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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36.174.191) 조회 수 3504 댓글 1
>선생님께서 일렉기타 경력도 있으심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위의 글을 돌 맞을 각오하고 올린 이유에 프로페셔널 연주자로서
>정말 적절한 글을 올려 주셨더군요.

웬 별말씀을... 적절하게 읽어주신 덕이겠지요 ^^;

>-농담처럼 말씀드렸지만, 증폭하는 게 무슨 클래식 악기냐고 하는 사람들이 제가 만난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더라구요-
>
>과연 위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애호가들이 옳바른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요?
>기타의 내츄럴사운드는 정말 훌륭하지만 잘 된 셋팅의 전자적음향도 대단히
>훌륭합니다.
(후략)
물론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기타 소리 중 하나가, Feels So Good의 기타 솔로입니다.  물방울 튀는 것 같은 세미일렉기타의 생톤, 정말 눈물나게 반짝이지 않습니까?  근데, 이게(즉, 무대에서 증폭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단순히 어떤 소리가 더 혹은 덜 훌륭하냐에 대한 고민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오페라 무대와 뮤지컬 무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성악가' 들이 계십니다.  이분들이 늘 하시는 말씀이 무엇이냐하면, "두 가지 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오페라를 하면서 뮤지컬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도록 힘들며, 뮤지컬이 끝난 후, 다시 오페라를 하게 된다면, 회복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를 사용하는 발성과 그렇지 않은 발성은 완전히 다르답니다.  마이크를 사용하는 경우, 좋은 소리를 다 모아서 마이크쪽으로 집어 넣어줘야 하고(소위 집중된 소리를...), 아닌 경우, 머리쪽으로 소리를 올려주어서 온 머리와 몸이 악기가 되어 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네요(더 자세히 묻지 마세요. 저도 성악전공 아님다 -_-;;;;).

근데, 기타의 경우도 이런 차이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정말 갖가지 마이크와 픽업에 대고 연주 해 보았지만(심지어는.. 모 지방 문예회관의 SM58까지.. -_-;), 그 시스템의 질과 민감도에 맞추어서 제 터치를 조절 해 주어야 하는게 보통 일이 아닙니다.  작은 예로, 마이크를 기타 앞에 갖다 댔을 때, 마치 400석 정도 홀에서 마이크 없이 끝까지 울리라고 치는 것 처럼 줄을 "후려대면", 엄청난 손톱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퍼져나가거든요.  픽업들을 장치할 경우도 대부분 상당히 부드러운 터치를 필요로 하고요.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저만의 시스템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그 경우, 저의 연주법은 그 시스템에 맞는 방식으로 완전히 고정 될 것입니다.  솔로 세팅이라면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제 고민의 근본은 앙상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지금의 제 테크닉과 음량으로는, 약간 부족한 감은 있어도, 적절한 세팅에서라면(즉,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아니라면), 그리고 상대 연주자가 충분히 민감하게 밸런싱 해 준다면, 바이올린이나 플륫과의 듀엣에서 듣기 싫지 않은 정도의 균형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완전히 plugged 되어서(즉, 제 연주의 모든 면이 증폭된 상태에 익숙해져서) 그런 듀엣 연주같은 소규모 앙상블에도 기타와 함께 앰프를 들고 나타나야 한다면, 과연 "기타가 그런 악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급의 클래식 악기"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가 두려워 하는 점입니다.

협연할 때 마다, 현사중주와 연주할 때 마다, 조금만 규모가 큰 앙상블을 할 때마다, '내 소리가 잘 들릴까, 오늘 연주하는 홀의 음향시설은 어떤 수준일까', 등등의 고민을 할 때마다, "이번에 돈 모으면... 꼭... 한다!" 고 내뱉고는 하면서도, (거짓말 많이 섞어서)제 양손바닥 만한 바이올린, (에누리 없이)제 팔 한쪽보다도 짧은 플룻 하나씩 달랑 들고도 40명 50명의 오케스트라와 당당히 맞서는 다른 동료들을 보면서는 다시, "나는, 내 악기로 낼 수 있는 소리를 다 내지도 못하면서, 공연히 악기 핑계만 대고 픽업과 앰프 뒤에 숨으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또 머뭇거리게 됩니다.

(우씨.. 윗 문장 되게 깁니다.  도데체 주어랑 동사는 분명한겁니까? 대충 읽어주시길...-_-;;;;)

또 횡수 되었습니다만, 이것이 농담을 제거한 제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이면서도, 또한 많은 기타리스트와 기타제작자들의 고민이겠지요.  물론, 계속 기타 제작 기술이 발달하여 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타가 만들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만, 이런 말 역시 "악기탓" 아니겠습니까 ^^;;

어쩌다보니 기타의 증폭 얘기로 완전히 기울어져 버렸네요.  오늘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애고 힘들다.. 핵핵...


서정실 드림.



덧) 근데 진짜로 클기가 세상으로 부터 냉대받고 있나요?  전 별로 "냉대" 받는다고 느껴본 적은 없는데요... "오해" 라면 또 모를까...

또덧)
>히히히...연구 많이 하시어서 픽업 붙힌 기타로도 영혼을 울리는 그런 소리
>내보셔요. 일렉기타 경험까지 가지고 계신 선생님이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요???

픽업 붙힌 기타, 이미 오랜기간 제 영혼을 많이 울렸습니다.  저뿐이겠습니까... Messiah Will Come Again, Cause We've Ended As Lovers, 정말... 찡하지 않습니까?  제게 있어선, 오히려 픽업 없는 기타로 픽업 있는 기타보다 더 많은 영혼을 울릴 수 있는가 하는게 더 도전할 만한 일인 것 같아서요... ^^
Comment '1'
  • 간절한 2002.02.09 00:59 (*.51.24.231)
    이래서 젊은 피 수혈은 어느 분야에서나 상쾌합니다. 말씀을 많이 하시다니요. 저 같은 허접도 떠들어 대는데...선생님 덕분에 저 오늘 무지 기분 좋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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