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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54.41.32) 조회 수 3925 댓글 7
그 동안 엉터리 고물기타로 여자칭구한테 폼잡고 싶어서 대충 치던 클래식
기타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 보려고 새로 장만하려 했습니다.
우연히 기타매니아에 들렸다가 곽선생님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샤콘느라
는 기타를 사려고 했는데..................................................................
문제는 전재산 다 털어도 80마넌이 안되네요.
총금액 37마넌...

근데 동네 모피아노대리점에 조율 부탁하러 아까 낮에 가게 됬어요.
가게 안 진열장속에 무진장 이쁘게 생긴 기타가 들어있더군요.
거의 흰색에 가까운 앞판에 진한 갈색의 옆뒤판.....
자그마한 울림통.........
사장님한테 물어보니까,
"국내 유명제작자한테 하청 줘서 만든 원목기타다.
솔직하게 안속이고 얘기 하는데, 가게에 들어 온지 한 오년쯤 되었다.
이 동네는 수준이 낮아 저런 고급기타는 안팔리더라.
자네가 산다면 원가에 주겠다."
이러시더군요.
그래서 얼마냐고 물어 보니까. 60마넌이라고 하더군요.
오년이나 안팔리고 묵은 기타가 왜 그리 비싸냐 40마넌에 주면 만져볼
것도 없이 사겠다고 했습니다.(원목이라는 말에 속으로 완전히 미쳤었죠)
그분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러라고 하더군요.
전 은행 가서 전재산 37마넌에 현금서비스 3마넌까지 받아서 다시 가게로
갔습니다.
사장님한테 3마넌이 모자라 현금서비스까지 받았다고 하니까 껄껄껄 웃
으시면서 2마넌 깎아 줘서 38마넌에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히히히....속으로 너무 좋았습니다.
피아노 조율은 까맣게 잊고 기타 들고 뛰듯이 집으로 왔습니다.
케이스에서 기타를 꺼내서 급히 조율을 하고 2번선 10플랫을 아포얀도로
튕기자.....헉.....
너무나도 이쁜 소리가  나는겁니다.
너무 기쁜 마음에 다른 줄도 퉁겨 봤죠.

맹꽁이 소리....
2번선 10플랫을 제외하곤 다른 포지션에선 어떠케 튕겨도 맹꽁이 소리가
나더군요.
오년씩이나 진열장안에서 묵었던 기타고 줄도 오래 됬으니 그런가보다하고
잽싸게 종로에 가서 어거스틴줄을 깎고 또 깎아서13000원에 샀습니다.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서 줄을 풀고 새줄을 끼우고 해서 퉁겼는데, 이번엔
일번선의 음정불량.....줄이 퉁기면 이상한 모양으로 진동하더라구요.
으. 미칠것만 같은 심정으로 잠시 고민했습니다.
13000원때문에 다시 종로를 갔다와야 하나?

줄을 풀고 다시 갔다 왔습니다.
안바꿔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미안하다며 더 비싸다는 다다리오줄로
바꿔주더군요. 원래 어거스틴은 불량이 가끔 있다면서.

다시 헐떡거리며 집으로 돌아와서 다다리오를 기타에 끼우고는 튕겨 보았습
니다.
앗! 좋다.
맹꽁이 소리는 거의 사라지고 그런대로 맑은 소리가 났습니다.
저녁밥 먹고 다시 기타를 잡고 튕겨 봤습니다.
이런 제기랄.
저음역이랑 고음역이랑 음정이 어지간히 틀리더군요.
온몸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지간히 클래식기타 잘친다는 칭구한테 전화했습니다.
집으로 가지고 오라기에 쌀쌀한 날씨에 땀흘려 가며 버스타고
칭구네 집에 갔습니다.
칭구는 몇번 튕겨 보더니 겉모양만 이쁘게 만들고 속은 텅빈
쭉정이 기타라고 말하더군요.
집판도 뒤쪽으로 휘어 있다고 하더군요.
칭구는 오래동안 줄을 풀어 놓고 사용을 안한 기타라 뒤로 네크
가 휜거라면서 쓰다보면 어느정도 제자리로 돌아 올거라고 저를
위로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음색은 별루 개선을 기대하지 말라고 덧붙이더군요.
또 한마디,
"너 근데 정말 미친거 아니냐? 왕년에 피아노를 십년 넘게 친 놈이
어떻게 악기를 만져 보지도 않고 살 수 있는거야? 에라이 미친X아"

지금 이글은 칭구네집 앞 피씨방에서 쓰고 있습니다.
현재 시각 새벽 다섯시 오분전.
좀전까지 칭구랑 겉모습만 이쁜 기타를 어떻게 하면 소리도 좋아질
까 하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밤샜습니다.
결론은 내가 기타 시작한 이유라고 할수 있는,
"여자칭구한테 폼잡기 위해 버리지 말것. 모양은 끝내 주게 이쁘니까"

여러분?
나 정말 미친X이죠?
아.
얼른 돈 벌어서 곽선생님 기타 사야겠다.
나 지금 울고싶어요.

아참.
또 한가지 실수를 안적었네요.
키키키.
어제 내가 산 기타는 소리도 소리지만 사이즈도 걸작입니다.
어쩐지 울림통이 너무 작더라.
칭구가 줄자로 기타를 재보니까 현장이 63cm.
애들용 기타더군요.
아. 나의 환상의 미친짓. 나? 정말 바부탱이.

어쨌든 여태까지 이렇게 겉모습 이쁜 기타는 한번도 못봤어요.
키키키. 현장이 짧으니까 기타 치기 무지 편하네요.

이상은 천하제일 바부탱이 골빈놈의 기타구입기였습니다.



Comment '7'
  • 눈물반짝 2001.10.19 09:43 (*.36.187.75)
    멋진 분이네요. 좋은 결과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 2001.10.19 10:10 (*.62.26.169)
    몇가지 개선해 드릴테니 택배로 보내셔요...훨 좋아질겁니다.
  • 간절한 2001.10.19 21:01 (*.41.156.173)
    1983년도 내 모습을 보는 것 같군요. 난 삼익악기 대리점에서였는데.. 포크기타...
  • ★탠★ 2001.10.19 23:57 (*.201.64.247)
    어거스틴 줄이 만삼처넌이나 하나여? 전 팔처넌줬는데.. 내가 산 줄은 불량품이었나... ㅠㅠ
  • ★탠★ 2001.10.19 23:58 (*.201.64.247)
    암턴... 좋은 결과 있으시길~~~ ^0^
  • 정성민 2001.10.21 17:52 (*.80.53.189)
    님 기타 구입기 너무 웃기네여 재밌게 잘읽었네요~빨리 좋은소리 찾으시길^^ 화이팅
  • 정성민 2001.10.21 17:54 (*.80.53.189)
    근데, 님은 참 속상하실텐데, 위로라도 해드리고 싶은데, 글이 너무 재밌어서요~ 지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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