(또는 기타족의 악기)는 인류의 품을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스페인, 러시아, 중근동, 비파나 사미센까지 포함한다면 극동지역까지 포괄하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타나 류트가 고전파 시대부터 서구 클래식 계의 변방으로 밀려난 이유는 작곡가들의 수입원이 일부 소수 후원가가 아니라 콘서트에 참가한 일반 청중들로 바뀌게 되면서 부터가 아닐까요.
더 많은 청중은 더 많은 수입을 의미하니까 당연히 음향면에서 효과가 큰 악기를 선호하고, 악기들 또한 그런 수요에 맞춰서 발전을 하게 되는 것이죠. 관현악도 점차 대편성으로 변해서, 나중에는 천인 교향곡도 나오고... 악기 편성에 대포도 집어넣고... 그러다보니 의도하건 하지 않았건 근대 음악의 역사는 동시대의 자본의 축적과정과 예술가들의 자의식 확대과정을 묘하게 답습하게 되지요.
또한 그러자니 보다 웅대하고 보다 심오하고 보다 지루한(?) 곡들이 나오게 됩니다. 듣자니 바그너는 몇박 며칠에 걸쳐서 연주되는 오페라도 만들었다는데, 그런 작품은... 글쎄요... 작곡과 연주는 고사하고 끝까지 듣는 것만 해도 업적이 아닐까요.
하지만 기타는, 콘서트 홀에만 진입을 못했다 뿐이지, 생활 어느 구석에서나 박혀 있었습니다. 소리도 나지막하고, 자기 주장도 약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인간의 꾸밈없는 맨목소리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어느 들판에 친한 사람 몇이랑 같이 소풍나가서 노래부르면서 같이 놀려 한다면, 뭘 가지고 나가시겠어요. 어느 저녁에 술도 한잔 마시고, 몇사람 사람이랑 같이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면서 노래도 부르고 하려면 뭘로 같이 하시겠어요. 슈베르트가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가곡을 작곡할 때 먼저 기타를 사용했다는 것도 사실은 다 이유가 있지요.
어깨에 힘을 빼고 나의 음악을 꼭 절대다수에게 전달해야겠다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면..., 기타는 정말로 훌륭한 악기 입니다.
PS1: 세상도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 요새같은 세상에 위와 같은 질문을 드리면 십중 팔구 그 답이 '노래방 기계'라고 하지 않을까 겁납니다.ㅡ.ㅡ;a 노래방이 우리 놀이 문화에 등장한 것이 과연 잘된 일인가요...
PS2: 저 같은 경우에는 또 개인적으로 음량이 작은 기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요. 지금은 집에서 기타치면 마누라의 구박만 받고 있지만, 만약 음량이 컸다면 온동네의 구박을 받았을 것 같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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