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명 : Lagrimas De Cera(양초의 눈물)
연주 : El Lebrijano(Cantaor)
앨범 : Lagrimas De Cera(2001)









이 앨범은 스페인에 깊이 투영되어 있는 아랍음악적인 요소를 플라멩꼬 예술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지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관한 세비야의 성주간(Semana Santa) 음악을 플라멩꼬 음악가의 시각을 통해 바라본 것인데, 스페인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는 아랍음악적인 요소를 표출하고 있다.

기독교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요즈음, 아랍적인 요소를 반영한 이 앨범은 기독교인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불경(不敬)스럽게 비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스페인의 역사를 잘못 이해한 데서 오는 오해이다.



스페인은 오랜 동안 아랍의 지배를 받았고, 중세시대의 카톨릭 전례음악인 모사라베 성가(Mozarabic Chant)는 아랍음악적인 요소가 짙게 반영되어 있다.

스페인의 성가를 집대성한 알폰소 현왕(Alfonso X : 1221~1284)의 "성모 마리아 송가집(Cantigas de Santa Maria)"에 보면 아랍 스타일의 복식을 한 악사들이 아랍식의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그림이 나온다.

따라서 성주간의 음악을 아랍음악적인 시각에서 표현한 이 앨범은 스페인에 있어서 만큼은 조금의 위화감도 없다.

예수님의 활동지역인 이스라엘의 민속음악음악이나  세파르디(Sephardi, 스페인계 유태인)의 음악 역시 아랍음악적인 요소가 강하다.

동구(東歐)의 이디쉬(Yiddish, 유태인) 민요만 들어보아도 아랍적 요소가 대번에 느껴진다.

다윗왕이 지어서 노래했다는 성경의 "시편"의 가락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아랍음악적인 요소가 짙게 깔린 음악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Lagrimas De Cera(양초의 눈물)"은 스페인 사람들의 종교적 심성을 반영한다.

성모상 앞에 촛불을 켜 놓고 묵상에 잠긴 모습에서 아랍음악적 요소를 떠올리기 어려운 것은 순전히 역사적 편견에서 오는 것이다.

원시 기독교의 교회 음악은 아랍음악적 요소가 강했을 것으로 추론해보는 것은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

이 앨범의 곳곳에 나타나는 잔가락과 반음 진행, 증2도의 진행은 스페인에 남긴 아랍음악의 유물이다.





생전의 어머니 "La Perrata"와의 한 때, 1983년



엘 레브리하노(El Lebrijano, Juan Pena : 1941~ )는 플라멩꼬의 명가(名家) "Los Perrates(또는 Los Finini)" 츨신으로 빠꼬 뻬냐(Paco Pena)의 친형이며 예전에 소개했던 도란떼스(David Pena Dorantes)의 삼촌이다.

이 가문에 대한 소개는 아래 졸문을 참고바란다.

http://www.guitarmania.org/z40/zboard.php?id=Fla_Fre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6

엘 레브리하노(El Lebrijano)는 기타리스트로 출발했다가 깐따오르(Cantaor)로 전향했는데 오늘 날 깐떼 플라멩꼬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2001년에 발표한 앨범 "Lagrimas De Cera(양초의 눈물)"의 타이틀 곡을 골랐다.