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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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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77.6) 조회 수 3813 댓글 4

“우리 대중음악은 죽었습니다.
” 그가 내뱉은 첫마디는 단두대의 칼날처럼 뚝 떨어졌다.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64).

어두침침한 무대위 노란 백열등 밑 에 서 있었던 탓이었을까.

그의 나지막한 음성은 마치 햄릿의 독 백처럼 더욱 비장하게 다가왔다.

“진짜 음악이 사라지고 있어요.

돈만 생각하는 인간들이 음악이 아닌 ‘쇼(show)’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대중은 우롱당하고 있어요.” 서늘한 독설은 그의 작업실이자 공연장인 ‘우드스탁(woodstock) ’안을 맴돌다 가라앉았다.

서울 문정동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5 0여평의 이 지하공간은 바깥세상과 격리된 산사처럼 고요했다.

육중한 방음벽에 둘러싸인 어둠속에는 그의 기타와 드럼, 스피커 , 관객들의 의자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생명력있는 노래를 할 줄 몰라요.

깊이있는 음악을 해야하는데….

스튜디오에서 조작된 음악을 들고 나와 춤 을 추며 립싱크를 하고 있어요.

그게 얼마나 오래 갈까요.” 그의 비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노래 그 자체보다 는 기획사의 마케팅이 인기를 좌우하는 시대.

연습한 흔적이 지문처럼 박혀있는 기타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그 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로 록음악을 시작한지 만 40년이 되는 신중현.

짧은 백발, 주름진 얼굴, 왜소한 체구의 이 사내가 정말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스타였을까 하는 의문은 처음부터 들지 않았다.

그의 눈빛 때문이었다.

“죽은 음악이 판치게 된 것은 나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책임입 니다.

문화적 사명감을 잃은 인간들이 망쳐놓은거죠.

시간이 지 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이젠 위험수위를 넘어섰어요.” 우리 대중음악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어느덧 자신에 대한 고해 성사로 이어졌다.

그동안 젊은 후배들에게 진짜 음악이 무엇인지 를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자책감.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온 음악이 어딘지 모르게 항상 부족하다는 불만.

그는 속죄가 필요 했다.

다음달 12~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음악을 살려야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록만 하다 가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뭔가를 해야 해요.

이번에 공연하는 것도 진정한 라이브 음악이 뭔지를 후배 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적어도 후배들이 맘놓고 연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만들어 놓고 죽어야죠.” 그러나 그 길이 순탄치 않다는 사실을 그 자신이 더 잘알고 있다 .

지난해 충북 단양의 폐교된 한 초등학교에 ‘신중현의 음악세 계’라는 작업실을 내려던 일도 중단됐다.

문제는 돈이었다.

그 는 “돈만 생기면 당장 내려갈 것”이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

그가 진정으로 안타까운 건 후배들이 돈때문에 하고 싶어하는 음악을 못한 채 변두리 밤무대를 전전하며 ‘업소용 반주’만 하 다가 뮤지션으로서의 생명을 스스로 끝내는 일이다.

“한편에서는 돈이 없어 진짜 음악을 하지 못한 채 사라지고 한 편에서는 돈을 위해 진짜 음악을 외면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신중현이 말하는 ‘진짜 음악’이란 뭘까.

“인간적인 느낌과 시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음악이죠.

진짜 음악 은 ‘나는 예술을 하고 있고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는 사명감이 투영된 음악이에요.

몇분만에 뚝딱 하고 만드는 그런 음악이 아 니라는 거죠.” 저항과 통제, 방황과 성장이 공존하던 지난 60~70년대.

신중현은 국내 대중음악계를 평정한 ‘작은 거인’이었다.

그의 음악 인 생은 중학교 2학년 무렵에서 시작된다.

당시 영등포의 한 악기상 에게 바이올린을 주고 맞바꿨던 미제 통기타.

줄이 끊어지고 네 크(음높이 조절 부위)가 떨어질 때까지 연습에 매달렸다.

AFKN에 서 흘러나오는 록음악에 심취했던 그는 57년 서라벌고 2학년을 중 퇴한 뒤 음악강사를 하다 미8군 쇼무대에 올랐다.

그곳에서 ‘재 키’라는 애칭으로 활동하며 뛰어난 연주실력을 인정받은 신중현 은 62년 국내 최초의 록그룹 ‘애드포’를 결성한다.

이후 지금 까지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는 모두 350여곡.

이 가운데 68년 작곡해 펄시스터즈가 부른 ‘님 으아’는 무려 100만장이 팔린 그의 첫 히트곡이었다.

이후 ‘커피 한잔’ ‘빗속의 여인’ ‘미인’ ‘봄비’ ‘햇님’ ‘꽃잎’ ‘님은 먼곳에’ ‘거짓말이야’ ‘미련’ ‘아름다운 강산’ 등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은 히트곡 을 양산해냈다.

그에게서 곡을 받은 가수들도 덩달아 스타가 됐 다.

펄시스터즈, 박인수, 김추자, 장현, 장미화….

그들은 모두 당대의 대중문화를 이끌어간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신중현의 음악을 단순히 경력과 수치로만 표현하기엔 부 족하다.

그는 음악인이기 전에 자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대 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던 시절은 서슬 퍼런 박정희 군사정권 시 절과 맞물려 있었다.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는 록과 무조건적인 순종을 요구하는 절대권력은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73년 그에게 ‘대통령 찬가’를 만들라는 청와대의 압력이 내려졌고 그는 거부 했다.

대신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나라였거든요.

그래 서 나라 사랑의 마음으로 그 노래를 대신 만들었죠.

그런데 그게 반항으로 보였나봐요.” 결국 ‘괘씸죄’에 걸린 그는 75년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무 대에서 쫓겨나고 그의 히트곡들은 금지곡으로 묶이고 만다.

이후 그의 노래들은 12년이 지난 87년에야 하나씩 해금됐다.

그래서일까.

신중현의 노래들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끈질긴 생명 력을 가진 채 구전처럼 전해진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티’를 느낄 수 없는 세련미 때문이기도 하지만 록의 기본정신인 자유와 저항이 세월과 함께 배어있었기 때문이다.

아들딸 뻘되는 후배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해 다시 히트시키는 일은 이제 ?聆?일이 됐다.

‘한국록의 개척자’ ‘가요계의 거장’ 등의 수 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평가에 대해 “단지 남들보다 일찍 록음악을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음악 하나만 보고 살아온 외길 인생을 주위 분들이 인정해주시 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따금씩 음악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 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음악에 항상 고마워하며 삽니다.

음악은 제 존재의 의미니까요.” /이승형기자 lsh@munhwa.co.kr




정말 맞는 말이죠..   (그리구 위에 펄시스터즈 님으아 는 아 에요.. 등록이 안되가지구요 ^^)
Comment '4'
  • 김동선 2002.01.26 23:45 (*.180.99.50)
    흑흑..... 너무 감동적이에요..!!!!!!!!!!!!!!
  • 지얼 2002.01.27 16:04 (*.48.55.57)
    울나라 대중음악판이 이 꼬라지가 된 것은 이슈만과 그 아래 쓰레기들에게 50%의 책임이 있겠죠.
  • 지얼 2002.01.27 16:06 (*.48.55.57)
    제가 아는 분이 큰 기획사의 매니저로 있는데 그분 말씀에 의하면 가수라는 상품은 외모,어린 나이,신장(키) 이 세가지가 먼저 충족되어야 한데요..
  • 지얼 2002.01.27 16:07 (*.48.55.57)
    그러니 쓰레기 음악은 티비안에 있고 진짜 음악은 무명의 클럽 같은 데서나 들을 수 있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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